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윤동한(사진) 한국콜마 회장이 월례조회에서 한국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과 현 정권을 비난하고 일본 정권을 찬양하는 내용이 담긴 극우 성향의 유튜브 영상을 직원들에게 보여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선 한국콜마가 일본과 합작으로 설립됐고 일본콜마의 지분이 있어 의도적으로 해당 영상을 보여줬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직장인 익명 게시판 앱 ‘블라인드’의 한국콜마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린 A씨는 “지난 7일 진행된 8월 월례조회에서 윤동한 회장이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해 친일 성향을 가진 유튜버의 근거 없는 주장이 담긴 영상을 강제 시청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영상 속 극우 성향의 유튜버는 문재인 정부의 일본 대응책에 대해 비난하면서 “아베가 문재인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나 대단한 지도자”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특히 해당 유튜버는 한일 관계 악화로 인해 우려되는 국가 재정난 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베네수엘라의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고 곧 우리나라도 그 꼴에 날 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여성에 대한 극단적인 비하를 하기도 했다.
A씨는 “영상을 다 시청한 후 윤 회장이 ‘영상 내용에 대해 각자 생각해보라’고 말했다”면서 “요즘 같은 시국(한일 경제 대립)에 꼭 저렇게 극우 성향의 영상으로 설명을 해야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A씨 외에도 일부 한국콜마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해당 영상을 강제로 시청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국콜마 측은 “해당 유튜버와 같은 극단적이고 편향적인 대응을 자제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튼 영상”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여러 방송사에서 반일운동과 관련된 중립성을 언급하는 뉴스가 보도된 만큼 굳이 근거 없는 극단적 비방이 담긴 영상을 자료로 활용해야 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 같은 여론으로 인해 현재 한국콜마 홈페이지는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
일각에서는 한국콜마가 일본콜마와 합작 설립된 회사인데다가 일본콜마의 지분도 있어 의도적으로 이 같은 영상을 틀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동시에 한국콜마를 ‘No Japan 불매운동’ 리스트에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국콜마는 창업주 윤동한 회장이 1990년 일본콜마를 직접 찾아가 합작회사를 설립하자고 제의해 설립된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일본콜마 출신의 3명의 일본인 임원이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며, 일본콜마가 한국콜마의 지분 12.43%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콜마는 한국콜마의 모회사 격인 한국콜마홀딩스의 지분도 7.46% 보유하고 있어 일본과 인연이 깊다고 볼 수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한국콜마는 9일 오전 공식 입장 전문을 내고 사과의 말을 전했다.
한국콜마는 입장문에서 “8월 월례조회에서 한일 관계 악화 및 현 위기상황을 강조하며 새로운 각오로 위기에 대응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일부 편향된 영상을 보여주면서 감정적으로 대응해선 안 되고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내용을 전달하고자 했는데 이것이 잘못 전달됐다”고 말했다.
한국콜마는 이어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언급은 당사 차원에서 전혀 없었으며, 윤 회장은 일본으로 유출된 우리 문화유산 ‘수월관음도’를 25억원에 구입해 국립박물관에 기증하고 이순신 학교를 세우는 등 나라사랑과 역사의식을 직접 실천하는 기업인”이라면서 “뜻하지 않은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한 말씀 전하며, 윤 회장 및 임직원 일동은 조금 더 겸손한 마음으로 고객 분들에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회사가 신사옥으로 이사를 한지 이틀이 된 때였는데, 대외적 환경이 좋지 않은 만큼 역사의식을 정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의도로 회장님이 준비하셨다”면서 “회장님께서 영상 시청 전후로 ‘이것은 회사나 개인의 입장이 아니며, 편향적이고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 위기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 튼 영상’이라고 설명하셨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저(관계자) 역시 자리에 참석해 설명을 들으며 관련 내용을 이해했는데,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영상이 자극적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오해를 부른 듯하다”면서 “이후 회장님께서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사내 게시판을 통해 전 직원에게 사과 메시지를 전달하셨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