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하게 산다 표지(사진제공=북라이프)

[뉴스락] 북라이프가 나오키상 수상작가 가쿠타미스요의 본격 공감 에세이 ‘무심하게 산다’를 출간했다.

“요즘 들어 기름진 음식은 입에 대지도 못하겠어”, “계단을 오를 때면 숨이 어찌나 차는지 몰라”, “감기에 걸렸다 하면 도통 떨어지질 않네”.

‘나이가 들었다’고 느끼게 되는 첫 번째 계기는 이처럼 예전 같지 않은 몸이다. ‘종이 달’, ‘공중정원’ 등을 통해 섬세하고 날카로운 심리 묘사를 보여주며 일본에서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가쿠타 미쓰요 역시 40대를 지나면서 난데없이 찾아온 신체적 변화로 ‘나이 듦’을 실감한다.

하지만 젊은 시절 막연하게 느꼈던 ‘나이 듦의 변화’가 생각만큼 슬프지 않다. 이러한 ‘몸’의 변화를 통해 나이 듦에 관한 두려움이 기대로 바뀌는 과정을 유쾌하게 담은 ‘무심하게 산다’가 출간됐다.

예전에는 변한다는 사실이 왠지 불안했지만 실제로 겪어보니 조금은 재밌게 느껴졌다. 하물며 변화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변화함으로써 새로운 내가 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새로운 내가 오랜 ‘나’보다 ‘못하는 것’이 늘었다고 해도 역시 새로운 것은 받아들이면 즐겁기 마련이다.

가쿠타 미쓰요는 20대 무렵 언젠가 나이가 들어 변할 시간이 두려웠다. 그렇게 30대를 지나 40대를 넘겼다. 막상 40대가 되어보니 나이가 들수록 알게 되는 새로운 세계와 새로운 나 자신, 바뀌기 시작하는 몸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생각만큼 두려운 것도 없었다. 그깟 취향의 변화가 ‘나’의 정체성의 변화를 뜻하지는 않으니 말이다.

그간 소설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유쾌하고 인간미 넘치는 가쿠타 미쓰요의 시각을 엿볼 수 있는 ‘무심하게 산다’는 애쓰며 전전긍긍하지 않고 내 나이가 쌓여가는 방식을 새롭게 만들어보는 과정을 보여준다. 세월 앞에 달라져가는 나의 몸이 조금은 원망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내 앞의 변화를 무심하게 받아들이며 세월에 맞서기보다는 ‘지금의 나’와 사이좋게 지내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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