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현터널을 지나는 SRT(수서고속철도) 모습/사진=국토교통부 제공

[뉴스락] 부실시공 논란이 일고 있는 율현터널의 시공사 삼성물산이 정의당 공정경제민생본부로부터 고발당했다.

8일 정의당 공정경제민생본부에 따르면 이들은 동탄역 율현터널 부실시공의 책임을 물기 위해 발주처 철도시설공단의 책임자를 직무유기로, 시공사 삼성물산과 감리회사 관계자들을 각각 공사품질 관리·건설사업관리 등 시행 위반 혐의로 지난달 27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앞서 정의당은 지난달 4일 율현터널 부실시공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율현터널 좌굴현상(기둥이 압력으로 휘어지는 현상)과 파괴현상에 대한 관계부처·관계사들의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율현터널은 총연장 52.3㎞로, 시속 300㎞ 이상 고속철도 터널로는 세계 최장터널로 꼽히며 총사업비만 3조1197억원이 소요됐다.

이러한 율현터널 내 3개 기둥에서 좌굴이 발생했으며, 2개 기둥에서는 파괴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균열관리대장에 따르면 중앙기둥의 균열 현상은 최근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 측은 콘크리트 타설과 철근 배근의 문제를 주원인으로 꼽고 있다. 또한 율현터널이 인접한 신갈단층이 연약지반이어서 이것이 중앙기둥 좌굴 등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당시 증언을 한 곽상운 지스톤엔지니어링 대표는 “중앙기둥 높이는 약 12m인데, 설계강도 27MPa의 콘크리트 타설을 한 번에 하면서 철근으로 인해 복잡해진 좁은 거푸집에 콘크리트를 채우는 것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유동성이 좋은 콘트리트를 사용한 것 같은데, 이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곽 대표는 “유동성은 물의 양을 늘리거나 ‘유동화제’라는 약품을 투입하는 방법이 있는데, 어느 방법도 일정 한계를 넘어서면 견고함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한다”면서 “현장에서도 균열 및 파괴현상이 심하게 나타났고, 정의당이 철도시설공단에 요청한 자료에서도 중앙기둥에 사용된 콘크리트 정보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곽 대표는 이어 “율현터널 구간의 신갈단층이 연악지반이라 구간마다 두께가 다른 철근을 배열하고 연약지반 영향을 늘 검토해야 하지만, 이번 공사에서는 그러한 부분이 생략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3월초 정의당 공정경제민생본부가 공개한 율현터널공사 콘크리트 부실 및 기둥 균열 발생 모습/사진=정의당 공정경제민생본부 제공

정의당은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보강 및 정밀진단을 요구했으나 진행이 되지 않아 고발장을 접수하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2015년 기둥 하나에서 콘크리트 탈락 현상이 발생했는데, 연약지반이 문제라는 전문가 소견에 따라 이를 보강했다”면서 “이후 제보자가 이것을 정의당에 제보해 지난 1월 정의당 공정경제민생본부에서 현장에 방문하고, 자료를 요구해 제공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어 “주기적으로 안전검사도 해왔고 지금은 전혀 문제가 없는데, 아마 책임에 대한 부분을 좀 더 확실히 하려고 검찰 고발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조명이 되면 불안감이 조성되기 때문에 당사는 점검 결과에 따라 터널 구조 안전성에 이상이 없음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의당측 입장은 다르다. 이혁재 정의당 공정경제민생본부 집행위원장은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삼성물산에 그동안 네 차례 자료요청을 해서 자료를 받았는데, 좌굴 현상에 대한 설명, 콘크리트 배합 비율 등 정작 중요한 내용은 빠졌다”면서 “이것에 대한 설명을 요구해도 답변도 없어 아직도 사안에 대한 원인 파악이 안 됐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국토교통부에 정밀안전진단을 요청해 조만간 할 계획으로 알고 있는데,이는 공공기관 역시 해당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대변하는 부분”이라며 “우리는 행정조치를 통해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종 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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