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점포 이미지/사진=코리아세븐 홈페이지 캡쳐

[뉴스락] 편의점 브랜드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롯데그룹 계열사 코리아세븐이 신입사원 등 직원들을 대상으로 초과 근무, 제품 강매 등 부당업무지시와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코리아세븐은 이미 한 달 전 유사 문제점이 지적됐을 당시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7년 코리아세븐에 입사했다가 약 1년 만에 퇴사한 A씨는 코리아세븐 입사자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통해 “세븐일레븐에서는 신입사원을 포함한 영업직 직원들에게 자비로 ‘특성화 제품’을 사들이게끔 하는 관행이 구조화돼 있다”고 폭로했다.

특성화 제품은 본사 기획으로 출시된 군고구마, 호빵, 어묵 등 식품으로 빨리 소진돼야 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A씨는 특성화 제품 미소진시 이를 강매해야 하는 관행은 본사 직원들이 근무하는 직영점을 중심으로 자행돼왔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직영점은 주로 위치가 좋아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점포들로 이뤄져 있어 가맹본사의 관리가 더 철저한데, 이곳에서 특성화 제품이 목표만큼 팔리지 않을 경우 코리아세븐 측에서 점장 또는 사원들에게 ‘실적 달성 전까지 집에 못 간다’, ‘어떻게든 하라’는 식으로 압박을 가했다”면서 “대부분 입사자가 이 같은 구매 압박을 받았고 나도 한 달 평균 10만원 정도는 특성화 제품을 구매해야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코리아세븐이 직영점 직원들뿐만 아니라 가맹점주들에게도 특정 주력 제품을 구매치를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통상 도시락, 샌드위치 등 유통기한이 짧은 ‘프레시 푸드 스토어(FFS)’ 제품은 가맹점주가 그날그날의 판매량을 보고 주문량을 정하는데, 전기에 비해 주문이 줄어들면 사원들을 시켜 점주들에게 ‘더 넣으라’는 압박을 해야 했다는 것이다.

A씨는 이외에도 코리아세븐 본사 아르바이트생이 갑자기 그만 둘 때 공백을 신입사원들이 메꿨는데, 이 때 발생하는 초과 근무에 대한 대체휴일, 초과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강매 등 조치가 이뤄진 것은 아니며, 임원 및 간부 사원을 대상으로 조직문화 관리 사례 교육을 실시하고 현장 직원을 대상으로 정기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내용이 사실이라면 엄연히 부당업무지시·수당미지급 등 위법 사항에 해당한다”면서 “교육이나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 아니라 본사 차원의 대대적인 내부 점검 및 적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약 한 달 전에 유사 사례가 발생했을 당시에도 코리아세븐 측은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한 달 뒤에도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롯데그룹의 직원 처우를 고발합니다’란 제목으로 청원 글이 게재된 바 있다.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코리아세븐 갑질 의혹 제기 글/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작성자는 코리아세븐에 대해 “52시간 근무제를 위해 18시 이후 회사 컴퓨터가 종료되는 시스템이 있지만 이를 지운 뒤 업무를 강요받고 있다”, “직영점 직원들에게 미소진된 제품의 강매 압박을 주거나 가맹점주들에게 부담을 주는 이벤트 및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등의 내용을 폭로했다.

또, 점포 수 유지를 위해 가맹점주와의 계약이 종료된 후에도 폐점과 휴점을 하지 않고 본사 직원을 배치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코리아세븐은 이 같은 폭로에 대해 “도시락 할당, 제품 강매 등에 대한 부분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계약이 종료된 점포에 본사 직원을 투입하거나 직원들의 초과업무를 강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을 확인한 뒤 개선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지만, 약 한 달 뒤인 현 시점에도 달라진 사실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제품 강매 등 일부 주장은 절대 사실과 다르다”면서 “다만 부당업무지시 등에 대해 지난달 국민청원이 올라온 이후 회사 차원에서 제도를 마련하는 등 굉장히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하고 복지정책을 신설하는 등 조직문화 개선에 총력을 다하고 있으며, 이러한 시스템들이 당장 성과를 내는 것은 어렵지만 앞서 불거졌던 논란과 앞으로 있을 불합리한 일들에 대한 사실확인 및 개선을 확실히 시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코리아세븐의 저조한 수익구조가 직원들의 매출 강요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일 코리아세븐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조9309억원을 올리는 동안 영업이익은 429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09%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영업이익률 1.12%보다 낮은 수치이며, 지난 2014년부터 5년 연속 영업이익률 1%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편의점 사업 특성상 저수익 매장에 본사의 지원이 많이 들어가면서도, 막상 동종업계 경쟁으로 인해 점포 수를 줄이는 것은 어려운 상황에서 매출에 대한 압박이 직원과 가맹점주들에게 전가된다는 것이다.

또, 경쟁사 GS리테일, BGF리테일은 각각 GS네트웍스, BGF로지스 등 물류 전문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세븐일레븐은 물류 유통을 외주에 맡기는 구조여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쉽게 증가되기 어렵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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