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한토막]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이 들어섰다. 1기 인사 때와는 달리 무난한 평가다. 문 정부 2기는 ‘적폐청산‧경제‧문화’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정중동’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0∼14일 전국 성인남녀 2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지지도가 6주 연속 하락, 51.3%를 기록했다.

리얼미터는 취임 16개월만에 50%선 아래로 떨어진 문 대통령의 지지도가 평양정상회담과 2차 북미정상 회담 소식 등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9‧13부동산대책 발표 직후 ‘세금 폭탄’ 논란과 8월 고용동향 발표가 재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때문에 문 정부 2기 내각은 ‘민심’을 읽어 적폐청산은 하되 경제는 살리는 투트랩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혼돈의 1기 때는 새 정권의 기조를 세우고 이를 역동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했다.

볼멘 소리가 나오는 건 당연했다. 1기는 문 정권이 촛불 민심의 핵인 ‘구 정권‧재벌 비리 척결’을 등에 업고 탄생했음을 고려해, 문 정권은 다름을 보여주는 데 주력할 수 밖에 없는 당위성이 존재했다.

‘재벌 저격수’ 김상조 위원장을 수장으로 맞은 ‘경제 검찰’ 공정위를 필두로 한 국세청,금감원, 검‧경 등 사정기관은 ‘재벌’을 향해 거침없이 칼끝을 치켜세웠다.

아니나 다를까. ‘구 정권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 하지 않다’는 소리가 나온다. ‘청년‧노인’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등을 대기업들에게 요구하면서도 칼끝은 여전히 기업 오너의 목줄을 겨누고 있으니 구 정권과 견주어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거다.

그래도 대기업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그간을 반면교사 삼았는지 드러내놓고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지만, 오히려 중소기업과 중소상공인들은 달랐다.

가파른 최저임금 상승에 대기업은 희망퇴직 등을 통한 신규 고용을 늘리는 꼼수도 부릴 수 있지만, 중소상공인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한다. 아예 “고용을 줄이고 폐업하겠다”는 아우성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문 정부 2기가 심사숙고해서 풀어야 할 난제다.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건 좋지만, 너무 여론을 의식한 나머지 자칫 배가 산으로 갈 위험성이 있다. 그렇다고 획일화된 정책으로는 꺼지는 촛불 민심을 부여잡기란 역부족이다.

2기는 문제의 핵심을 꿰뚫어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모든 정책이 국민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노릇이다. 결국 소수의 불행을 외면해서는 안되지만 다수의 행복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재벌 오너의 문제를 기업의 문제로 인식해서는 안된다. 진에어가 좋은 사례다.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그릇된 행위로 기업까지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된다. 열심히 일한 근로자들과 그렇게해서 성장한 기업이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굳이 언급해보자면 ‘나만 아니면 된다’ 식의 기업 문화에서 노조도 개인도 동료의 아픔을 감히 나서서 감싸주지 않다가 결국 일자리를 잃게 될 처지에 놓여서야 결집됐다는 점이다.

강조하지만, 2기는 우리나라 경제 성장 과정에서 재벌의 긍정적 역할을 인정하는 데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다만 재벌기업 A오너의 잘못이 A대기업의 잘못으로 인식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당연히 재벌도 변해야 한다.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인 데, 나보고 어쩌라’고 식의 오너가 될 자조적 운명론은 이제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종식돼야 한다.

회사 구성원을 위하고, 경영 능력과 도덕성까지 겸비한 오너 2세라면, 어느 누구도 자본주의 국가에서 합당한 세금내고 세습하는 것에 대해 ‘감놔라 배놔라’ 딴지 걸 이는 없을 것이다.

반세기만에 세계 12위 경제대국 반열에 오르는 데 기여한 창업 1‧2세 오너 입장에서는 우리나라에서만 유독 심한 ‘반재벌 정서’에 반감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시장 경제의 흐름은 ‘소유가 아닌 공유’로 흐르고 있음을 인정하고 변화의 물결을 이끌어야 하겠다.

최근 '마약 사건‘에 연루된 SPC그룹 오너 3세의 경영 퇴출 소식은 이러한 물결을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거듭 2기의 고심이 크겠지만, 재벌과 국민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변화의 물결에 함께 동참한다면 대한민국은 또한번의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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