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노리는 SK케미칼, '트리플 악재' 해결 '끙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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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 노리는 SK케미칼, '트리플 악재' 해결 '끙끙'
지난해 4분기 실적 쇼크, ‘친환경’ 컨셉으로 반등 모색
오너 일가 마약 적발, 가습기 살균제 관련 사장·부사장 재판리스크…안팎 잡음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9.04.0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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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지난해 4분기 실적 하락 쇼크를 맞은 SK케미칼이 2019년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연초부터 시작된 악재가 불어나 1분기가 채 끝나기 전에 ‘트리플 악재’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반도체, 자동차, 철강산업 등이 주요 기간산업들이 실적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는 가운데, LG화학을 비롯 OCI, SK케미칼 등 주요 화학기업들은 배터리, 폴리실리콘 등 신사업을 통해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적자전환 한 SK케미칼은 더욱 절실한 상황. 

그러나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재조명하고 있는 검찰이 SK케미칼 박철 부사장을 구속 구속기소한데 이어 김철 사장까지 소환조사를 하면서 SK케미칼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1일 SK 창업주 고(故) 최종건 회장의 손자이자 지난 2000년 별세한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의 외아들인 최영근(32)씨가 변종 마약을 구매·투약한 혐의로 체포되면서, 갈 길 바쁜 SK케미칼의 발목을 잡고 늘어지는 형국이다. 

◆ 국내외 흐름 여파, 실적 하락의 쓴맛…반등 노리지만 ‘글쎄’

SK케미칼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3212억원, 영업손실 29억원, 당기순손실 43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2017년 말 인적분할 이후 최악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SK케미칼은 지주사 전환의 일환으로 지난 2017년 12월 SK디스커버리를 지주회사, SK케미칼을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했다. 분할 당해 분기 매출액 878억원, 영업손실 92억원, 당기순손실 99억원에서 2018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매출은 3140억원→3537억원→3765억원으로 상승, 영업이익은 67억원→105억원→310억원으로, 당기순이익 역시 28억원→64억원→167억원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폴리에스테르 부문의 글로벌 수요부진과 원재료 가격상승 등 요인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급락했다. 여기에 SK케미칼 자회사 ‘이니츠’의 끝모를 대규모 적자도 한몫했다.

SK케미칼과 일본 테이진이 66:34 비율로 출자한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일종인 PPS(Polyphenylene Sulfide)의 생산을 맡고 있는 이니츠는, 2024년까지 35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었으나 2012년 출범 이후 2017년까지 5년간 누적 영업손실 746억원을 기록했다.

이니츠는 SK케미칼로부터 총 10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 지원을 받고도 실적 회복을 하지 못해 전체 매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흐름을 읽지 못한 것이 패착이었다. SK케미칼의 플라스틱 기초소재 매출 비중은 77%에 달하는데, 이에 SK케미칼은 이니츠를 설립해 플라스틱 사업에 집중하고자 했으나 플라스틱이 국제적 환경문제로 대두되면서 점차 환영받지 못하는 사업으로 변해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이 폐플라스틱 수입을 중단하고, 유럽연합과 우리나라 역시 플라스틱 사용 규제를 강화해가는 상황에서 SK케미칼은 기존 제약바이오 부문을 강화하는 한편,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 등 신사업을 통해 이니츠와 동반성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SK케미칼 역시 2019년의 컨셉을 ‘친환경’으로 삼고, 주력 사업 중 하나인 화학사업을 ‘그린 케미칼(바이오 디젤 및 코폴리에스테르)’로, 또다른 주력 사업인 바이오사업을 ‘라이프 사이언스(백신 제조)’로 정하고 반등을 모색하고자 했으나, 뜻밖의 잡음이 발목을 잡게 됐다.

◆ SK케미칼 계열 오너 일가 최영근씨 마약 적발, 그룹 전반 악영향

지난 2일 인천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SK그룹 장손인 최영근씨에 대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씨는 경찰 수사에서 “구입한 대마는 주로 집에서 피웠다”면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 상태다.

최씨는 지난해 3월부터 5월 사이 마약 공급책 이모(27)씨로부터 15차례 고농축 대마 액상을 구매해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신원 불상의 판매책으로부터 대마도 3차례 구매·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이씨를 구속수사 하던 중 최씨와 관련된 진술을 확보, 1일 오후 1시30분경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한 회사에서 검거했다.

최씨가 구매한 마약은 대마 성분을 농축해 만든 카트리지 형태로 대마 특유의 냄새가 적어 흡연시 주변의 시선을 피하기 쉬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 최씨의 양성 반응을 확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정을 의뢰했다.

