KB국민은행 본사/사진=뉴스락 DB

[뉴스락] KB국민은행의 한 지역영업그룹 팀장이 실적압박을 못 이기고 목숨을 끊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이하 KB노조)는 18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은행 여의도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의 실적압박으로 인해 지난 5월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A팀장에 대해 사측은 진상규명을 하고 책임자 처벌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A팀장은 기존 광화문지점 근무 중 지난 1월 실시한 직원 인사에서 중부지역영업그룹 팀장으로 임명됐다. 중부지역영업그룹은 KB국민은행 ‘KB스타팀’에 속한 곳으로 아웃바운드 방식의 대출 등 대외영업이 주요업무인 부서로 알려져 있다.

A팀장은 생전 남겨둔 메모를 통해 “지역영업그룹 B대표와 잘 맞지 않는다”, “내가 싫으면 떠나면 된다, 인연에 얽매이지 않는 곳으로...” 등 문구를 남겨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음을 암시했다.

유가족과 지인 역시 “A팀장이 스타팀에서 회장·행장 앞 보고를 앞두고 실적압박이 심했다”며 “외환딜러 등 본점근무를 오래했던 A팀장이 영업점에 배치돼 아웃바운드 즉, 대외 영업을 통해 무에서 유를 만드는 식의 실적 쌓기 업무 비중이 커지면서 정신적인 압박이 컸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팀장이 숨진 뒤 지난달 KB은행은 노사 공동으로 진상조사에 돌입했으나, 이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A팀장과 B대표와 관계 등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기계적 답변을 암묵적으로 요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현재 유가족과 노조는 KB국민은행에게 A팀장의 업무상 산재처리와 보상금, 경영진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유가족 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한 달 넘도록 사측에 ▲B대표의 공개사과 ▲(A팀장에 대한)업무상 재해 수준의 보상 등을 요구했지만, ‘돌아가신 직원들만 8분인데 A팀장에게만 예외를 적용할 수 없다’며 단 한 가지 요구도 제대로 들어주지 않고 있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A팀장의 생전 메모를 토대로 조사를 진행 중이나 아직 확실히 드러난 것이 없어 메모 속의 ‘B대표’의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돌아가신 고인에게 애도를 표하며 은행 측은 유가족에 대한 지원에 대해 허용치 내에서 아끼지 않고 지원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노조 측이 항의집회를 열어 요구하는 업무환경 및 제도 개선에 대해서도 내부 논의와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풀어나갈 예정이고 일부는 그렇게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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