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커피믹스로 유명한 동서식품의 지주사 ㈜동서(동서그룹)가 최근 서울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수차례 내부거래 의혹과 오너 일가 고배당 논란이 일었기에 업계에서는 국세청이 이 부분에 주목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동서그룹은 지난 10월 1일부터 서울국세청 조사1국의 정기조사를 받아왔다. 지난 20일경 세무조사는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세무조사는 지난 2013년 세무조사에 이은 정기세무조사 성격을 띠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동서그룹이 수년간 높은 내부거래 비중으로 사정당국의 주목을 받아온 점과, 실적 하락에도 불구하고 오너 일가는 고배당을 실시한 점 등을 토대로 국세청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진행했을 거라고 분석하고 있다.

동서그룹은 창업주 김재명 명예회장이 1975년 설립한 ‘아폴로 보온병공업’이 전신인 종합가공식품회사다. 동서식품, 동서유지, 동서물산, 성제개발, 대성기계, 동서실업, 동서음료 7개 계열사가 있다.

그룹은 김재명 명예회장의 장남 김상헌 동서 고문 18.56%, 차남 김석수 현 회장 19.36%, 김상헌 고문의 장남 김종희 전무 11.6% 등 총 67.15% 지분이 오너 일가(특수관계자) 지분에 해당한다. 오너 일가는 지주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다.

계열사의 지분 역시 오너 일가가 대부분 소유하고 있다. 동서그룹 계열사의 특수관계자 지분은 동서식품 50.0%, 동서유지 48.0%, 동서물산 62.5%, 상제개발 43.09%, 대성기계 48.0%, 동서실업유한공사 100%, 동서음료 17.0%를 차지한다.

이러한 지배구조를 통해 오너 일가는 수년 동안 계열사간 높은 내부거래 비중으로 사정당국의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이중 성제개발은 지난해 60% 이상의 매출을 계열사를 통해 올렸다. 2011년엔 내부거래 비중이 90%를 넘기도 했다.

이에 동서그룹은 지난해 7월 성제개발 지분 56.91%를 사들여 지분 100%를 인수했지만,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의 높은 내부거래 비중을 동서그룹이 의식하고, 그룹 차원에서 인수를 해 책임을 회피하고자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아울러 떨어지는 실적 대비 오너 일가의 고배당 논란 역시 국세청이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서그룹의 2018년 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액 4133억8900만원, 영업이익 321억7900만원이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4% 감소(367억2100만원)했다.

2015년 이후 스타벅스·이디야 등 커피 프랜차이즈의 진입과, 네스프레소 등 글로벌 캡슐커피의 공세로 실적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만, 오너 일가 배당률은 갈수록 높아져왔다.

지난해 동서그룹의 배당금은 670원, 총 배당액은 665억1300만원이다. 이중 김상헌 고문을 비롯한 친인척 즉, 특수관계자들은 지분율에 따라 총 448억원을 챙겼다.

2014년 402억원, 2015년 444억원 등 그룹의 배당액은 실적과 관계없이 상승해왔다. 오너 일가 지분이 그룹과 계열사 전반에 뻗어있어 이들이 수령한 배당액은 10년간 총 3038억원이다.

한편, 이번 세무조사와 관련해 동서식품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동서그룹에 따로 홍보팀이 없다보니 정확한 내용을 확인할 순 없지만, 언론보도를 보고 확인해본 결과 정기세무조사가 진행된 것은 맞다”면서 “조사 세부 내용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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