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예방 백신 '피내용 BCG백신'과 '경피용 BCG백신' 차이/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뉴스락] 결핵 예방을 목적으로 1세 미만 신생아에게 접종하는 경피용 BCG백신의 첨부용제(생리식염수주사용제)에서 발암물질 ‘비소’가 검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7일 보도자료를 내고 “일본 후생성에서 독점제공받는 경피용 BCG백신(일본균주)에서 발암물질 비소가 검출돼 회수조치한다”고 밝혔다.

비소는 구리·납·아연 등의 금속을 제련할 때 생기는 부산물로, 보통 다른 원소와의 화합물로 존재한다. 원소 자체로는 독성이 없으나 화합물로는 독성이 강하며, 복용량에 따라 메스꺼움, 구토, 설사부터 심장 박동 이상, 혈관 손상 등 치명적일 수 있다.

식약처는 일본BCG제조사가 만들고 한국백신상사에서 수입·유통하는 경피용 BCG백신(KHK147, KHK148, KHK149) 약 14만개를 회수하기로 했다. 앞서 일본 후생성은 백신이 아닌 첨부용제(생리식염수액)에서 일본약전 비소기준을 초과한 것이나, 일본 국립의약품식품위생연구소 건강영향평가 결과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어 회수없이 제조소 출하 정지만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한국 식약처는 국내에 대체품인 피내용 BCG백신이 있는 것을 감안, 우선적으로 경피용 BCG백신의 회수조치를 실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피내용 백신은 직접 주사로 투약, 경피용 백신은 피부에 주사액을 바른 후 9개의 짧은 바늘을 가진 도구로 눌러 투약)

이번 경피용 BCG백신 첨부용제에 함유된 비소는 일일 기준 1.5㎍/일(5㎏) 중 0.039㎍(0.26ppm)으로 1일 허용량의 1/38 수준이다. 식약처는 “여기서 1일 허용량은 평생기준이나 BCG 백신은 평생 1회만 접종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여론을 비롯, 신생아 부모들은 분노하고 있다. 국가무료지원 제품인 피내용 백신과 달리 경피용 백신은 유료인 데다가, 논란 이전에도 보건소 등에 피내용 백신이 부족해 경피용 백신 구입 권유를 받은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소량의 비소라 하더라도 신생아에게 노출되는 만큼 민감할 수 있다는 점, 비소가 체내 축적된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는 점 등이 지적되고 있다.

아울러 다른 나라에서 들여오는 제품의 안전성을 국내 식약처에서 한 번 더 점검했다면 이번 사태를 방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이로 인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8일 오전 기준 약 60건이 넘는 관련 게시글이 등록됐다. 최초 게시글은 하루만에 2만명이 넘는 동의를 받기도 했다.

게시글 및 댓글 작성자들은 “건강에 아무 이상이 없다면서 회수는 왜 하는 건지”, “이미 접종한 아기들은 어쩌란 말인가” 등의 반응을 보이며 비난과 동시에 해명을 촉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식약처 바이오약품품질관리과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백신의 안전성은 양국 모두 점검하고 있는데, 이번 사태는 첨부용제(식염수)에서 비소가 검출돼 일본 후생성이 이를 뒤늦게 발견했다”면서 “소량으로 안전성 문제가 없다지만 검출된 것 자체는 사실이며 국내 대체품이 있는 만큼 우선적으로 회수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이전부터 부족했던 피내용 BCG백신의 접종에 더욱 혼란이 가중되지 않겠냐는 질문에 관계자는 “피내용 BCG백신 자체는 내년 상반기까지 사용할 수 있는 40만개를 보유했지만, 이를 접종하는 보건소 등 공간이 한정돼 불편함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은 죄송하다”면서 “식약처는 국내 제품을 회수해 검사를 마친 뒤 첨부용액의 개선을 통해 빨리 재공급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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