최씨에게 마약을 판매한 이씨는 휴대전화 메신저 ‘텔레그렘’을 통해 신원 불상의 판매책으로부터 대마를 공급받은 뒤 최씨가 계좌로 돈을 송금하면 이를 택배로 보내왔다. 경찰은 신원 불상의 마약 판매책을 찾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최씨의 이러한 논란은 SK그룹 전반에 악영향을 준다. 그 중에서도 SK케미칼에는 여러모로 치명적이다. 최씨의 아버지가 고(故)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인데다가, 최씨가 SK케미칼과 연관된 업무를 담당하거나 직·간접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최씨는 2017년 말 SK케미칼이 SK디스커버리(지주회사)와 SK케미칼(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기 전인 2014년부터 SK디스커버리(전 SK케미칼) 경영지원실에서 업무를 맡고 있었다. 지난해 초까지 SK케미칼 지분 1.46%를 보유하고 있다가 삼촌뻘인 최태원 SK 회장, 최창원 부회장,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함께 보유주식을 매각하기도 했다.

최씨는 부동산개발 계열사 SK디앤디에서도 인사팀 매니저직을 겸해왔는데, SK디앤디의 최대주주는 SK가스(29.30%)이며, SK가스의 최대주주는 SK디스커버리(45.62%)다. 최씨는 SK디스커버리의 지분 3.42%를 보유해 직·간접적으로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최태원 그룹 회장이 친족들에게 증여한 SK그룹 주식 329만주(4.68%) 중 35만3518주(0.50%)도 보유하고 있는 최씨는, 이번 마약 사태로 인해 ‘그룹 창업주 장손’ 타이틀에 걸맞는 품격 대신 그룹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게 됐다.

◆ 가습기 살균제 논란 재점화, 사장·부사장 모두 재판 리스크

SK케미칼은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재수사하는 검찰에 의해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과정에서 유해성 연구 자료를 보관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은폐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수년간의 수사와 재수사를 거듭한 끝에 검찰은 SK케미칼을 정조준하기에 이르렀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권순정)는 지난달 25일 원료 공급업체인 SK케미칼(당시 SK디스커버리)의 김철 사장을 소환조사한 데 이어 박철 부사장을 증거인멸 혐의로 지난 1일 구속기소 했다.

이번 수사는 지난해 11월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습기넷)가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김철 사장, 안용찬 애경산업 전 대표 등 14명을 검찰에 고발한 데 따른 것으로, 가습기넷은 “앞서 옥시는 독성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과실치사·치상 혐의로 유죄를 받았는데, 정부가 사실상 가습기 살균제 원료인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을 독성물질로 규정하면서 SK케미칼과 제품 판매업체 애경산업을 형사처벌 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며 재수사를 촉구해왔다.

옥시 판결 당시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은 2012~2013년 질병관리본부 독성실험 결과 해당 원료와 피해의 인과관계가 확정되지 않아 처벌을 면했으나, 환경부가 CMIT·MIT 흡입독성에 관한 동물실험 및 유해성 입증 조사 결과를 검찰에 제출하면서 수사가 재개됐다.

특히 이번 SK케미칼의 주요 경영진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된 데에는 SK케미칼의 전신인 유공이 국내 최초로 가습기 살균제를 개발했던 1994년 10월 진행한 유해성 실험 결과, 인체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자료가 삭제된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SK케미칼은 그동안 서울대 수의대 이영순 교수팀에 의뢰한 흡입독성 실험에서 안전성을 확인하고 제품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국정감사 등에서 자료요구가 빗발치자 “자료가 남아있지 않다”고 말하거나, 실험 내용이 아닌 ‘1994년 서울대 연구목록’만 제출하는 등 미심쩍은 행동으로 인해 검찰이 고의 은폐로 판단 후 수사를 진행해왔다.

검찰은 최근 압수수색에서 이 교수의 실험 자료 일부를 입수, 1994년 실험된 방법 역시 해당 가습기 살균제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부족했던 것으로 확인했으며, 유해성 이 명시된 보고서는 1995년 나왔지만 유공은 이미 1994년 말부터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해 판매한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판매뿐만 아니라 제조에도 관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애경산업 전직 임원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를 검토하는 한편, 허위자료 제출로 조사방해행위를 한 SK케미칼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재를 요청할 방침이다. 표시광고법상 허위 자료 제출은 최대 1억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지난 2011년 사태 발생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환경부에 의해 폐질환 468명, 태아피해 27명, 천식 피해 316명 등 총 798명(질환별 중복인정자 제외)이 피해인정인으로 지정됐다. 잠정 피해자 또는 아직 인정받지 못한 예비 피해자들의 수가 전국 단위로 무수히 많을 것으로 추정돼 여파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약 8년 동안 전 국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며 관심을 받아온 사건인 만큼 SK케미칼의 이번 증거인멸 혐의는 기업 이미지 훼손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김철 사장과 박철 부사장이 재판에 회부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심각한 경영리스크를 맞게 된 SK케미칼은 실적 회복을 해야 하는, 갈 길이 먼 상황에서 리더 부재로 방향마저 잃게 될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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