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사진=뉴스락 DB

[뉴스락] ‘지뢰제거’ 사업과 관련해 오너 주가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서희건설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조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사전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금감원 조사기획국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서희건설에 대한 조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모니터링을 진행한 것은 사실이며, 이를 토대로 조사에 착수할지 말지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면서 “다만 아직까지 조사 여부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서희건설은 지난해 6월 지뢰제거 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한국지뢰제거연구소와 MOU를 체결, 남북경협주로 꼽혀 주가가 급등했다가 사업이 무산된 사실이 지난해 10월 알려지면서 주가가 하락해 제자리를 찾았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주가가 높은 시점에 대량 매각한 사실이 알려져 시세차익을 노렸단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해 6월 11일 1255원에 거래되던 서희건설 주가는 신사업 및 MOU 발표 이후 최대 2135원까지 상승했다.

시장의 뜨거운 관심으로 주식회전율 또한 높았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내 상장사 2017~2018년 연간 주식회전율을 분석한 결과, 2017년 206.99%의 주식회전율을 기록했던 서희건설은 2018년 1086.35%을 기록해 조사대상 기업 중 1위를 차지했다. 증가폭 역시 조사 대상 기업 전체 중 최대 수치였다.

이러한 기회를 맞아 이 회장은 주가 상승 기간이었던 지난해 7월 31일부터 8월 3일까지 4차례에 걸쳐 보유 주식 661만6000주를 장내에 매각했다. 기존 평균 1200원 선에서 약 500원이 상승한 1748~1750원에 매각해 총 약 116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봤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체결했다던 지뢰제거연구소와의 MOU는 이미 같은 해 6월 말부터 협약해지 수순을 밟고 있었다. 서희건설은 이를 약 넉 달 뒤인 10월 고지했고 업계에서는 서희건설이 높은 주가를 이용하기 위해 협약해지 사실을 의도적으로 은폐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서희그룹 지배구조의 정점 역할을 하는 유성티엔에스(서희건설 최대주주, 19.15%)의 지분을 오너 일가가 늘리기 위해 이 회장이 높은 시세 차익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현재 유성티엔에스의 개인 최대주주는 이 회장(8.68%)이며, 그 뒤를 이 회장의 세 자녀가 이어 오너 일가 총 22.57%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뿐만 아니라 이 회장의 자녀들 역시 약 4년 전부터 유성티엔에스 전환사채를 꾸준히 매입해오고 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당시 서희건설 측은 “지배력 강화를 위한 현금 확보 목적으로 주식을 비쌀 때 매각한 것은 사실무근”이라며 “단순히 주식담보대출 상환을 위해 주가가 높을 때 매각한 것뿐”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100억원이 넘는 차익금으로 주식담보대출 상환액을 늘린 것 또한 이익을 본 것”이라며 “만약 일반 주주였다면 이 같은 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이 회장처럼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었을까”라며 지적하고 나섰다. 아울러 사정당국마저 해당 의혹에 대한 조사 여부 검토에 나서면서 의심의 눈초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뉴스락>은 서희건설 측의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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