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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특별기획 | '천태만상' 공기업 채용비리 백태] 신의 직장엔 구멍이 너무 많다채용비리 여파로 공공기관 평가도 나란히 ‘하락’…국민 신뢰도 추락 우려
文 정부,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절 노력…"범정부적 근본적 제도개선 필요”

[뉴스락] 공기업을 비롯해 준정부기관과 공공기관의 채용비리 여파가 정권 교체 이후에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7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S를 제외한 최고등급인 A등급 비중은 전년대비 2.8% 줄었다. B등급 또한 35.8%로 전년대비 4.5% 줄었다. 반면 최하위 등급인 E등급 비중은 6.9%로 전년대비 두배 이상 늘었다.

25명의 기관장 평가 중 우수 2명, 보통 20명, 미흡 3명으로 집계됐다. 감사도 부분 또한 우수 0명, 보통 16명, 미흡 6명으로 집계됐다.기관평가 부분에서도 우수 비율은 줄고 미흡 비율은 늘었다.

정재계 및 경제시민단체 등에서는 공공기관들의 평가도가 일제히 떨어진 것에 대해 채용비리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일자리 창출을 비롯한 정부의 채용에 관한 정책에 역행한 것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최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으로도 채용비리 등 중대한 사회 책무를 위반해 국민의 신뢰를 잃는다면 기관 평가에 반영해 재발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락>은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기업의 채용비리 백태를 살펴봤다. 

기관장·감사 연도별 등급 분포. 자료=기획재정부 제공

◇공기업 채용비리 행태 만연…두번 우는 공취생

국가와 국민의 공익 위해 존재하는 공기업·공기관에서 채용비리는 시대를 막론하고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박혀있다.

신의 직장 공기업의 취업 문턱을 넘으려면 우스개소리로 '코끼리가 바늘 구멍에 들어갈 정도로 힘든' 사투를 벌여야만 한다. 그래서 오늘도 신림동 고시촌에서 날밤을 지새우는 공취생들이 한해 수만여명에 이를 정도로 수두룩하다. 

공취생들을 두 번 울린 채용비리 사례를 죄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여서 대표적인 사례만 알아 보자.  

민영산 지질조사 및 탐사 등 사업지원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광물자원공사’는 지난 2012년 경력 및 신입직원 채용 과정에서 특정 지원자가 탈락하자 면접평가표를 조작하고 임의로 채용 인원을 늘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일부 지원자의 점수표를 조작하고 필기시험에서 안좋은 성적을 받은 지원자를 합격시키기 위해 채용 인원을 늘린 혐의로 지난해 12월 본부장과 처장에게 징역 8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고속도로 공사, 운영유지관리 등을 영위하는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2016년 김학봉 전 사장의 친인척을 산하기관 연구원에 부정 채용한 혐의로 공사 간부 A씨가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김 전 사장의 조카를 연구원이 채용하게끔 공고 기준을 변경하고 면접관에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다.

가스안전관리 검사 및 교육과 가스안전기술을 연구하는 ‘가스안전공사’는 면접 점수를 조작하고 관련 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박기동 전 사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4년에 벌금 3억원, 추징금 1억 3100만원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박 전 사장은 최종면접자 순위 조작에 관려하고 지인의 청탁을 받고 특정 지원자를 합격시킨 혐의를 받았다. 또한 업무연속성을 명목으로 여성 지원자를 탈락시키고 2013년부터 2년 동안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보일러설비 관련 협회와 업체 등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한국전력’의 자회사들 또한 도마에 올랐다.

남부발전’의 경우 2016년 2월 2직급 부장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자사근무 20년’, ‘퇴직 1년 이내’인 자로 자격을 제한해 맞품형 채용공고를 내 퇴직자에게 자리를 마련해줬다는 비난을 받았고 ‘중부발전’의 경우 별도의 공고없이 퇴직자를 계약직원으로 채용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의 경우 회사 외부에서 선발하도록 돼 있는 직위에 사내공모를 통해 인사를 선발해 논란이 일었다.

