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특별기획] 건설업계, 불황 속 복합리조트사업 진출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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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특별기획] 건설업계, 불황 속 복합리조트사업 진출 속사정
주택시장 침체 속 부동산정책은 강화...건설사들, 고군분투
시너지 높은 리조트사업 진출 활발, ‘수익창출’까진 글쎄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9.03.1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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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건설업계 불황이 올해도 예상되는 가운데 사업다각화를 모색하는 건설사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그 중에서도 복합리조트사업은 수많은 건설사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 알짜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호반건설은 최근 서서울CC 골프장을 인수하면서 국내·외 총 4개의 골프장(리솜리조트, 제주 중문 퍼시픽랜드, 덕평CC)을 보유하게 됐다. 요진종합건설 역시 지난해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캐피탈호텔을 인수하며 본격 호텔업을 시작했다.

건설사들은 주력인 주택건축업과의 시너지로 골프장 개보수 및 호텔업 확장을 도모하기 수월해 리조트사업에 뛰어드는 추세다. 이러한 현상은 건설사의 규모를 막론하고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면에는 건설업계 전반의 침체로 '상위 1%' 건설사와의 경쟁에서 밀려 타의적으로 사업다각화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과 함께, 현 관광업이 가진 리스크도 존재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진=각 사 제공

◆ ‘호텔, 골프장 줄줄이 인수’ 사업다각화 위한 움직임 활발

상장 준비 중인 건설사 도급순위 16위 호반건설은 지난달 20일 18홀 회원제 골프장인 서서울CC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회장을 겸직하고 있는 창업주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은 지난 2017년 제주 중문 퍼시픽랜드를 800억원에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골프장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말 약 6000억원 규모의 리솜리조트 인수(現 호반리솜리조트)를 마무리하고, 두 달 만인 지난 1월 경기 이천시에 위치한 덕평CC를 인수했으며, 또다시 한달만인 지난달 서서울CC를 인수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약 2년만에 총 90홀을 보유하게 됐다.

특히 호반리솜리조트의 경우 인수대금 2500억원 중 1450억원을 덕산·제천 등 기존 사업장 리모델링에 투자하고, 공사 중단된 제천 포레스트 호텔을 신축할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골프장 사업이 복합리조트사업으로 확장될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또다른 건설사 요진건설산업은 지난해 8월 컨소시엄을 만들어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캐피탈호텔을 약 14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 관계기관 인허가를 통해 올해부터 캐피탈호텔 리모델링 사업 착공을 앞두고 있다. 미군기지 이전, 호텔 부족현상 등으로 변화를 앞둔 ‘신(新)용산 시대’의 랜드마크가 되겠다는 포부다.

최준명 요진건설산업 회장은 87세의 나이에도 리조트사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2004년 대표로 취임한 아들 최은상 요진건설산업 대표와 수년 전부터 서울 주요 지역 호텔 매물들을 다각적으로 검토해오다 캐피탈호텔 인수 작업을 시작으로 실전에 뛰어들었다.

지난 1월 1일 최은상 대표를 부회장을 승진시키는 인사를 실시함으로써 올해 본격적으로 주택사업과 더불어 호텔·리조트사업을 강화할 것을 암시했다.

대형건설사인 대림산업은 이해욱 회장 체제로 굳어진 이후 호텔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해외, 특히 중동 건설·플랜트 수주를 주력으로 삼아온 대림산업은 지난해 미국 대이란 제재 등 국제 정세 악화로 2018년 상반기 누적 해외 수주액(1억5724만달러)이 2017년 대비 24억9868만달러나 줄었다. 감소비율은 무려 94%.

동시에 국내 주택사업 역시 각종 부동산 규제로 침체 국면을 맞고 있어 반등이 쉽지 않은 상태에서, 이해욱 회장은 취임 직후 호텔업을 돌파구로 삼았다.

대림산업은 이해욱 회장이 부회장 시절이던 2014년부터 호텔 브랜드 글래드(GLAD)를 론칭한 후 서울에서 4개의 글래드호텔을 오픈한데 이어 제주 그랜드호텔을 메종 글래드 제주로 새롭게 리뉴얼했다.

취임 이후인 지난달에는 호텔·리조트분야 계열사인 오라관광의 사명을 글래드 호텔앤리조트로 변경했다. 대림그룹은 현재 5개의 글래드호텔과 골프장 오라컨트리클럽, 정선 메이힐스리조트, 제주항공우주호텔, 을지로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등 총 9개의 호텔과 리조트를 운영 중이다.

◆ 최근 흐름? 왜 하필 리조트사업인가

물론 비발디 스키장·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는 대명그룹과, 덕유산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는 부영그룹처럼 오래 전부터 리조트사업을 병행해온 건설사도 있다.

이들 기업은 골프장 사업도 활발히 펼치고 있는데, 특히 부영그룹의 경우 주력 사업인 공공임대주택사업을 넘어 이미 2008년부터 골프장을 매입해 국내·외 9개 코스, 총 189홀을 갖고 있는 골프장 업계 공룡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들처럼 사실상 뿌리부터 리조트사업을 병행해온 기업이 아닌, 최근 들어 건설사들이 리조트사업에 몰리는 현상에 대해서는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

우선 리조트사업은 건설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건설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 중 금전적 단위가 큰 사업에 속한다.

