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특별기획] 혼돈의 부동산 시장...영호남 대표건설사들, 수도권 진출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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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특별기획] 혼돈의 부동산 시장...영호남 대표건설사들, 수도권 진출 속내는
‘사세 확장’ 서울로 모여드는 호남·영남 대표 건설사들
건설사 수도권 쏠림 현상, 불균형·양극화 초래
정부 차원에서 전국 주택시장 균등성장 방안 모색해야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9.06.30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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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문재인 정권 3년차 각종 부동산 관련 개정안과 규제로 국내 주택 및 부동산거래시장은 다소 수축된 상태다.

건설사 입장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상황. 10대 대형건설사들은 해외 혹은 국내로 타깃을 구체적으로 선정해 집중 공략하는 추세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역을 기반으로 둔 중견건설사에게서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수도권과 지방 사이 양극화가 심화된 부동산시장에서 위기의식을 느낀 지역 기반 건설사들이 최근 수도권으로 영역을 확장하거나 거점을 옮기는 등 ‘상경(上京)’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고 있다.

<뉴스락>은 최근 급성장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호남 대표 건설사 3인방과 영남 대표 건설사 3인방의 행보 및 ‘상경기’를 조명해봤다.

사진=각사 제공
사진=각사 제공

◆ ‘급성장’, 대형건설사 위협하는 호남 3인방 ‘호반·중흥·우미’

호남 건설사 중 단연 두각을 나타내는 건설사는 호반건설이다. 1989년 김상열 회장(창업주)이 전라남도 광주에서 시작한 호반건설은 지난해 건설사 시공능력순위 16위(호반건설, 평가액 1조7859억원)와 13위(계열사 호반, 2조1619억원)를 차지하며 명실상부 중견 이상의 규모로 성장했다.

2018년 4월 공시 기준 42개 계열사를 통해 총 8조원대 자산을 보유하면서 민간기업 기준 재계 순위 44위에 안착했다.

호반건설은 일찌감치 2005년 서울 강남구 역삼동으로 본사를 이전하고 수도권 공략에 나섰다. ‘개봉 5구역 주택 재건축’, ‘자양 12구역 지역주택조합 사업’ 등 지난해 총 6개 사업장에서 수도권 시공권을 따냈다.

특히 지난해 호반건설 전체 수주 사업장 중 80% 이상이 서울·경기권이어서 대형건설사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수도권 시공권 경쟁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됐다. 최근 포스코가 보유한 서울신문 지분 19.4%를 인수하며 수도권 정착에 한 발 더 나서고 있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기준 59위를 기록한 중흥건설은 계열사 중흥토건을 22위에 올려놓으며 중견건설사 반열에 올랐다.

전라남도 광주광역시에서 1983년 금남주택으로 시작한 중흥건설은 세종시가 지어지던 시기에 수많은 아파트 시공을 맡으며 급성장했다. 2012년부터 2016년 사이 세종시에서만 12개 단지, 총 1만3000가구에 이르는 아파트를 공급, 전 물량이 분양완료돼 호조를 누렸다.

그 덕에 지난 2015년 자산 5조원 이상 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중흥건설과 중흥토건 등을 포함한 중흥그룹은 지난해 자산총액 9조5000억원으로 재계 순위 34위다.

가파른 상승세로 2017년 말 서울 강남구 역삼역 인근에 서울 지사를 개소하고 본격적으로 수도권 공략에 나섰다. 중흥건설은 ‘중흥S-클래스’ 브랜드를 앞세워 수도권에서도 올해 강남4구를 포함해 1만3000가구 공급이 예정돼 있다. 중흥건설의 올해 공급 물량 중 78%에 달하는 수치다.

중흥건설 역시 지역 언론사 남도일보 외에 지난 5월 헤럴드경제·코리아헤럴드를 발간하는 ㈜헤럴드의 지분 47.8%를 사들여 대주주로 자리 잡으면서 수도권 거점의 영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1991년 전라남도 광주광역시 북구 중흥동에서 시작해 전남 장성군에서 성장한 우미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순위 42위(평가액 1조214억원)로 50위권에 진입했다.

지난해 매출액 1조243억원, 영업이익 1642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대비 43.7%, 37.6% 증가했다. 회사 설립 이후 최초로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우미건설 역시 2002년 경기 수원시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수도권 공략에 나섰다. 현재 우미건설의 본사는 경기 성남시로 다시 이전된 상태다.

우미건설은 올해 8400여가구의 공급 계획을 갖고 있는데, 이 중 5953가구가 수도권 물량에 집중돼 있다. 올해 수도권 예상 물량이 지난 2014년 우미건설의 전국 물량 4354가구보다 많은 수치다.

◆ 영남 대표 3인방 ‘협성·동일·라온’…중·대형 건설사 맹추격

호남 대표 건설사 3인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영남 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대표 건설사들 역시 수도권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1989년 부산광역시에 설립된 협성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 1조311억원으로 40위에 기록, 2017년 대비 4계단 상승했다.

‘협성휴포레’라는 브랜드로 부산지역 내 입지를 다진 협성건설은 지난해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옛 한국광물자원공사 부지에 들어선 복합단지 ‘동작 협성휴포레 시그니처’를 전 평형 1순위 마감, 최고 4.83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분양 마감했다.

