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리코, ‘여직원 서빙, 장기자랑 강요’ 등 갑질 논란…노조 규탄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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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리코, ‘여직원 서빙, 장기자랑 강요’ 등 갑질 논란…노조 규탄 집회
승진 차별, 장기자랑 강요, 부당업무지시 등 의혹 제기…‘갑질의 온상’
노조 “노조 인정하고 사내문화 개선하라” 규탄 시위 열어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9.07.11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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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사무용 복사기 등 OA 전문제조업체 신도리코가 노조 설립 방해 의혹에 이어 ‘직장 내 괴롭힘’ 등 갑질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노조가 전면에 나섰다.

11일 민주노총 서울지부 동부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신도리코 본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신도리코는 노조를 인정하고 사내 전근대적 군사조직문화를 개선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직장 내 괴롭힘 센터 설치를 위해 우석형 신도리코 회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신도리코 노동자들은 58년 무노조였던 신도리코 경영의 틀을 깨고 지난해 금속노조 서울지부 동부지역지회에 가입했다. 그러나 회사는 약 1년이라는 시간에도 불구하고 노조를 인정하지 않았다.

강성우 신도리코 노조 분회장은 “회사는 노조가 설립된 후 저를 포함한 한규훈 부분부회장 등에게 일감을 주지 않고 있고, 점심 식사도 주지 않고 있다”며 “합법적인 노조활동을 막겠다며 건물 입구를 봉쇄하거나, 비조합원을 동원해 노조 현수막을 떼고 보초를 서게 하는 등 갑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구체적인 사례를 들었다. 노조에 가입한 아산공장 방인식 부분회장은 지난 1월 최하고과를 받고 대폭 삭감된 성과급을 받았는데, 당시 직속 부서장은 ‘뺑뺑이’로 최하고과자를 선정한다는 답변을 했다고 한다.

또, 고졸 출신, 여성 직원은 대졸보다 직급이 높거나 근속년수가 많아도 급여가 더 적은 사례도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년차 평사원, 28년차 계장, 30년차 대리 등 고졸 출신 직원에게서 승진 차별이 존재한다고 강성우 분회장은 설명했다.

정당한 사유 없이 급작스럽게 부서이동이 되는 경우도 많았으며, 정시퇴근 미보장, 수당 없는 연장근무, 욕설, 부당업무지시 등 수많은 갑질이 존재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노조는 최근 제기가 된 여직원에 대한 차별과 부당대우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강성우 분회장은 “최근 언론을 통해 알려졌듯, 신도리코 내 여직원·고졸 출신 직원에 대한 차별이 여전하다”면서 “신도리코 경영진 및 관리자들은 노동자들에게 뭐든지 시켜도 된다고 착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8일 시장경제신문은 단독보도를 통해 신도리코의 여직원들이 외부 방문객에 대한 서빙을 당번제로 진행하거나 장기자랑을 강요받는 등 사내 갑질이 행해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보도에서는 회사 외부 방문객이 구내식당에 방문했을 때 임원과의 식사를 위해 사내 여직원이 반찬을 나르고 숟가락, 젓가락을 준비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문제는 이러한 부당업무가 당번제 리스트로 작성돼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신도리코 여직원들이 임직원, 방문객 식사를 서빙하는 모습(위), 여직원들이 서빙 순번을 정하기 위해 만든 당번리스트/사진=동부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 제공
신도리코 여직원들이 임직원, 방문객 식사를 서빙하는 모습(위), 여직원들이 서빙 순번을 정하기 위해 만든 당번리스트/사진=동부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 제공

우석형 회장이 지방공장을 방문할 땐 여직원들이 선정적인 춤 등 장기자랑을 억지로 해야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강성우 분회장은 “우 회장이 아산공장을 방문하면 나이에 관계없이 여직원들은 춤, 노래를 해야 했고, 남직원들 역시 차력쇼 등 하기 싫은 장기자랑을 강요받아 직원들끼리 싸우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도리코가 자사 블로그에 올린 홍보글에서는 ‘연말 행사 및 송년회에 어울리는 장기자랑 춤 추천’이라는 내용이 자주 등장한다. 댄싱곡이 주를 이룬 가운데 걸그룹의 음악이 유독 많다.

강성우 분회장은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라’는 식의 전근대적, 군사조직문화를 없애기 위해 우 회장과의 면담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출입문을 봉쇄하는 등 신도리코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건강한 조직문화를 위해 노조를 공동체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행복한 일터로 가기 위해 ‘직장 내 괴롭힘 신고센터’를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과 관련해 신도리코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우선 서빙을 당번제로 진행한 것은 외부 인사 응대를 위해 총무부 차원에서 다른 부서에 지원 요청을 한 것인데, 지금은 시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장기자랑에 대한 부분이 진행된 것은 맞고, 최근 사회적 흐름이나 분위기에 따라 문제의식을 느끼고 폐지됐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일련의 불합리한 업무배정 등 문제에 대해 회사도 인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나은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와의 교섭에 대해 신도리코 관계자는 “노조 측에선 회사가 교섭에 완전히 임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1년의 시간 동안 교섭에 임해왔던 것은 맞다”면서 “이번주만 해도 두 차례의 교섭 회의가 있었지만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았으며, 갈등 해소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관계자는 "정시퇴근 미보장, 수당 없는 연장근무 등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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