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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특별기획] '미세먼지 99.99% 차단' 공기청정 제품 과대광고 제재 조치 그 후 1년지난해 5월부터 3차례 단속, 시장 성장 대비 제재 효과는 ‘글쎄’
과대광고·성능 시험 기준 모호, 유통 전 과정에 규제 영향 닿아야

[뉴스락] 쿠팡,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업체를 중심으로 온라인 유통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들 업체들이 미세먼지로 인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실제로 공기청정기 대여·판매를 하고 있는 코웨이가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온라인시장에서 공기청정 제품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2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K매직 역시 상승세를 감안하면 3월 한 달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9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뜻하지 않은 전성기를 맞은 공기청정 제품 시장 속에서 관련 업체들은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마음으로 소비자들의 구매욕 유발을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과유불급이었다. 시장에선 소비자들의 올바른 판단을 저해할 수 있는 과장·과대광고가 넘쳐났고, 이에 정부 당국이 직접 나서 제재 조치를 내리기에 이르렀다. 

제재 이후 소셜커머스 내 공기청정 제품 관련 그릇된 판매 행태는 달라졌을까. <뉴스락> 취재 결과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이해관계자들에 의해 여전히 오인 소지가 있는 광고 문구로 소비자를 유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관계 당국의 규제 기준이 모호하고, 공식적인 시험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규제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소비자의 올바른 판단을 위한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 상세 설명 없이 ‘99.99%’ 강조한 공기청정 제품 광고, 공정위 철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미세먼지 99.99% 제거”, “0.1㎛의 초미세 미립자까지 99.97% 제거” 등 공기청정 제품 부당광고행위를 한 '한국암웨이'와 '게이트비전'에 시정명령 및 총 4억1700만원의 과징금 등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블루에어, 다이슨 등 인기 공기청정 제품을 수입·판매하는 이들 회사는, 자사 제품이 미세먼지, 바이러스 등 유해물질을 99.99% 또는 99.97% 제거한다고 광고했다.

특히 “당신의 집은 미세먼지를 99.99% 제거할 수 있나요?”, “공기 중의 바이러스 99.99% 제거”, “실내공기를 스스로 단 12분 만에 99.9% 정화” 등 실생활 환경을 암시하는 표현과 실험 결과인 “99.99%” 등의 수치를 강조한 광고는 실생활에서 공기청정 제품이 매우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는 궁극적 인상을 소비자에게 전달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수치가 소비자의 일반적인 생활환경과 현격한 차이가 존재하는 극히 제한적이고 폐쇄적인 공간에서 실험한 결과에 불과해 실제 성능과 차이가 있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이러한 실제 성능과 실험 결과의 차이를 정확히 알리기 위한 제한사항(실험조건 등)이 상세히 표기되지 않은 점도 지적됐다.

실제로 한국암웨이와 게이트비전이 판매한 엣모스피어, 블루에어, 다이슨 공기청정기 및 공기청정 선풍기 제품 시험은 여과효율 측정 전용 장비에 필터를 장착하거나 필터를 밀폐된 시험장치(집진효율 시험용 덕트)에 설치하고 필터의 미세입자 여과효율을 측정했는데, 이는 필터의 여과율만을 측정한 수치로 실제 사용 환경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이에 공정위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부당한 표시·광고 행위의 금지)를 적용, 시험 결과 표현이 광고에서 강조된 정도, 광고 규모 및 확산 정도, 관련 매출액 등을 고려해 한국암웨이에는 시정명령, 공표명령, 4억600만원의 과징금을, 게이트비전에는 시정명령, 1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 1년여간 3차례 단속, 효과는 글쎄

공정위는 지난해 5월과 7월에 이어 이번 조치로 총 3차례, 공기청정기 기능 관련 총 15개 사업자의 광고 위법행위에 대한 시정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약 1년이라는 기간 동안 공정위 조치 이후, 시장 내 효과는 있었을까.

