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기업 효자 건설사들의 행보 ⑤ 호반건설] 오너家 승계 작업으로 활용되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계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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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기업 효자 건설사들의 행보 ⑤ 호반건설] 오너家 승계 작업으로 활용되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계열사
IPO 앞둔 호반그룹, 사정당국 ‘높은 내부거래·꼼수 승계 의혹’ 들여다볼까 '주목'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9.01.3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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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중흥건설, 우미건설과 함께 호남지역 3대 건설사로 꼽히는 호반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에서 세 기업 중 가장 높은 순위인 16위를 차지하며 호남지역 대표 건설사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모기업 호반건설보다 13위에 기록된 호반건설주택(現 ‘㈜호반’으로 변경 후 호반건설에 흡수)과, 전년 대비 98계단이나 상승한 33위 호반건설산업(現 호반산업) 등 계열사의 행보가 더 눈에 띈다.

1989년 김상열 회장이 광주에서 임대주택 사업으로 시작한 호반건설은, IMF 시기 지역 건설업체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헐값에 내놓은 각종 부동산을 사들여 ‘호반리젠시빌’이라는 임대아파트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다수의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알짜 택지를 낙찰 받는 속칭 ‘벌떼입찰’을 통해 시간과 비용을 아끼면서 초고속 성장을 이뤄냈다.

그런데 이러한 경영방식이 최근 도리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7년 자산 8조원 규모로 준대기업집단(자산총액 5조원 이상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지정된 후 호반건설의 경영 방식이었던 벌떼입찰과 내부거래, 높은 오너 일가 지분율 등이 규제 사정권 안에 들어오게 되면서 사정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 초고속 성장의 비결 ‘벌떼입찰’, 꼼수 지적 잇따라

호반건설은 과거부터 다수의 계열사를 동원해 이른바 꼼수 입찰을 해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호반건설의 계열사 ‘티에스개발’은 36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한 부산명지지구를 지난 2012년 5월 낙찰 받아 이를 같은 계열사인 ‘호반비오토(㈜호반 전신)’에 전매해 비난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15년 1월에는 광주 지역 금싸라기 땅으로 불린 호남대학교 쌍촌캠퍼스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계열사들을 동원해 꼼수로 입찰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호남대 쌍촌캠퍼스 부지 입찰이 진행되던 시기 호반건설이 30% 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광주방송 KBC는 2014년 10월부터 4개월간 “호남대가 과거 매각에 실패했던 천안 지역의 토지를 쌍촌캠퍼스 부지에 끼워 팔려고 한다”며 “끼워 팔기를 통한 입찰 가격 상승은 곧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주민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의혹과 관련한 내용을 지속적으로 보도했다.

그런데 2015년 1월 6일 입찰 마감 이후 낙찰을 받은 업체는 다름 아닌 호반건설의 계열사 ‘티에스리빙’이었다. 게다가 티에스리빙은 예정가 1086억원을 크게 초과한 1600억원대로 낙찰을 받아 KBC의 보도 내용을 무색케 했다.

결국 낙찰 7개월 뒤인 2015년 8월 호남대와 각종 의견을 조율하지 못해 부지 매입 계약은 최종 무효화됐지만 당시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방송분야 계열사를 동원해 꼼수 의혹을 제기해 매각 가치를 떨어뜨려 경쟁사를 줄인 뒤 다른 계열사로 낙찰을 받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외에도 2015년 3월 인천 가정지구 5블록 공동주택용지 공급에 437개 건설사가 참여한 가운데 호반건설은 무려 23개의 계열사를 참여시켜 낙찰을 따내면서, 벌떼입찰 행위가 지나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2015년 하반기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정성호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한 번에 최대 23개 계열사를 동원해 96개 필지에 입찰을 신청, 총 15개 필지를 따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5개 필지는 다른 계열사에 넘겼으며, 비계열사에도 5개 필지를 전매했다.

이는 중소기업의 시장진입을 막는다는 점에서 결코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었으나, 기존 제도상 주택건설사업 등록자라면 누구나 입찰 신청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자행됐던 일이었다. 많은 건설사들이 이러한 방법을 악용해 페이퍼컴퍼니까지 만드는 사례도 발생했다.

이에 당시 국토교통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조성하는 공공택지 내 공동주택용지를 낙찰 받은 기업이 해당 용지를 2년간 전매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시행했다.

그러나 개정안에는 2년이 지나지 않아도 잔금을 모두 내고 소유권을 이전받을 경우 공급가격 이하로 전매할 수 있으며, 낙찰 받은 기업이 부실징후를 보이거나 도산할 경우 전매할 수 있도록 예외규정을 둬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논란이 지속되자 LH는 2016년 8월부터 공동주택용지를 공급할 때 최근 3년간 300가구 이상 주택건설실적 등 일정 조건을 갖춰야 1순위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강화했다. 기존에는 주택건설사업 등록자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었다.

이때부터 호반건설은 주요 계열사이자 내부거래로 몸집을 키워온 당시 호반건설주택(現 ‘㈜호반’으로 변경 후 호반건설에 흡수)과 호반건설산업(現 호반산업)을 강화된 입찰경쟁에 투입함과 동시에, 두 계열사를 통한 본격적인 승계 작업에 돌입했다.

◆ 내부거래·흡수합병으로 모기업보다 커진 계열사, 승계 작업의 발판 역할

김상열 회장은 벌떼입찰 뿐만 아니라 ㈜호반과 호반산업을 앞세워 높고도 꾸준한 계열사간 내부거래로 지적을 받아왔다.

