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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특별기획] 아파트 휘감은 라돈 공포, 골병 앓는 국민...국가기관·시공사는 '책임 회피' 급급포스코건설,중흥건설,부영 등 유명 브랜드 아파트서 라돈 검출 논란
공기질 측정 법적의무없어..."법 제정 시급"

[뉴스락] 전 국민이 라돈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라돈 측정기 수요는 폭주하고 있으며 일상 모든 제품이 의심의 대상이 됐다.

지난 5월 대진침대에서 처음 발견된 라돈이 나비효과가 돼 전국적인 ‘라돈포비아’로 확대될 줄 누가 알았을까. 가구에 이어 생리대, 온수매트 등 각종 생활제품에서 라돈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고 있다.

잇따른 라돈 검출 소식은 주거 공간에까지 공포감을 확대시켰다. 더 이상 한두 제품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란 것을 인지하게 되면서, 생활의 근원이 되는 공간이자 가장 편히 숨 쉬고 누워있을 수 있던 공간에 대한 믿음마저 깨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의심은 사실이 됐다. 지난 10월 포스코건설 전주 에코시티 더샵2차 아파트 내장재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라돈이 검출된 이후 전국 아파트 곳곳에서 라돈이 검출되고 있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뉴스락 DB

◆ 잇따른 아파트 라돈 검출, 화장실 대리석이 원인? ‘늑장대응 시공사 눈총’

지난 10월 한 달은 ‘전주 라돈 아파트’라는 키워드가 온 국민 이목을 끌었다. 전북 전주시에 위치한 ‘에코시티 더샵2차’ 아파트의 화장실 대리석에서 기준치 200베크렐(Bq/m³)의 10배가 넘는 2000~3000베크렐이 검출된 것.

해당 아파트는 지난 2월 입주한 신축 아파트로, 라돈을 측정한 입주민 A씨는 시공사 포스코건설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해 전주시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시 관계자의 현장 측정수치 역시 기준치를 10배 웃돌았다.

A씨에 따르면, 10월 초 측정된 라돈 수치로 시공사에 해명을 요구했지만 시공사는 간이측정기라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며 자체조사를 하겠다는 이유로 시간을 지체했다고 한다.

10월 중순 이후 언론에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뒤늦게 포스코건설 측은 “해당 아파트의 라돈 검출 화강석 사용 세대에 대한 교체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포스코건설 더샵 브랜드의 해당 화강석 옵션은 전주 소재 아파트뿐만이 아니어서 미봉책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시공사는 해당 화강석에 대해 “인체에 해로운 소재를 사용하려고 한 게 아니라 고급소재인 천연석을 사용해 편의를 제공하고자 했다”고 해명했지만, 지난달 25일 한 매체에서 방송한 내용에 따르면 라돈이 높게 검출되는 화강석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가공된 브라질, 인도, 베트남산 돌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공인기관 분석 결과 일부 문제의 화강석에서는 라돈 외에도 높은 수치의 우라늄238이 확인됐다. 핵무기 원료로 쓰이는 우라늄235이 포함된 화강석도 있었다.

11월 중순인 현재 전주 에코시티 더샵2차 아파트는 아직까지 교체 작업에 돌입 전인 것으로 <뉴스락> 취재 결과 나타났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조사 이후 교체가 확정된 상태지만 세대별로 세대주인 경우, 세입자인 경우 등 상황이 달라 구체적 일정을 빠르게 잡기 위해 입주자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포스코건설이 시공한 아파트 전수조사 여부에 대해서 관계자는 “타 아파트에 대한 조사도 관련 팀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 일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 기존 아파트도 안심불가, 확산되는 라돈 사태에도 관계당국 '서로 책임 떠넘기기' 급급

사실 라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최근 이슈인 신축 아파트뿐만 아니라 기존의 아파트·주택 등 모든 주거 공간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꾸준히 지적해왔다.

