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EB하나은행지부가 지난해 3월 14일 하나금융지주 주총을 앞두고 김정태 하나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은행장의 사퇴 및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EB하나은행지부.

[뉴스락] KEB하나은행 노조가 3월 하나금융지주 주주총회를 앞두고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연임 반대 의사를 공식화했다.

25일 하나은행 노조는 성명을 통해 “개인의 경영능력 우수성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 근거도 없고, 함영주 행장이 제도통합을 예정보다 1년 넘게 미뤄지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며 “채용비리 혐의로 하나은행의 브랜드 가치를 실추시키는 도덕적 결함을 지닌 함 행장은 더 이상 은행장으로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함 행장의 임기는 오는 3월까지다. 함 행장은 하나은행의 호실적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업계에서는 함 행장의 연임을 점친다.

실제 하나은행은 지난 2017년 2조 10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외환은행과의 통합 후 최대 실적을 냈고, 지난해에도 2조 92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같은 호실적이 은행권 전반의 호실적일 뿐더러 시장의 호조건이 크게 작용해 함 행장의 개인적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조건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올해 시중은행들 모두 2008년 금융위기 후 최고의 호실적을 기록했다”며 “이자 이익이 늘어나고 산업계 구조조정이 마무리돼 충당금 전입 필요성이 감소된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한 지난해 불거진 은행권 채용비리 혐의에 하나은행이 연루된 것과 관련해 함 행장이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을 꼬집었다.

노조는 “하나은행 윤리강령에는 ‘출신, 성별, 학연 등 어떤 이유로도 서로 차별을 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지만 최고 수장인 은행장이 스스로 윤리강령을 위반했다”며 “자신의 권한을 남용해 채용에 수시로 개입했고, 남녀 합격자 비율을 4:1로 정해 채용절차를 지시해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 결과에 따라 임기 도중 물러나야 할 수도 있고, CEO 리스크를 지닌 함 행장 연임은 하나은행 미래에 적신호가 될 것”이라며 “노조는 하나은행의 미래를 위해 함 행장의 연임을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는 내달 22일 주주총회를 열고 차기 하나은행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한편, 함 행장의 채용비리 재판은 지난 1월 첫 공판이 시작돼 내년 초께 1심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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