<뉴스락> 취재 결과 해당 제품의 주요 판매처인 소셜커머스 대표 업체 쿠팡, 위메프, 티몬 등에서는 ‘99.99%’ 광고 문구를 사용하고 있는 제품들이 여전히 판매되고 있었다. (※ 각 소셜커머스 사이트에 판매 중인 제품의 광고 내용이 동일해 쿠팡 검색 결과를 기준으로 함)

한국암웨이의 엣모스피어 공기청정기 제품은 품절됐으나, 제품 부속품인 필터는 여전히 시험방법 설명이 미기재돼 있었다/사진=쿠팡 캡쳐(사진을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지난 13일 공정위 제재를 받은 한국암웨이의 엣모스피어 공기청정기 제품은 쿠팡,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에서 ‘품절’ 조치돼 사실상 판매를 임시중단 했다. 그러나 해당 제품의 부속품인 필터 판매 페이지에서는 미세먼지 제거율 99% 또는 99.9%의 문구가 있었음에도 여전히 시험 방법 설명에 대한 내용이 없었다. 

게이트비젼의 블루에어 공기청정기 제품 광고는 제재 이후 부가 설명을 기재했지만, 설명이 상세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사진=쿠팡 캡쳐(사진을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역시 지난 13일 공정위 제재를 받은 게이트비젼의 블루에어 공기청정기 제품은 제재 직후 ‘99.97% 제거’ 문구 바로 밑에 간단한 설명과 함께 ‘실험실 측정기준으로 실사용 환경에서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새로 기입됐다. 

그러나 이 부분 또한 문제의 여지가 남아있다. 지난해 5월30일자 공정위 보도자료에 따르면 “실험 조건 및 결과에 대한 제한적인 의미 등 명확한 내용의 제한사항이 ‘상세히’ 기재되지 않은 이상 광고의 기만성이 인정된다”면서 “특히 ‘본 제거율은 실험 조건이며, 실사용 조건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등 관행적인 제한사항 기재만으로는 소비자의 오인을 제거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기 때문이다.

게이트비젼의 다이슨 공기청정 제품 광고에 추가된 실험조건/사진=쿠팡 캡쳐(사진을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게이트비젼의 또다른 제품으로 제재를 받은 다이슨 공기청정 선풍기 제품 역시 실험 조건에 대한 부가 설명이 붙었으나, 블루에어 공기청정기의 설명과 큰 차이 없어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혼동을 유발할 여지가 남아있었다. 

일각에서는 제재가 내려진지 며칠 지나지 않아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약 1년 전인 지난해 5월 제재를 받아 시간적 여유가 충분했던 공기청정 제품에서도 문제점은 별반 다르지 않게 드러났다.

지난해 5월 표시,광고행위 위반으로 제재를 받은 코웨이의 공기청정 제품 광고. 실험조건 설명이 없다/사진=쿠팡 캡쳐(사진을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5월30일 공정위로부터 표시·광고 위반 혐의로 과징금 5억원을 부과 받았던 코웨이의 한 공기청정기 제품 설명에는 유해바이러스 99.99%를 사멸한다고 돼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실험 조건이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이는 관련 제품의 필터 설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삼성전자와 위닉스의 공기청정 제품 광고에는 실험조건이 기재돼 있었으나 '99.99% 제거' 광고 문구 대비 현저하게 작아 소비자 혼동을 유발할 수 있었다/사진=쿠팡 캡쳐(사진을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역시 지난해 5월30일 공정위로부터 각각 과징금 4억8800만원과 4억4900만원을 부과받은 삼성전자와 위닉스는 ‘99.9% 또는 99.9999%의 필터시스템’이라는 문구 밑에 실험에 대한 설명을 기재했지만, 주요 광고 문구 대비 현저하게 크기가 작아 경우에 따라 식별이 어려웠다. 

특히 위닉스의 한 제품의 경우 ‘미세먼지 제거율 99.97%’라는 문구는 크고 진하게 기입돼 있는 반면, 시험에 대한 설명은 작고 옅은 색으로 기입돼 있어 혼동을 줄 여지가 있었다.

제재를 받은 사실이 없는 캐리어 공기청정 제품 광고에서도 실험조건이 본 광고 문구 대비 현저하게 작아 소비자 혼동을 유발할 수 있었다/사진=쿠팡 캡쳐(사진을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제재를 받은 적이 없는 다른 제품에서도 종종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공정위는 앞서 지난 1월31일 ‘주된 표시·광고에 딸린 제한사항의 효과적 전달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제한사항을 광고의 표제에 포함하되 이것이 어려울 경우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제한사항은 충분한 크기로 기재되고 그 색상이 배경색과 뚜렷이 구분돼야 하며 ▲의미가 명확, 구체적이어야 하고 쉬운 문구와 용어로 제시돼야 한다.