그리고 이 역시 일부 사실이었다. 지난 12일 부산광역시 강서구 신호동에 위치한 ‘부산신호사랑으로 부영 1~5차’ 아파트에서도 기준치를 초과한 라돈이 검출된 것이다.

임대주택 전문 건설사 부영에서 지은 이 아파트는 지난 2014년 10월 준공돼 신축은 아니지만, 비교적 최근 지어진 아파트에 해당한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입주민 C씨가 직접 구매한 라돈 측정기로 화장실 라돈 농도를 측정한 결과 기준치 200베크렐(Bq/m³)의 5배인 1000베크렐이 측정됐다. 검출된 공간은 이전의 사례들과 비슷한 화장실 대리석 인근, 신발장에 설치된 선반 등이었다.

입주자 카페를 통해 해당 소식이 전해졌고 일부 입주민들은 임시방편으로 랩이나 쿠킹호일로 선반을 덮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영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돼 샘플로 8가구를 측정했는데 2가구에서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검출됐다”면서 “이 2가구는 최근 리모델링을 한 것으로 확인돼 좀 더 정확한 사실확인을 위해 국가공인기관에 의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지역구의원 등 관계자 입회하에 정밀 측정을 한 뒤 이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이처럼 주거 공간에 대한 라돈 공포는 전국 단위로 확산되고 있지만, 정부부처 등 관련 공공기관은 규정·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일련의 사태에 대해 방관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행법상 실내 공기 질 측정은 환경부 소관이 맞지만, 대리석에서 나오는, 즉 건축 자재에 대한 방사능 검사기준이 미비해 주무부처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그들이 주장하는 내용의 골자다.

방사능 관리를 담당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는 “건축 자재가 집집마다 달라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면서 “예를 들어 식탁만 별도라면 우리의 소관이지만, 벽은 어떤 부처에서 담당하는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거 공간 전체를 담당하는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주거 공간 조성시 실내 공기 측정에 대한 의무는 있지만 주택법상 건축 자재에서 나오는 방사능에 대한 규제는 사실상 없다”면서 “라돈이 최근 이슈인 만큼 원안위, 국토부, 환경부 등이 협업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최초 라돈 사태 발생 6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구체적 대책 마련에 대한 답변은 들을 수 없어 아파트의 라돈 공포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 라돈 이슈에 완공 앞두고 재시공 돌입한 ‘광교 중흥S클래스’

물론 시공사가 라돈 검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한 사례도 있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광교 중흥S클래스’ 아파트는 지난 7일 라돈이 검출된 대리석 마감재를 전면 재시공하기로 결정했다.

2019년 5월 입주를 목표로 공정률 80%를 넘긴 시공사 중흥토건은 최근 라돈 아파트 이슈에 따라 입주예정자 협의회가 요청한 대리석 및 화강석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특정 자재에서 라돈이 230~250베크렐이 검출됐다. 입주예정자 협의회 관계자는 “규정상 라돈 측정은 거실 중앙에서 하는 것이 표준 방법이지만, 위치상 신체접촉이 빈번한 화장실, 현관 등에 화강석이 사용된 만큼 석재 바로 위에 기계를 놓고 검사했다”면서 “표준 방법으로 측정했을 때는 200베크렐을 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공사는 지난 7일 입주예정자과 논의를 한 뒤 시공된 석재를 모두 철거하고 재시공하기로 결정했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라돈이 기준치 이하로 검출되긴 했지만 그동안 입주예정자들과 신뢰를 잘 쌓아왔었고, 시공사도 건강과 관련된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답변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물론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는 점에서 타 아파트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조건변경이 수월했지만, 올 1월 1일 이후 사업승인을 받은 신규주택부터 라돈 측정이 의무에 해당해 이전부터 공사를 시작한 광교 중흥S클래스는 이에 해당하지 않았음에도 논란을 사전에 방지했다는 점은 고무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관련 법 미비로 전국의 시공사도 입주민들도 모두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계속되는 라돈 검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선 법 제정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재민 기자  koreaincap@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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