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시에서 발생한 에쿠스 화재 사고(좌). 사진=상주소방서 제공 /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향 광교방음터널 부근을 달리던 아반떼MD 화재 사고(우) 사진=경기재난안전본부 제공.

[뉴스락] 잇단 화재 사고로 BMW가 결국 리콜 조치를 받은 가운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현대·기아자동차의 주력 차종에서도 잇따라 화재 사고가 발생해 국민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10일 경찰 및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4시50분경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향 광교방음터널 부근을 달리던 2013년식 아반떼MD 차량에서 불이 났다.

차량 전면부에서 발생한 불은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15분 만에 진화됐다. 차주인 A씨(68,여)는 보닛에서 연기가 발생하자 갓길에 차를 세운 뒤 긴급 대피해 인체 피해는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약 2시간 후인 9일 오후 7시30분경에는 전남 담양군 광주대구고속도로 광주 방면 10km 지점 부근을 지나던 SM5 차량에서 불이 나 차량 전체가 타고 20분 만에 진화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찰 및 소방당국은 아반떼·SM5 차량의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있지만, 화재로 인한 손실 등으로 정확한 원인 분석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표=김재민 기자.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9일 오전 7시50분경 경남 사천시 남해고속도로에서는 BMW 730Ld 차량에서 불이 났으며, 1시간 뒤인 8시50분경에는 경기 의왕시 제2경인고속도로에서 BMW 320d 차량이 불에 탔다. 

현재까지 BMW는 총 36대의 화재 사고가 발생하면서 리콜 조치 뿐만 아니라 BMW 전차종에 대한 운행 정지 등 강력 조치가 이뤄져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욱이 현대·기아자동차의 주력 차종에서도 잇단 화재 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국민 불안감은 확산되고 있다. 

9일 오전 1시경에는 경북 상주시 남상주IC 진입로 인근을 지나던 에쿠스 차량에서 불이 나 조수석에 타고 있던 여성이 숨지고 남성 운전자가 크게 다쳤다.

지난 9일에만 무려 5건의 화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에쿠스, 아반떼 제조사인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소방서 제공 사진으로 봤을 때 에쿠스의 경우 발화지점이 엔진룸이 아닌 차 실내였다는 분석이 있다”면서 “아반떼의 경우 보닛에서 엔진 캡(뚜껑)이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정비 중 유실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최근 BMW의 연이은 화재 사고, 리콜 사태로 국민들의 정서가 불안한 것은 사실이나 몇 가지 사실들로 봤을 때 차체 결함으로 단정 짓기엔 무리가 있다”면서 “경찰 및 소방당국에서 원인 분석을 하고 있는 만큼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국민들이 국산차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것은 최근 한 달 남짓의 기간 동안 많은 화재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이에 대한 원인 규명이나 적극적인 대처방안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뉴스락> 취재 결과 6월 말부터 현재까지 약 두달 새 에쿠스, 아반떼를 포함해 그랜져, 아이오닉, 제네시스, 싼타페, 스타렉스, K7 등 현대·기아차가 제조생산한 차량에서만 무려 20건 이상의 화재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2일에는 경남 창원시 성산구 남산동 버스종점사거리 부근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2011년식 아반떼MD 차량에서 불이 났으며, 5일 뒤인 7월 8일에는 충남 아산시 탕정면 이순신 대로 상행선 용두생태터널 부근에서 K7 차량의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인 7월 15일에는 제주 서귀포시, 전남 순천시, 경북 안동시 지역에서 아반떼, K7, 카니발 차량이 연이어 불에 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밖에도 7월 중하순 사이 전국 각지에서 싼타페, K5, 트라제XG, 투싼 등 6건의 사고가 더 발생했다.

8월에 들어서는 2일과 5일을 제외하고 9일까지 매일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일에는 서울 중구 남산1호터널 TG 앞 부근에서 주행 중이던 테라칸 차량과, 부산 동래구 안락동 번영로 원동IC 인근 부두 방향 도로에서 달리던 아반떼, 경북 경산시에서 아이오닉 차량이 불에 탔다.

지난 3일에는 서울외곽순환도로에서 주행 중이던 제네시스 쿠페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4일에는 충남 부여군 장암면의 한 저온저장창고에서 불이 났다. 신고자는 창고에 주차한 스타렉스 차량의 엔진룸에서 연기와 불길이 솟고 있다고 설명했다.

6일에는 강원 강릉시 주차타워에서 주차 중이던 그랜져 차량이, 7일에는 서울 광진구 중곡동 한 교회 주차장에 있던 베라크루즈 차량이 불에 탔다.

이처럼 연이은 화재 사고로 인해 지난 9일에는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사고 원인 규명에 대한 청원까지 등장했다.

작성자는 ‘브랜드별 자동차 화재사고 면밀히 밝혀주세요’ 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최근 BMW 화재 사고로 많은 여론이 집중돼 있는 가운데, 연간 일어나는 기타 95% 이상의 화재 사고에 대해서는 명확한 원인규명과 대책이 없다”면서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그 외 전 차종에서 발생하는 자동차 화재 사고에 대한 진상규명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해당 청원 글은 2000명 이상이 동의 의사를 표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잇단 차량 화재 폭발 사고의 원인이 폭염으로 인한 것인지 운전자의 부주의 등으로 인한 것인지 현재로서는 명확하지 않겠지만, 적어도 현대기아차 등 자동차업체들이 국민 안전을 위해 명확한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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