때문에 이번 조치는 1월 가이드라인 제정 이후 사실상 표시·광고 규제의 새로운 선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지난해 제재와 별반 다르지 않았음과 동시에 사후관리 또한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아쉬움을 낳았다.

◆ 광고 행위·시험 방법 등 기준 모호, 명확한 제정 통해 ‘법 사각지대’ 잡아야

연이은 규제에도 완벽한 개선이 되지 않는 데에는 단순히 기업의 개선의지만을 탓하긴 어려운 복합적 문제들이 얽혀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1차적인 문제는 소셜커머스 업체가 사실상 중개인 역할만 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법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점”이라며 “이럴 경우 소비자는 항상 피해를 보고나서야 문제제기를 하게 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오프라인 시장에선 제조업자가 판매업자와 거래계약을 맺고 제품을 유통한 후, 판매업자가 판매행위를 통해 수익을 발생시키는 구조가 가장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 성행하는 온라인쇼핑시장에선 물리적 공간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제조업자가 판매업자와 거래계약을 맺긴 하되 판매업자는 제품을 온라인쇼핑몰 공간에 진열하는 중개인 역할만 하게 된다.

이 부분에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국내 대부분의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계약을 맺은 제조업체가 제품을 온라인 시장에 진열하면, 그 이후에 품질 및 광고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는 형태다.

지난 1월말 시중에 고급 육류로 유통되고 있던 ‘이베리코 흑돼지’ 중 일부가 백돼지로 밝혀졌음에도 소셜커머스 사이트에 버젓이 판매되고 있었던 것은 이러한 유통구조 때문이었다. 논란이 일자 당시 유명 소셜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유통 오픈마켓 특성상 많은 제품들이 진열된 후 사측에서 모니터링을 하는 구조여서 사태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이렇다 보니 온라인에 유통되는 제품에 대한 표시·광고 규제를 하더라도 정작 이를 유통하는 소셜커머스 업체는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제재 자체는 제조업체에 내려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쇼핑시장의 규모가 갈수록 커져가는 상황에서 제품에 문제가 있다면 제조업체는 물론, 해당 제품 유통 전 과정에 영향을 주는 이해관계자들에게 적극적인 권고 및 시정 조치가 내려져 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기청정 제품 표시,광고 위반 행위에 대해 반감을 나타내는 소비자들(사진을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사진=각종 카페, 커뮤니티 캡쳐

앞서 언급한 과대광고에 대한 기준이 아직까지 가이드라인에 머물러있다는 점과, 공기청정 제품 시험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3차례 단속을 통해 기업이 자체적으로 폐쇄적인 공간에서 실험한 결과를 확대해석할 요지가 있는 ‘광고행위’에 대해서만 규제를 내렸다. 이는 만약 공인된 공기청정 제품 시험 방법이 있었다면 이러한 위법행위의 범위가 축소됐을 수도 있다는 뜻이 된다.

하지만 현행법상 공기청정 제품의 유해물질 제거율 측정을 위한 공인된 실험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이는 공정위 역시 지난 3월 보도자료 등을 통해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한국공기청정협회가 제정한 실내공기청정기 단체표준(CA 인증마크) 제도가 있지만 이는 공인된 시험 기준은 아니다”라며 “사실 공기청정 제품의 성능 시험이 실생활을 기준으로 해야 하는데, 이 실생활 조건을 어느 것이 맞출 것이냐는 부분에서 표준을 정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시장이 급성장 한 부분도 있고, 유관기관이 나서서 또는 협업을 통해 관련 기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과대광고 기준에 대한 질문에 대해 관계자는 “개별 사건에 대한 판례는 있지만, 지난 1월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의한 선례 또는 판례는 아직 없는 상태”라며 “광고 위법 행위는 단순히 글자 크기가 작아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인지 여부를 두고 판단하기 때문에, 앞서 제시한 가이드라인 3대 원칙을 기준으로 앞으로 있을 광고행위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규제가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온라인 시장 내 유통 전 과정에 걸쳐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관계자는 “모든 기업을 다 조사하기엔 제한된 조건에서 한계가 있어 시장 내 비중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이라며 “이로 인한 파급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며, 점차 범위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은 올해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주요 공기청정 제품을 대상으로 품질·안전성·가격 등에 대한 시험·평가를 실시해 소비자들의 공기청정기 구매 선택에 필요한 비교정보를 하반기에 공개할 예정이다.

김재민 기자  koreaincap@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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