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이테크놀로지 본사 경기도 화성 공장/사진=디에이테크놀로지 홈페이지

[뉴스락] LG화학 1차 협력업체인 (주)디에이테크놀로지(공동대표 박명철, 이현철)가 재하청업체(2차 협력사)를 상대로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공장자동화 설계제작을 하는 중소기업 다우테코(대표 정현명)는 2차 전지 생산설비를 주력으로 하는 코스닥 상장사 디에이테크놀로지로부터 약 15억원에 달하는 하도급 대금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앞서 지난달 8일 다우테코 정현명 대표는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주최한 ‘대기업 갑질피해 증언대회’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의 피해를 호소를 했지만, 그로부터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다우테코는 지난해 1월 디에이테크놀로지로부터 4건의 2차 전지 생산 관련 설비에 대한 설계제작 및 조립 계약을 체결했다. 4건의 대금이 부가세 포함 총 20여억원에 달하지만, 정 대표는 이중 절반이 넘는 13억8570만원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첫 계약 서면 발급 이후 약 14차례 사양 변경 요구 및 잦은 설계 변경이 있었지만 수정된 하도급 서면은 없었고, 턴키(Turn key) 방식을 명분으로 구두로만 추후 정산하자며 선진행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추가 비용이 발생해 대금 포함 약 15억원의 미지급액이 발생했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피해금액은 늘어나는 상황.

정 대표에 따르면 제작이 완료된 장비들은 현재 디에이테크놀로지를 거쳐 원사업자인 중국업체, LG화학 등에 납품완료된 것으로 파악됐다. 계약에 따른 제작, 결과물 납품까지 완료된 상태지만 2차 하청업체에는 아직까지 대금이 지급되지 않은 것이다.

정 대표는 앞서 지난해 9월 디에이테크놀로지 측에 부당위탁 취소 등 문제 제기를 했지만 해당 업체 생산관리부장으로부터 ‘포기하라’는 구두 전달과 함께 디에이테크놀로지 공장 출입 금지 조치를 받았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위해 산하기관 공정거래조정원에 신고를 하고 2개월여간 조정절차를 밟았다. 그러나 디에이테크놀로지 측에서 응답하지 않아 ‘조정 의사 없음’ 처분으로 지난해 11월 공정위로 이첩됐고, 공정위는 1년이 지난 시점까지 아무런 조치가 없는 상태다.

사안이 지체되는 동안 정 대표는 늘어난 빚 15억원과 함께 도산 위기에 몰렸다. 공장에는 각종 압류와 빚 독촉으로 빨간 딱지가 붙었다.

정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회사를 정리 중이고 공장의 고물을 팔아 교통비를 마련하고 있다”면서 “우리 같은 ‘을’들은 오래 버틸 힘도 없으며, 부당한 일을 당하고 있을 때도 더 이상 일감을 받지 못할까 두려운 마음에 목소리를 내지 못해 상황이 계속해서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정 대표는 “공정위에서도 상황이 어떻게 진행 중인지 말해주지 않아 1년의 시간만 허비했다”며 “대외로는 갑질 근절을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공정위에 실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 서울사무소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전국 불공정 하도급거래 신고 1309건 중 614건을 서울사무소에서 처리했던 만큼 인력 부족으로 사건처리가 지체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뉴스락>은 공정위 서울사무소에 ‘사건이 지체되는 이유가 인력부족 때문이냐’고 질의했지만 관계자는 부정했다.

하지만 인력부족 문제가 아니라면 다우테코의 사례처럼 1년이 지난 시점에도 조사가 시작되지 않은 것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음에도 관계자는 사건지체 원인에 대해 답변하지 못했다. 공정위 ‘사건처리 절차규칙’에 따르면 하도급 분쟁은 6개월 내 조정을 마쳐야 한다.

이처럼 공정위의 안일한 대처 역시 비판의 대상에 오른 가운데, 사건의 당사자인 디에이테크놀로지는 다우테코 정 대표의 주장에 반박하고 나섰다.

디에이테크놀로지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실제 총 계약금은 17억원이고 이중 지급한 대금은 9억원 가량에 달한다”면서 “나머지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다우테코에서 납품을 다하지 못하는 등 계약을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LG화학 등 원사업자에 납품완료가 된 상태라는 정 대표의 주장에 대해 디에이테크놀로지 관계자는 "다우테코에서 계약을 이행하지 못해 당사에서 직접 관련 팀을 꾸려 모자란 납품량을 충족했다”면서 “추가 비용에 대해서도 계약 이행이 된 부분은 모두 지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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