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에어컨 배관 누수 하자에 대한 늑장대응으로 비판을 받았던 시흥은계 한양수자인 아파트의 또다른 동에서 동일한 사유로 수 주째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0일 <뉴스락>을 통해 익명으로 피해 사실을 알린 제보자 A씨는 “저희 세대를 포함한 세로 라인 약 10세대가 에어컨 배관 누수로 인해 연쇄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최초로 해당 세대 라인에 누수 문제가 지적됐다는 시점은 7월 둘째 주. 이후 지난 19일 하자센터의 전화를 받고 누수를 확인해본 결과 A씨 자신의 세대 역시 벽면이 젖어있고 물이 고여있음을 확인하고 보수를 요청했다.

제보자 A씨 세대의 벽면 상태/사진=김재민 기자
제보자 A씨 세대의 벽면 상태, 벽면이 젖어있고 바닥에 물이 고여있다. 특히 젖은 벽면에 콘센트가 있어 2차 피해가 우려된다고 A씨는 말했다/사진=김재민 기자

그러나 하자 접수 다음 주인 7월 넷째 주(22일~26일) 동안 하자센터는 ‘원인을 알고 있으니 기다리라’는 말만 남겼다고 A씨는 설명했다. A씨는 “원인을 알고 있으니 기다리라는 말 외에 특별한 답변을 주지 않았고 그렇게 열흘 가까운 시간 동안 밤낮 없이 수건으로 바닥을 닦고 물을 막아내야 했다, 너무 답답했다”고 말했다.

누수 피해는 A씨 세대의 위·아래 세대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A씨의 윗집 거주자 B씨는 “벽면을 통해 물이 계속 새는 바람에 화장대까지 치워놓고 수건을 바꿔주며 불편하게 지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게 한 2주 지속됐는데 오늘(30일)에서야 원인 세대 공사를 시작한다고 하니 나머지 피해 세대는 언제 원 상태로 돌아오게 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제보자 A씨 윗집 세대의 벽면 상태도 A씨 세대와 유사하다/사진=김재민 기자
제보자 A씨 윗집 세대의 벽면 상태도 A씨 세대와 유사하다/사진=김재민 기자

하자센터, 시공사 등은 누수 원인으로 에어컨 설비 업체의 잘못된 설치를 꼽고 있다. 시스템에어컨(천장 설치)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기존 배관이 아닌 곳에 물 빠지는 호스를 잘못 설치했다는 것이다.

㈜한양 측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설비 업체 측에서도 과실을 인정했고 보수를 약속했으며 저희는 현황 관리만 하고 있다”면서 “보험사에서도 피해사실을 확인하는 등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세대뿐이 아닌 여러 세대, 다른 동에서 연쇄적인 누수 문제가 발생하자 배관 자체에 대한 전반적인 재점검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건축도시건설 행정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익명의 한 업계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설계 도면에 따라 물 빠지는 통로를 기존 배관에 맞게 연결하지 않았을 때 누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단순히 배관 설비 문제로 다수의 세대가 누수 피해를 겪었다는 점을 미루어볼 때, 배관 자체의 방수 역할이나 세대간 방수 부분이 잘 돼있는지 다시 점검해볼 필요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양 관계자는 “입주가 올해 1월이었기 때문에 에어컨 배관에 대한 실제 사용·확인은 현 시점이 처음”이라면서 “앞서 배관 통수점검에 대한 확인을 완료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양 관계자는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돼 피해를 본 세대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며, 향후 관리를 잘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