국내 유일 내국인 출입 가능 카지노 ‘강원랜드’는 올 1월 시장형 공기업으로 전환된 후 현직 국회의원과 연루된 채용비리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012년 11월부터 2013년 1월까지 1차 277명, 2013년 3월부터 4월까지 2차 150명의 직원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청탁한 대상자를 합격시키기 위해 채용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권 의원은 직무능력검사 결과를 참고자료로만 활용하게 하는 방법 등으로 면접 응시 대상자 및 최종합격자 선정에 관여해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석탄공사’와 ‘석유공사’ 또한 채용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백창현 석탄공사 사장은 지난 2014년 8월 본부장 재직 시절에 무기계약직 전환대상이 아닌 청년 인턴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켰다.

이들 중에는 석탄공사 전 사장 A씨의 조카가 포함돼 있었다. A씨의 조카가 애초 청년인턴 불합격 대상이었지만 A씨가 석탄공사 직원에게 부당 지시를 내려 합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정래 석유공사 사장은 지난 2016년 2월부터 3월 사이에 자신의 전 직장 후배와 학교 후배의 이력서를 직접 건네며 1급 상당 계약직으로 채용토록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단시일(10일) 내에 채용’, ‘근무조건 조속히 협의’ 등 구체적인 사안을 지시해 채용과정에 부당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방의 공공기관 역시 채용비리 행태가 만연하다.

경남도청 산하의 ‘경남개발공사’는 미리 내정된 인사를 채용하기 위해 인사부장 주도하에 기존 객관식 문제를 주관식 문제로 변경, 사전에 내정된 응시자들을 대상으로 모 대학교수를 초청해 모범 답안지 작성 관련 강의를 진행한 후 채점을 공사 측에서 진행했다.

이에 공사 측은 채용비리와 연루된 2명을 고발하고 2명을 직무배제 했지만 신설된 부서의 팀장으로 인사 이동 시킨 것이 드러나 ‘제 식구 감싸기’식 대응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광주도시공사’는 지난 4월 채용 과정에 있어 인적성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응시가자 최종합격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경찰은 관련 고소장을 접수하고 채용 위탁업체 관계자를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현재 공사 측은 채용과 관련한 것은 위탁업체에 맡기고 있으므로 공사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1월29일 공기업 및 공공기관 등 채용비리 전수결과. 표=기획재정부 제공

◇文 정부,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절 선언…업계, “근본적 제도개선 필요”

앞선 사례처럼 공기업 채용비리는 너무 많다. 학연, 지연 등 각종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 부정 청탁과 민원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부터 줄곧 취준쟁 두 번 울리는 적폐인 채용비리 근절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공공부문 채용비리 척결을 지시하면서 공공부문 채용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졌다. 

올 1월29일 기획재정부는 공기업·공공기관 등 채용비리 전수조사결과 발표에서 전체 1190개 기관·단 체 중 946개 기관·단체에서 총 4788개의 지적사항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중 부정청탁, 지시 및 서류조작 등 채용비리 혐의가 짙은 109건을 수사의뢰했으며 255건은 징계(문책) 요구했다. 

적발된 일부 공기업들 중에는 뒤늦게 ‘블라인드’ 채용 방식으로 변경하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채용비리가 근절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공기업 특성상 '보이지 않는' 외부 입김의 작용이 심하고, 공무원 사회처럼 '철밥통' 가깝다보니 처벌 수위가 낮아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보다 범정부적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는 채용비리에 연루되거나 적발된 인사는 신원을 공개하고, 인사에 원천적으로 참여할 수 없도록 배제시키는 등 '원 스트라이크 아웃' 해야한고 입을 모은다.

그도 그럴 것이 공기업 등 채용비리 합동수사 결과 발표 당시 특별점검 후속조치 및 제도개선 방안도 공개됐지만 역시나 '보여주기식 답안'에 불과했다.

최근 감사원 감사에서 불법 직책수행비 수령 및 리베이트 수수 등의 중대 위법행위가 적발돼 도마에 올랐던 경기평택항만공사가 이번에는 채용비리로 입방아에 올랐는데, 알고보니 이미 지난해 채용비리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었고 이를 소리소문없이 덮으려고 했다.

더구나 당시 채용비리 사건 연루자를 징계조치 후에도 '감사팀장'에 앉힌 것으로 드러나 공기업 채용비리 제도개선 방안에 구멍을 뚫려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때문에 채용비리에 연루된 관련자에 대해 수사의뢰 즉시 신원공개하고 '고양이에게 생선 맡기는 식'의 보직이동을 하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힘이 실린다.

서종규 기자  koreainec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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