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일 현대엠파트너스 회장(왼쪽)과 그의 장남 정현선 현대기술투자 상무(오른쪽)/사진=각 사 홈페이지 캡쳐

[뉴스락] 대마 구입·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정몽일 현대엠파트너스(구 현대기업금융) 회장의 장남 정현선씨(30, 현대기술투자 상무)가 경찰에 적발된 가운데, 정몽일 회장의 차녀 정문이(28)씨 역시 앞서 2012년 마약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바 있어 정 회장의 자녀관리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지난 2일 정현선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현재 해외 체류 중인 정현선씨는 귀국하는 대로 경찰 조사를 받을 계획이다.

경찰은 마약 공급책인 이모(27)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SK그룹 장손 최영근씨와 현대그룹 3세 정현선씨가 마약을 공급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이 구매한 대마는 일반적인 대마가 아닌 대마 성분을 농축해 만든 카트리지 형태로, 대마 특유의 냄새가 적어 흡연시 주변의 시선을 피하기 쉬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현선씨뿐만 아니라 여동생 정문이씨도 과거 마약 투여 사실이 적발됐던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정몽일 회장 일가를 향한 여론의 시선이 따갑다.

문이씨는 지난 2012년 8월말 서울 성북동 골목길 주택가 골목길에 세워둔 차 안에서 한 남성으로부터 대마초를 전해 받고 함께 피운 혐의가 적발돼 불구속 기소됐다.

문이씨는 이듬해인 2013년 4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았다. 당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기도 했다.

한편, 정현선씨는 현재 정몽일 회장이 회장직으로 있는 현대엠파트너스의 종속기업 현대기술투자에서 상무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故정)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8남인 정몽일 회장은 2016년 현대중공업그룹에서 현대기업금융과 현대기술투자를 독립시켰다. 이후 현대기업금융의 사명을 현대엠파트너스로 변경한 뒤 현대기술투자를 종속기업으로 흡수했다.

정몽일 회장은 경영컨설팅회사인 현대미래로를 설립해 지주사격으로 운영하며 ‘현대미래로→현대엠파트너스→현대기술투자’로 이어지는 출자고리를 완성시켰다. 실제로 현대엠파트너스의 최대주주는 현대미래로(31.03%)이며, 정몽일 회장은 현대미래로의 최대주주(37.26%)에 자리하면서 직·간접적으로 모든 관계사들을 지배하고 있다.

현대엠파트너스는 현대미래로 외에도 현대중공업(9.93%), 현대건설(9.29%), HDC현대산업개발(9.29%), 현대캐피탈(9.29%), 만도(8.85%), 현대A&I(8.20%), KCC(8.17%), 현대해상화재보험(5.95%) 등 ‘범현대가’에서 고루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독립경영을 하고 있지만 정몽일 회장의 경영이 사실상 현대그룹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두 자녀의 마약 혐의 적발로 ‘현대’의 이미지가 손상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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