협성건설의 첫 서울 도심 진출 프로젝트였음에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협성건설은 10년 동안 사업자를 찾지 못해 표류 중이던 영상산업 기반 산업단지 조성사업 ‘김포 한강시네폴리스’ 사업자로 선정돼 내년 초부터 기반공사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2017년까지 매출액 1조159억원, 영업이익 2114억원을 기록하며 ‘1조 클럽’의 명맥을 유지해왔던 협성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5304억원, 영업이익 1064억원으로 수익이 반토막 났다.

부동산 규제 등 각종 원인에 따라 수도권과 지방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기 때문인데, 협성건설은 중장기적 관점으로 뒤늦게나마 수도권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남권 건설사 중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부산 거점의 ㈜동일은 경기권 위주로 수도권 공략에 차근차근 나서는 추세다.

동일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 2774억원을 기록하며 시공능력순위 99위를 기록했다. 계열사 ㈜동일스위트는 평가액 3089억원을 기록하며 88위에 자리 잡았다.

동일스위트는 지난해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 일대에 고양 삼송 동일스위트 2차 아파트 분양을 마치며 1차 아파트(968세대)와 함께 총 1802세대 대단지를 조성했다. 바로 인근에 고양 원흥 동일스위트(1257세대) 입주까지 지난해 완료하며 입지를 다져나갔다.

김포시에는 김포한강신도시 동일스위트 더파크(1732세대)를 조성해 분양에 나섰지만 1000세대 가량 미분양이 발생, 잔여세대 추가 분양을 실시해 지난해 완판에 성공했다.

경북도청신도시 동일스위트 등 아직까지 지역에 무게를 싣고 있는 동일이지만, 매출 추이를 보면 캐시카우의 필요성으로 인해 결국 수도권의 문을 두드릴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동일은 지난해 매출액 1698억원, 영업이익 260억원을 기록했으며, 계열사 동일스위트는 지난해 매출액 1989억원, 영업이익 490억원을 기록했다.

동일은 지난 2016년 매출액 2323억원, 영업이익 582억원에서, 2017년 매출액 3247억원, 영업이익 669억원으로 성장했다가 지난해 주춤했다. 동일스위트 역시 2016년 매출액 3956억원, 영업이익 1188억원에서, 2017년 매출액 4836억원, 영업이익 1416억원으로 성장하는 듯했으나 지난해 주춤했다.

1986년 창업주 손천수 회장이 ‘서광’이라는 이름으로 경남 마산에서 시작한 라온건설은 2014년부터 전국 단위로 주택사업을 확장하면서 부산지사, 서울지사를 설립했다.

2017년까지 시공능력순위 200위권 밖이었지만 지난해 105위까지 성장하며 영남권 유력 건설사로 급부상했다. ‘라온프라이빗’이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용인, 이천, 남양주 등에서 수도권 주택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4474억원, 영업이익 10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2017년) 매출액 3842억원, 영업이익 219억원 대비 주춤했으나, 본격 성장세를 기록하기 전인 2013년 매출액 253억원, 영업이익 11억원과 비교하면 대폭 성장한 모양새다.

◆ 지역 건설사 상경(上京) 현상, 불균형·양극화 심화…해결 시급

면면으로 봤을 때 현재로썬 호남 지역 건설사가 영남 지역 건설사보다는 우위에 놓여있는 모습이나, 지역과 관계없이 서울로 상경해 수도권 물량 따내기 경쟁에 가세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러한 순위는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다.

그러나 건설사가 이러한 방식으로 몸집을 키우려 드는 사이 수도권과 지방 사이의 부동산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지난 한 해 집값은 0.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지역이 3.3% 상승한 것과는 반대되는 행보다.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올해 하반기 수도권 집값이 0.3%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방은 하반기 0.9% 하락이 예상돼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한정된 수도권 물량에 건설사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거나 다시 지방으로 회귀하는 현상도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선순환이라고 볼 순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결국 누군가는 손해를 보게 되는 ‘치킨 게임’이라는 것이다.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지역 기반 건설사의 수도권 진출은 리스크를 안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블루밍’ 브랜드로 유명했던 영남권 건설사 벽산건설은 사세를 수도권 등으로 확장하다 지난 2014년 파산을 맞게 됐다”면서 “이외에도 남광토건, 명지건설 등 규모를 확장하다 부채비율 증가로 사세가 수축된 사례도 존재해 수도권 진출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급성장하고 있는 지역 기반 건설사들의 부채비율은 꽤 높은 편에 속한다. 대표적으로 라온건설의 부채비율은 2013년 69.6%였으나 2014년 주택사업 확대를 선언한 뒤 194.5%까지 부채비율이 상승했다.

지난해는 436.3%로 전년 대비 38.2%p나 상승했다. 건설사 특성상 미래 수익에 대한 현재투자로 부채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사세 확장을 위한 무리한 부채비율임에는 틀림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분석이다.

하지만 지역 기반 건설사 입장에선 이러한 단점들을 인지하고도 수도권으로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지방 시장이 수요 자체가 적은데다가 원가 상승 등 요인으로 수익성도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근본적으로는 지방 인구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이기 때문에 복합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지만, 지역할당제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등 지역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지원 역시 미흡해 건설사들이 투자를 꺼려하는 점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역 특성을 감안하지 못한 정책도 또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영산대 부동산대학원 서정렬 교수는 지난 20일 ‘2019 주택금융 콘퍼런스’에서 “8.2 대책과 9.13 대책으로 수도권 주택시장은 안정세라는 평가가 있으나 수도권 위주 규제 대책으로 지방은 하락 장세가 형성돼 역차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이어 “서울·수도권과 이외 지역에 대한 규제 및 대책을 차별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며, 정부 차원의 디테일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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