2003년 ‘비오토’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호반의 경우 김상열 회장의 장남 김대헌 부사장이 100% 지분을 갖고 설립한 회사로, 2008년까지 38.6%의 낮은 내부거래율을 기록했으나 2009년부터 그룹 및 계열사의 지원 하에 내부거래율을 71.7%까지 높였다.

2010년에는 99.4%, 2011년 88.3%, 2012년 96.3%까지 치솟았다. 높아지는 내부거래율이 박근혜 정권 들어 사회적으로 지적되자 ㈜호반이 선택한 방법은 흡수합병, 사명교체 전략이었다.

2013년 ㈜호반은 당시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던 자회사 호반씨엠과 에이치자산관리를 흡수합병 함과 동시에 사명을 호반비오토로 바꿨다. 자회사들을 합병하자 내부거래 비중이 줄어 2014년 내부거래율은 8.6%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뿌리까지 뽑을 수는 없었던 걸까. 2015년부터 39.4%, 43.6%(2016년), 35.04%(2017년)로 내부거래율은 다시 상승했다. 이때 호반비오토는 사명을 또다시 호반건설주택으로 바꾼다.

이렇게 성장한 호반건설주택은 호반건설과의 합병을 위해 또 한 번 사명을 ㈜호반으로 변경하고, 지난해 10월 호반건설에 흡수합병 됐다. 이름을 수차례 바꾸며 몸집을 키워온 ㈜호반의 매출액은 2008년 166억원에서 2017년 2조6158억원으로 10년 사이 157배가 뛰었다. 이는 2017년 모기업 호반건설의 매출액 1조3103억원의 두배에 달한다.

계열사지만 모기업보다 몸집이 더 컸던 ㈜호반은 호반건설에 흡수되면서도 1대5.88이라는 유리한 조건을 받았다. 합병 당시 85,7%로 최대주주였던 김상열 회장의 장남 김대헌 부사장은 자연스레 호반건설의 지분 51.42%를 보유해 승계 작업을 사실상 완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대헌 부사장은 아버지 김상열 회장의 아낌없는 지원 속에 계열사를 키워 모기업과 합병해 호반건설의 주식을 상속증여세 없이 얻게 됐다”면서 “이는 경영승계 과정의 꼼수”라고 지적했다.

김상열 회장의 차남 김민성 상무 경우도 마찬가지다.  90% 지분을 보유한 채 베르디움건설이라는 이름으로 2010년 시작한 호반산업 역시 지난 2014년 매출 1614억원을 기록한 이후부터 내부거래를 늘리면서 급성장 했다.

호반산업 또한 2013년 호반티에스, 2015년 호반건설산업에 이어 지난해 8월 호반산업으로 사명을 변경했는데, 모두 내부거래 및 고배당 이슈가 불거졌던 시기에 변경됐다.

모기업 지원 속에 호반산업은 2017년 창사 7년 만에 연결기준 매출 1조1908억원, 영업이익 3707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특수관계자를 통한 매출액은 4282억원으로 49.3%의 내부거래율을 기록했다. 내부거래 규모 자체만을 보더라도 2016년 2724억원 대비 57.2% 급증했다.

2018년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에서 호반건설주택(㈜호반)이 모기업 호반건설(16위)을 뛰어넘는 13위를 기록하고, 호반건설산업(호반산업)이 전년 대비 무려 98계단이나 상승하며 33위로 깜짝 등장하게 된 사연은 이 같은 데서 비롯된 것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거래 논란으로 김민성 상무가 지분을 72.37%에서 지난해 초 41.99%로 낮췄다고 하지만, 이는 자회사 통합 등의 간접적 영향일 뿐 호반산업은 사실상 차남 승계 작업의 발판이 되는 기업”이라며 “이런 기업이 시공능력 순위 100위권 밖에서 순식간에 33위까지 올라왔다는 것은 차남 역시 장남과 비슷한 방법으로 본격적인 승계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는 신호탄”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29일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김민성 상무는 지난 11일자로 호반산업의 사내이사에 등기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경영전면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다만 문재인 정부 들어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부거래 비중에 점차 강한 규제를 두고 있는 차남 승계 작업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호반그룹은 자산총액 8조원이 넘어가면서 지난 2017년 공정위가 지정하는 공시 의무대상인 ‘준대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계열사 38곳 중 8곳이 규제 대상에 포함돼 흡수합병 및 통폐합을 진행한 뒤 현재 27개 계열사가 남아있지만, 여전히 오너 일가의 지분 및 오너 일가 주요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는 점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김상열 회장의 장녀 김은혜씨 역시 계열사 호반베르디움의 지분 30.9%를 보유하고 있으며, 경영수업을 위해 현재 호반그룹의 쇼핑몰 브랜드 ‘아브뉴프랑’의 마케팅 실장을 맡고 있다.

한편, 호반건설은 지난 25일 재무제표 회계기준을 그동안 사용해온 일반회계기준이 아닌 K-IFRS(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로 변경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유가증권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선 K-IFRS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하는데, 호반건설이 올해 상반기 IPO(기업공개)를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호반건설은 계열사 및 손자회사의 성장을 토대로 IPO를 추진, 개발·운영, 건설사업, 레저사업 등을 아우르는 종합 건설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업계에서도 시공능력평가순위 50위권에 계열사 3곳이 포함된 곳이 드문 만큼 호반그룹의 상승세에는 이견이 없으나, 수년간 지적돼온 계열사간 높은 내부거래 비중과 승계 작업 과정에서 지적된 의혹들에 사정당국이 주목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완전히 리스크를 배제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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