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국내 석유화학 업계 호황으로 호재를 이어가던 화학업계 1위 롯데케미칼이 온갖 잡음으로 3분기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본격화돼 3분기 어닝쇼크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을 뿐더러 올 들어 연이어 발생한 안전사고로 녹색기업의 명성에는 금이 갔다. 또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구속과 맞물려 해외 신사업마저 표류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렇듯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은 내우외환에 ‘휘청’ 거리는 모양새다. 그룹 내 주력 계열사로 발돋움한 롯데케미칼이 눈 앞의 악재를 극복하고 화학업계 1위를 지킬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

◆‘구속수감’ 신동빈 회장…오너 부재 속 해외 신사업 표류

지난 2016년 2조 547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LG화학을 제치고 화학업계 1위로 올라선 롯데케미칼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구속수감으로 해외 신사업에 있어 지지부진함을 겪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이 추진 중인 4조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 개발사업은 기초설계 단계에서 중단 상태에 머물러 있다. 자회사 LC타이탄이 2017년 2월 인도네시아 반텐에서 국영 철강회사 크라카타우 스틸로부터 부지를 매입하고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세운다는 계획이었으나 구제척 사업 계획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

해당 사업이 롯데케미칼을 넘어 롯데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신 회장의 부재가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신 회장이 석방된 후 현지를 방문해 부지를 확인해야 건설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의 구속수감이 장기화될 경우 김 사장의 투자결정에 차질이 생겨 성장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규모 사업에 대한 투자 단행이 오너의 부재 속에 불확실한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6년 미국 액시올 인수 작업에 돌입해 글로벌 화학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신 회장의 검찰 수사 등의 악재로 인해 인수 계획을 철회했다.

2018년 롯데케미칼 산업재해 현황. 표=서종규 기자

◆연이은 안전사고…녹색기업 명예에 ‘먹칠’

지난 2015년 녹색기업으로 재지정 된 롯데케미칼은 올해 연이은 안전사고로 안전불감증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업계에서는 김교현 사장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하는 지적까지 제기된다.

특히 김 사장 취임 이후 롯데그룹 내 성장동력으로 지목된 롯데케미칼이 ‘몸집 불리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안전은 뒷전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롯데케미칼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총 7건. 지난해 재해율은 0.21%로 2016년 0.03%에 비해 7배 가량 증가했다.

김 사장은 취임 첫 해 잇다른 안전사고에 대해 안전사고와 리스크 예방을 위해 철저한 현장점검으로 안전한 업무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지만 실적에만 몰두한 나머지 안전 관리에는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설비 증대를 비롯한 몸집 불리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노후 설비에 대한 관리가 미흡해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잇따른 재해에 김 사장이 직접 나서 안전 사고 근절에 대한 의지를 표했지만 ‘허울’ 뿐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재해의 원인은 보통 노후설비에 있다”며 “노후설비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는 이상 산업재해의 근본적인 해결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미·중 무역분쟁 ‘불똥’ 튀나…3분기 어닝쇼크 전망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본격화되면서 롯데케미칼의 3분기 ‘어닝쇼크’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지난 12일 금융정보제공서비스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롯데케미갈의 3분기 영업이익을 전년대비 13.95% 감소한 6593억원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 또한 롯데케미칼의 3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20% 감소한 5550억원으로 전망했고 미래에셋대우도 롯데케미갈의 3분기 영업이익을 5552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가치 6660억원의 17%를 밑도는 수준으로 ‘어닝쇼크’가 불가피 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여파로 수요에 차질이 생긴 것이 롯데케미칼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롯데케미칼의 주력 제품인 스트레드의 둔화 또한 ‘어닝쇼크’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스트레드의 둔화로 올레핀 부분의 PE, MEG 등 역시 실적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실적 둔화의 직접적 원인은 예상보다 부진한 수요로 추정된다”며 “PE의 경우 에탄 크래커 증설이 있었지만 ABS, MEG 등은 크게 증설이 없었음에도 스트레드가 크게 둔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디레버리징, 미중 무역 분쟁 관련 불확실성 등이 수요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 또한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수요 부진 우려가 현실화의 영향이 크다”며 “국제유가 강세와 무역분쟁 지속으로 상승이 곤란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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