호텔을 인수해 자사 브랜드로 탈바꿈하기까지 자체 건설기술로 리모델링이 가능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덜 발생할 뿐만 아니라, 이렇게 조성된 호텔과 골프장 사업을 접목시켜 리조트사업을 더욱 확장할 수도 있다. 골프장 사업으로 시작해 호텔로 확장하는 방법 역시 마찬가지다.

사업다각화를 모색하는 건설사들 사이에 부는 세계적 흐름 역시 한 몫 하고 있다. 1990년대 미국 트룬골프를 시작으로 캐나다, 유럽, 중동을 포함해 이어지던 골프장 M&A 바람이 일본, 중국에도 상륙했기 때문이다.

해외에선 1980년대 후반부터 대형 골프장 체인으로 성장한 기업들에 의한 위탁운영이 일반화됐다. 미국 트룬골프는 전세계 243개 코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에 따라 80년대 후반 처음 골프장이 생겼던 중국에서조차 미션힐스(미국)가 24개의 골프장 코스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적인 골프장 공룡 기업들이 아시아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시점에서, 기회를 포착한 건설사들이 신시장 개척을 위해 골프장을 포함한 리조트사업에 뛰어드는 것이다.

이들의 이러한 계획은 부영그룹의 선례를 통해 더욱 힘을 싣게 됐다. 부영그룹은 2008년 미국의 리먼 금융 사태(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리먼브라더스사가 파산) 이후 국내 골프장 회원권 시세가 급락하자 저렴하게 나오는 골프장을 인수하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부영그룹은 임주택사업과 더불어 골프장 사업을 지속·추진한 결과 약 10년 만에 국내·외 9개 코스, 189홀을 갖추게 되면서 국내 2위의 골프홀 보유 기업으로 성장하게 됐다.

주요 건설사 소유 골프장 현황/표=김재민 기자

◆ 침체·과열 건설시장, ‘독자생존’ 성공할까

일각에서는 이른바 '상위 1%' 건설사들과의 경쟁에서 밀린 나머지 건설사들이 생존을 위해 필수적으로 다른 사업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던 현실적 이면에 대해 지적하기도 한다.

국내 얼어붙은 부동산·주택 경기로 인해 건설사들은 저마다 분양 일정을 미루거나 다른 방법으로 사업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요 분양 예정 단지 47곳 중 15곳이 10대 또는 20대 건설사 컨소시엄으로 진행되고 있다. 상반기 최대 분양 중 하나로 꼽히는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4086세대)는 GS건설, 대우건설, 금호산업, 태영건설 등 무려 4개 대형건설사가 함께한다.

건설사의 컨소시엄 형태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컨소시엄 형태는 두 개 이상의 건설사가 각자의 시공 노하우로 장점만 부각할 수 있다는 점과, 비용 대비 대규모로 조성이 가능하다는 점 등으로 최근 침체기인 주택시장에서 특히 대형건설사들로부터 선호 받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대형건설사들의 협업으로 인해 경쟁에서 밀린 나머지 건설사는 주택사업 시장에서 공략할 수 있는 틈새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지방으로 눈을 돌리더라도 현재 지방 분양은 최악의 길을 걷고 있다.

아울러 대형건설사들은 빌라사업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거나, 인테리어 기업과의 협업 등 다양한 전략으로 소비자의 이목을 끌고 있는 상황. 나머지 수많은 건설사가 사업다각화를 위해 다른 사업에 눈을 돌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처럼 여러 장단점을 보유한 채 리조트사업에 뛰어든 건설사들에겐 또다른 과제가 있다. 현재 업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사실상 해제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서서히 유입되고 있으나 이는 패키지여행의 단체 관광객에 한하고 있다. 강한 소비성향을 가진 개별 유커들의 유입이 대폭 줄면서 외국인 관광객 수 자체는 전년 대비 회복세이지만 이로 인한 수익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외국인 관광객은 총 1534만6879명으로 2017년 대비 15.1% 상승했지만, 사드 여파 이전인 2016년 대비 22.7% 감소한 수치를 나타냈다. 2016년 관광수입 171억9970만달러인데 비해 지난해 누적 관광수입은 160억달러를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물가 상승과 저가항공 활성화로 인해 국내 관광객의 해외여행은 늘어났다. 지난해 국민 해외여행객은 2869만5983명으로 전년 대비 8.3% 늘었다. 이러한 수치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은 줄고 국내 관광객은 해외로 이탈하는 현상이 나타남과 동시에,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 시행으로 과거 성행했던 ‘골프장 접대’까지 줄면서 국내 리조트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호반건설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자사는 종합레저사업을 사업다각화의 축으로 갖고 있다”면서 “이러한 움직임이 건설업계 흐름과 아예 무관하다고 볼 순 없지만, 주택사업은 유지하면서도 수년 전부터 사업다각화를 기획하고 적정 매물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가 인수를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 오준범 연구원은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아무래도 건설업황이 안 좋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건설사들마다 이에 대한 대비로 사업다각화를 하고 있다”면서 “특히 리조트사업은 건설업과의 시너지가 더욱 많이 발생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이어 “올해 건설경기도 침체로 전망되는 만큼 건설사들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거나 리조트사업 등 사업다각화를 펼치는 움직임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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