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리튬이온 배터리를 저장하는 세종시 부강면 아세아제지 창고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사진=YTN 방송화면

[뉴스락] 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ESS(에너지저장장치) 화재사고가 BMS(배터리제어시스템)오류 및 배터리 모듈의 전기적 발열로 발생한 것이라며 전면 실태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달에도 관련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앞서 최근 1년간 발생한 ESS 화재 폭발 사고는 고창·경산(변전소), 영암·거창(풍력발전소), 군산·해남(태양광발전소), 세종아세아제지(피크제어용) 7곳에서 발생했으며, 이로 인한 재산피해가 200억원에 이르렀다.

이중 김 의원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안전감정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발생한 고창실증시험장 화재는 렉(Rack)에 장착된 배터리 모듈의 전기적 발열에 의해 발화가 시작됐으며 BMS는 아예 전원이 꺼져있어 작동 자체가 안 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과수는 수사 자료상 화재 당시 컨테이너에는 분전반(AC) 주차단기가 ‘꺼짐’으로 돼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분전반에는 전원이 인가되지 않았고, 배터리 모듈은 신제품으로 30% 정도만 충전돼 있었던 것을 감안할 때 고밀도에너지원인 리튬배터리의 ‘전기적 발열’이 주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김 의원은 “배터리 모듈에서 전기적 발열이 발생했다는 것은 배터리 취급상의 문제, 자체결함 등 다양한 요인이 있을 수 있다”면서 “리튬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철저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전력공사의 경산변전소 사고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사고는 ESS의 BMS시스템이 구조상 문제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전은 제품설계상 문제를 지적했는데 ▲메인 부스와 제어케이블간 절연 이격거리 근접문제 ▲케이블 고정미비 ▲DC전압 변성 없이 BMS 보드에 직접인가 한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한전은 이로 인해 BMS시스템 박스의 절연열화 발생 및 절연파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전기설비는 연도마다 생산되는 모양, 성질, 부품단가, 설계구조,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다”며 “ESS를 도입할시 설계방식이 모두 다를 수 있는데 정부는 이에 대한 안전검증 조차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특정 년도에 생산된 BMS가 문제를 발생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전은 경산변전소 ESS와 같은 BMS(2015년 설계방식: 절연거리 근접)를 조사했다.

반면, 한전이 도입한 ESS 중에 ‘경산, 신화순’ 2개소를 조사한 게 전부였다. 이에 김 의원은 “산업부가 도입한 1008개소의 BMS시스템의 오류 및 구조, 리튬배터리 발열 문제점 등을 밝히는 전면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국 1008개소 중 삼성SDI 580개소, LG화학 400개소 기타 등의 비율을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월 삼성SDI는 ESS 화재로 인한 SOC(충전잔량) 운영조건을 70% 이내로 감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삼성SDI의 이 같은 발표는 고밀도에너지원인 리튬배터리의 취약점을 인정한 셈”이라며 “만약 5년간 ESS를 70%까지만 사용할 경우 3조1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삼성SDI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안전성에 대한 점검 및 조치를 취할 때까지 혹시나 추가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에 그 전에 사전예방조치로 조언한 것뿐”이라며 “ESS를 구성하는 요소가 삼성SDI의 배터리만 있는 것도 아니고 현재 정부 차원에서 조사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특정지어 원인이 무엇이라고 말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충전잔량 70% 권고 조치 이후 자체적으로 삼성SDI의 제품을 사용하는 곳에 출장을 나가 조사를 했다”며 “문제가 있는 곳은 교환 또는 그에 합당한 조치를 취했고 문제가 없는 곳은 다시 100%로 충전해 사용 중이며, 충전잔량을 70%로 사용하면서 발생한 금전적 손실에 대한 보상도 하고 있는 중인데 언론에 너무 자극적으로 보도가 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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