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BMW코오롱모터스

[뉴스락] BMW 차량에서 올해만 40여건의 화재가 발생해 수입차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세간의 이목과 비난이 집중되자 BMW코리아는 20일부터 42개 차종 10만 6000대를 대상으로 리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수입차 리콜 사상 최대 규모다.

하지만 BMW의 이러한 조치가 소비자의 불신을 잠식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당초 화재가 발생한 차종 520d 외에 리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차량에서도 잇달아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

업계에서는 수입차에 대한 불신으로 국내차의 내수 점유율이 반등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차가 내수 시장에서 부진하고 있는 가운데 ‘BMW 화재 사태’가 국산차의 반등으로 이어질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BMW 화재 사태로 수입차 시장 급랭?…수입차 판매 기업들 ‘전전긍긍’

BMW 화재 사태와 더불어 지난 19일 벤츠 차량에서 주행 중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은 사고가 발생해 여타 수입차들로 소비자의 불신이 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실제 BMW를 비롯한 수입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당 브랜드의 품질에 대한 우려와 함께 문제가 발생한 부품만이 아닌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지적에 효성, 코오롱 등 수입차 판매로 호재를 이어가던 국내 기업들 또한 안주할 수 없는 분위기다.

효성은 지난해 수입차 판매 사업 매출 1조 52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30% 이상 급증한 수치다. 코오롱 또한 1조 294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24% 늘었다.

더클래스효성은 지난해 9574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대비 2000억원 가량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타 브랜드인 효성도요타의 매출과 영업이익 또한 전년 대비 각각 25.4%, 23.8% 증가했다.

코오롱 또한 BMW의 판매 확대로 호황을 맞았다. 코오롱모터스는 지난해 1조 22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 또한 전년대비 7.9% 증가한 261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호재에도 불구하고 수입차에 대한 이미지 타격이 실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코오롱의 경우 BMW 판매에서는 호재를 기록했지만 아우디와 볼보 차종 판매에서는 적자를 기록했다. 아우디와 볼보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실적 호재를 이어가던 BMW마저 악재를 마주친 셈이다.

효성 또한 벤츠의 브레이크 결함 문제에 있어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 19일 발생한 E클래스 차량의 브레이크 결함에 있어 벤츠코리아 측은 차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피해자는 브레이크를 수차례 밟았으나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벤츠의 시동꺼짐 현상과 브레이크 결함 등 운전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부분에서 결함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벤츠 측이 보다 책임있는 조치를 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렇듯 BMW 화재 사태를 비롯한 수입차의 결함 사태가 올 상반기 내수 점유율 20%를 넘보며 호재를 이어가던 수입차 시장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 또한 제기된다.

사진=뉴스락DB

◇‘내수회복세’ 현대차, 수입차 불신 등에 엎고 하반기 반등하나

올 상반기 수입차와 국내차는 상반된 판매량을 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입차의 판매량은 17.9% 증가한 반면 국내차의 판매량은 3.3% 감소했다. 수입차의 점유율 또한 7년새 2배 가량 늘어 올 상반기 15.6%을 기록했다. 이에 하반기에는 20%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도 수입차의 호재에 원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정부가 자동차 출고시 부과되는 개별소비세를 현행 5%에서 3.5%로의 인하 계획을 밝혀 수입차 업체들의 출고 가격이 낮아져 소비자 공략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BMW 화재 사태를 비롯해 수입차의 갖은 잡음에 국내차가 다시금 반등할 것이라는 의견 또한 제기된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7월 해외시장에서 33만 9694대를 판매하며 전년대비 6.5% 감소한 판매량을 보였지만 내수시장에서 6만 367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판매량을 보였다.

특히 싼타페는 9893대가 팔려 5개월 연속 국내 최다 판매 모델에 올랐고 코나 또한 4917대가 팔려 4개월 연속 베스트셀링 소형 SUV에 등극했다.

일각에서는 수입차 업체들이 결함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가 지속될 경우 국내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더이상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출고 가격이 저렴해져 소비자들이 여전히 수입차를 선호하고 있지만 생명과 직결되는 결함과 품질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소비자들의 마음이 언제든 돌아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하지만 결함에 대처하는 태도에 국내 수입차를 외면할 가능성이 적잖다”며 “국내차들이 완성차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하반기 수입차 점유율을 위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9일 경북 상주시에서 발생한 에쿠스 차량 화재 진압 장면. 사진=상주소방서

◇현대차, 적잖은 사고율…소비자 마음 얻기 ‘급선무’

BMW가 세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자연스레 국내차의 안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9일 오전 1시 경 경북 상주시 남상주 IC 진입로 인근에서 현대차의 고급 세단 브랜드 ‘에쿠스’에서 화재가 발생해 탑승 중이던 2명 중 1명이 크게 다치고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같은 날 오후 4시 50분 경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향 광교방음터널에서 2013년 식 아반떼MD 차량이 불타는 사고가 발생했다.

수입차의 잇따른 결함으로 국내차가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던 중 국내를 대표하는 현대차의 화재로 사망사건이 발생하자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수입차의 대세로 국산차의 안전 결함에 대한 이목이 다소 떨어졌지만 현대·기아차의 화재발생률을 들여다보면 수입차에 못지 않는 화재발생률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 지난과 7월과 8월 기준 전국 각지에서 현대·기아차의 아반떼, 에쿠스, K5, K7, 싼타페, 제네시스 등 16개 차종에서 총 21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이는 BMW의 올해 화재 발생 건수인 40여건의 절반에 달하는 수치다.

한 수입차 업종 관계자는 “BMW 등 수입차에 비해 현대·기아차의 화재발생률이 크게 이슈가 되지 않는다”며 “실제 수치를 들여다보면 국산차의 화재발생률이 더 높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내수 시장에서의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BMW의 화재 사태로 국산차의 내수 점유율 또한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수입차 못지 않는 화재발생률은 국산차의 반등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지적 또한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록적인 폭염의 영향도 있을 수는 있겠지만 국민의 생명이 직결된 만큼 현대차가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선 정확한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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