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사진=뉴스락 DB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사진=뉴스락 DB

[뉴스락] 웅진코웨이를 품에 안고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자 했던 윤석금 웅진 회장이 결국 웅진코웨이를 다시 놔줘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를 인수종결 세 달 만에 다시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매각지분은 그룹 모회사 웅진씽크빅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25.05%이며, 매각자문사로 한국투자증권을 택했다.

창업주 윤석금 회장은 1989년 코웨이를 설립하고 정수기 렌탈 서비스를 통해 25년간 업계 1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2013년 1월, 그룹 위기로 인해 중추 역할을 해온 웅진코웨이를 사모펀드 MBK에 매각하게 됐다.

창업 초기 회사이자 자식 같은 회사였던 코웨이를 떠나보낸 윤 회장의 마음이 편치 않았을 터. 매각 5년 7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윤 회장은 코웨이 지분 22.17%를 약 1조6800억원에 매입한다고 발표하고, 올해 3월 인수계약 절차를 종결했다.

윤 회장은 코웨이를 되찾아오던 지난해 10월 “실패한 기업도 다시 일어나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웅진코웨이와 웅진씽크빅의 방판 사업간 시너지를 발휘해 현금창출능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문제는 웅진코웨이 인수 직후 터진 웅진에너지의 리스크였다. 태양광사업을 영위하던 계열사 웅진에너지가 업계 불황 등 이유로 감사의견 거절을 받고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태양광사업은 웅진의 ‘아픈 손가락’이다. 웅진은 2006년 새 먹거리 산업으로 태양광사업을 선정하고 웅진에너지와 웅진폴리실리콘을 설립했지만 적자가 확대돼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이때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각한 계열사 중 하나가 웅진코웨이다. 태양광사업 적자로 웅진코웨이를 매각한 뒤 재무 안정성을 확보해 지난해 다시 웅진코웨이를 찾아왔으나, 또다시 태양광사업이 발목을 잡아 재매각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와 동시에 지주사 ㈜웅진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안정적)에서 BBB-(하향검토)로 하락하면서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속한 BBB- 시장은 각종 회계감사 이슈 등으로 위축된 상황이다.

악재가 거듭되자 웅진은 향후 그룹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 위기발생 이전에 선제적 조치 개념으로 웅진코웨이를 매각하고 부채 정리에 나섰다.

웅진 측은 “렌탈시장 원조이자 회사 내 상징성이 가장 큰 웅진코웨이의 재매각에 대해 깊게 고민했으나,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고 그룹이 피해를 받지 않는 방안으로 1년 내 웅진코웨이 매각을 결정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향후 계획에 대해 웅진 측은 “우선 웅진코웨이 매각으로 모든 부채를 정리한 후 북센, 웅진플레이도시 매각을 통해 추가 현금을 확보해 웅진씽크빅을 중심으로 안정적 경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 공간 등 전반적인 부분에 있어 최근에는 소유의 개념보다 공유의 개념이 더 커졌다”면서 “이로 인해 렌탈시장의 성장성이 기대되는 만큼, 지난해 웅진이 보유했던 우선 매수권으로 인해 코웨이 인수의지를 피력하지 못했던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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