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사진=뉴스락 DB

[뉴스락]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자택 수리비용을 삼성물산이 대납했다는 의혹이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측으로부터 제기됐다. 윤 원내대표 측은 이부진 사장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혀 상승세를 타고 있는 호텔신라로서는 새해 벽두부터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10일 정재계에 따르면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지난 8일 오후 2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자택 공사비용을 삼성물산이 대납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 측은 지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삼성 총수일가 자택의 방수, 콘크리트 결합 문제를 담당한 하청업체 ‘지스톤엔지니어링’이 공사 대금을 삼성물산 또는 에버랜드, 삼성 협력업체 ‘계선’을 통해 정산 받았다고 밝히면서 이는 배임 혐의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지스톤엔지니어링 곽상운 대표는 “2006년 이부진 사장 자택에서 25m 길이 실내 연못과 지하 2층 수영장 방수공사를 진행한 뒤 삼성물산으로부터 약 3000만원의 대금을 받았다”면서 "자택 방수공사를 위한 방수재 시험비용 770만원 역시 삼성물산에게 받았다"면서 관련 증거를 공개했다.

윤 원내대표는 삼성물산 측에 총수일가 자택 공사대금 출처에 대해 해명할 것을 요구함과 동시에 이부진 사장과 삼성물산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기자회견 및 고발 조치로 '이부진 체제에서 상승세 중인 호텔신라가 오너리스크라는 암초에 부딪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호텔신라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3조5208억원, 영업이익 181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2%, 215.5% 상승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1조1246억원, 영업이익은 572억원으로 예상돼, 지난해 총 매출액 4조6000억원대, 영업이익 2000억원대 돌파가 점쳐지고 있다. 이는 2010년 이부진 사장이 부임한 뒤 호텔신라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부진 사장은 공항 면세점에서 인기가 높은 품목인 ‘화장품·향수’에 주력해 지난해부터 면세점 사업에서 효과를 보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여파가 지난 후 유입된 중국 보따리상(따이공)의 역할도 주효했다.

이부진 사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해외사업을 확장, 올해 베트남 다낭에 ‘신라모노그램’이라는 신규 호텔 브랜드를 선보이고, 2022년까지 미국 실리콘밸리에 200여개 객실을 갖춘 신라스테이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상승세와 적극적인 확장 과정 중 불거진 이부진 사장의 피소는 진행상황에 따라 호텔신라에게 큰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의 정책 수립 및 방향 설정에 직접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호텔신라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삼성물산 측을 통해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기자회견이 어제 진행돼 보도를 통해 이를 접했으며 당사는 이에 대한 입장 및 오너리스크에 대해 밝힐 입장이 현재로선 없다”고 일축했다.

대납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물산 측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2005년 오너 일가가 자택을 짓는 것을 삼성물산에 의뢰했고, 이를 수주해 시공했다”면서 “해당 하청업체는 1년 뒤 하자보수를 맡은 뒤 삼성물산으로부터 공사대금을 받았는데, 하자보수는 시공사에 책임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시공사가 대금을 지급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측의 검찰 고발 통보에 대해서도 “과정들이 정상적으로 진행됐고 계약서도 존재한다"면서 "이를 법정에서 성실히 소명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제기를 한 지스톤 측은 이러한 삼성물산의 해명에 반발하고 있다. 

지스톤 곽상운 대표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삼성물산의 해명은 전부 거짓”이라면서 “만약 오너 일가가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발주·수주에 따른 수의계약을 맺고 삼성물산이 다시 우리에게 하청을 맡긴 것이라면, 왜 대금은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에버랜드가 번갈아서 지급했나”라고 반문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 일가 자택을 삼성물산이 2005년경 짓고 약 10년 동안 수십 차례 하자보수를 했다는 것은 자신들의 기술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라면서 “이는 아파트 브랜드 순위 2위, 시공능력 1위 기업의 민낯”이라고 지적했다.

지스톤 엔지니어링이 삼성 오너 일가 자택 방수공사를 위한 방수재 시험비용을 삼성물산으로부터 수령한 세금계산서 내역, 지스톤 엔지니어링 곽상운 대표는 이러한 세금계산서를 삼성물산과 에버랜드로부터 번갈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사진=정의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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