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팩트오픈] 국민연금, 농심 '준대기업지정' 지정 앞두고 지분 늘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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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팩트오픈] 국민연금, 농심 '준대기업지정' 지정 앞두고 지분 늘리는 이유는?
  • 최진호 기자
  • 승인 2019.10.11 0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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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본사/사진=김재민 기자
농심 본사/사진=뉴스락DB

[뉴스락] 국민연금공단이 농심의 ‘준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앞두고 지분을 늘리면서 그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4일 국민연금은 농심이 유산증자를 결정함에 따라 보유한 농심 지분을 11.4%에서 12.4%로 늘렸다.

국민연금은 현재 농심의 2대 주주다. 그런 국민연금이 ‘준대기업집단’ 지정을 앞둔 농심 지분을 늘린 것과 관련해 재계 일각에서는 국민연금과 사정당국이 합심해 농심 경영권에 참여하고 내부거래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농심이 준대기업집단지정 조건(자산총액 5조원)에 충족되면 농심은 현재 보유중인 율촌화학, 농심미분 등 상장·비상장 계열사 경영사항 뿐만 아니라 계열사간 거래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공시해야 한다.

문제는 과거부터 농심이 그룹 내 계열사간 높은 거래율로 인해 공정위 등 사정당국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주목받아왔다는 점이다.

농심은 지주사인 ‘농심홀딩스’의 경우 신 회장의 장남 신동원 부회장이 42.9%, 차남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이 13.1%를 보유해 친인척 등 특수관계자 지분이 66.5%, 농심의 상장사 ‘율촌화학’은 신 회장 지분 13.5%, 신동윤 부회장의 13.9%와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포함하면 오너 일가가 33%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다.

또, 율촌화학은 지난해 말 공시 기준 총 매출액 4830억원 중 특수관계자(농심 등)를 통해 매출액 172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37%에 달하는 내부거래율이다.

공정거래법상 총수 일가 지분이 30%, 비상장사 20% 이상인 대기업 계열사 중 내부 거래액이 연간 200억원을 넘거나 연 매출액의 12%가 넘는 경우 내부거래 규제대상에 속한다.

농심으로선 공정위의 ‘준대기업집단’ 지정, 국민연금의 지분확대가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이보다 한참 앞서 과거 국민연금은 기관투자자로서 기업에 대한 지분을 계속 늘려 왔으나 경영권 행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며 국민들로부터 비판받았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그동안 기업 혹은 사주 일가에 유리한 거수기 역할만 해왔다.

외부 감시자로서 부적격한 사외이사가 후보로 나와도 프리패스로 선임되는 등 주주로서 의결권 행사를 지켜보기만 했던 것이다. 중립은 고사하고 찬성표가 대부분이었다.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내역’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국민연금은 767차례 주주총회에 참석해 2826건의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했는데, 이중 찬성 2452건(86.8%) 반대는 367(13%)에 불과했다. 기권은 7건(0.2%)이었다.

경영권 행사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커지자 국민연금은 지난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해 국민 자산을 좀 더 책임 있고 투명하게 관리하고 기업과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 하겠다고 밝혔다. 

스튜어드십 도입 1년이 지나면서 실제 그 말이 현실화 돼고 있다. 지난 3월 국민연금은 처음으로 대한한공 사내이사 조양호 회장의 선임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해 2.5%차이로 조양호 회장을 끌어내렸다. 당시 대한한공 조양호 회장은 270억 규모의 횡령 및 배임 혐의와 기내 면세품 사이 중개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으며 국민들의 비판을 받고 있었다.

또, 국민연금은 조양호 회장 선임 반대에 이어 농심 주주총회에서 신병일 전 삼정KPMG회계법인 품질관리실장의 사외이사 선임에도 반대표를 행사했다.

국민연금은 이에 대해 “(신병일씨는)계열회사 농심기획 외부감사인의 최근 5년이내 상근 임직원으로 이해관계에 따른 독립성 훼손이 우려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당시 국민연금은 농심 2대 주주(11.40%)임에도 불구하고, 농심 오너일가의 친인척 및 특수관계자 지분이 45.5%를 넘기 때문에 사외이사 선임을 저지하지 못했다. 사외이사 등 선임은 찬성표가 3분의 2이상(66.6%)을 넘으면 통과된다.

자료=전자공시시스템

농심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지분확대, 다가올 규제 가능성에 대해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농심이 아직 준대기업집단에 정식으로 등록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 위법을 행한 부분은 없고, 오너 일가 역시 사익편취를 하지 않았다”면서 “지분 및 지배구조에 대한 부분을 수년전부터 개선해나가기 위해 여러부분으로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의 일을 대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공단이 단순히 농심에 대한 경영권에만 참여를 확대하려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민연금은 지난 8일 KT 지분을 12.3%에서 13%로 늘리고 삼성SDI 지분을 9.9%에서 10.5%로, 이마트 지분을 10.4%에서 12%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농심을 비롯 대부분의 기업 지분확대에 대해 공시상 “단순추가취득”이라고 설명했지만 사정당국과 협업해 이미 공개돼있는 오너 일가의 지분, 내부거래율 등을 참고해 경영권 행사 및 규제에 나설 가능성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이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8월 2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업의 규모와 관계없이 위법행위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을 할 것”이라며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 실효성 있는 행태 교정에 주력하고 이를 위해 국세청 등 유관기관과 강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기업에 대한 영향력이 더 확대될 것임을 암시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농심 지분 확대와 관련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시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부분이라 말씀 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며 말을 아꼈다.

 

 

[뉴스락 사전] 스튜어드십 코드란?

서양에서 큰 저택이나 집안일을 맡아 보는 집사(스튜어드:stweard)처럼 기관들도 고객 재산을 선량하게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필요성에 의해 생겨난 용어다. 즉, 스튜어드십 코드는 주요 기관투자자가 주식을 보유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투자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해 주주와 기업의 이익을 추구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과 투명한 경영을 이끌어 내는 것이 목적이다.

영국에선 2010년 도입된 제도로 국내는 2016년 도입됐다. 최대 투자기관인 국민연금은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대주주의 전횡 저지 등을 위해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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