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유통업계에 쌀쌀한 가을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근원지는 대형마트 시장이다.  

이 시장 맏형격인 신세계그룹 계열 이마트는 정기 임원인사를 조기 단행했다. 초점은 변화와 혁신이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창립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한 이마트는 장수 CEO 이갑수 대표를 전격해임하며 변화와 혁신을 강하게 추진할 것임 예고했다.  새 대표에는 강희석 전 베인앤컴퍼니 파트너를 선임했다.

이마트는 강희석 대표 선임과 동시에 상무 및 상무보 등 임원들까지 모두 교체하며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상품 전문성 강화를 이유로 기존 상품본부를 그로서리본부와 비식품본부로 이원화했으며, 신선식품담당의 경우 신선1담당, 신선2담당으로 재편했다.

이와 관련해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성과주의 능력주의 인사원칙에 따라 인재를 철저히 검증하여 중용했고 과감함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 밝혔다. 

이마트는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299억원으로 전년대비 -1.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에 비해 832억원이나 줄어든 수치다. 총매출은 4조 5810억으로 지난해보다 14%가량 늘었지만 순이익이 -266억원을 기록하고 기존 할인점들은 -4.6% 역신장 했다.

창사 이래 첫 적자 전환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예견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이미 대형마트 시장은 2017년 이후 국내 할인점 수를 줄이기 시작해 최근 해외에 점포수를 늘리는 등 고군분투 하고 있지만 이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마트는 중국 사드 보복 악재로 2017년 당시 해외에 있던 점포를 전체 철수해 총 점포수는 2017년 167개에서 현재 161개(국·내외 할인점 및 트레이더스 포함)로 오히려 줄고있다.

(왼쪽부터) 이갑수 전 이마트 대표.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문영표 롯데마트 사장. 사진=각 사 제공

◆ 이마트 사상 첫 적자에 조기 인사 단행...롯데,홈플러스 등도 사정은 더 해

대형마트 시장 2위인 롯데그룹 계열 롯데마트는 이마트보다 사정이 더 암울하다.

롯데마트는 지난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339억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기록했던 -273억의 적자 기조를 이어갔다.

매년 3개 점포 이상 늘려오던 롯데마트가 2017년 기점으로 매년 1개 점포씩만 늘리고 있고 기존 할인점들의 신장률 또한 -3.6%를 기록했다.

롯데마트는 매년 1개 점포이상 늘렸지만 올해의 경우 롯데마트 전주 덕진점이 6월 30일 폐점하고 롯데마트 수지점 또한 12월까지만 운영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롯데마트는 온오프라인 마트 통합 관련 세부계획을 밝혔다. 

홈플러스는 누적된 적자로 재매각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올 초 대단위 경비 인력 감축 논란에 휩싸인 홈플러스는 비상장사로 분기별 실적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상황은 이마트와 롯데마트에 비해 최악의 수준인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매출액 7조 6598억원, 영업이익 1090억원 기록하며 전년대비 57.59% 감소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장점포수도 2017년을 기점으로 국내에 2개점을 폐지해 현재 140개의 할인매장을 운영중이다.

◆ 이마트 시작으로 대형마트 업계, 인적·물적 구조조정 단행될 지 '촉각'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형마트들의 부진 이유에 대해 소비패턴의 변화와 극심한 초저가 경쟁, 시장 선점 경쟁 그리고 소셜커머스 시장의 부상 등을 꼽는다.  

대형매장에 직접가지 않아도 손쉽게 온라인으로 구매 가능한 상품들이 많아졌고 온라인 제품의 품질 우려도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소셜커머스 시장 선두주자 쿠팡은 로켓배송 등을 추진, 배송시간을 극단적으로 줄이면서 온라인 유통 시장 규모를 대폭 확장시켰다. 위메트, 11번가, SSG 등도 뒤따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오프라인 대형마트들이 폐점을 거듭하고 순이익이 감소하는 등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음에도 지난 8월 한달 간만 온라인 시장 거래액은 무려 11조 25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4% 증가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이마트의 신용평가를 최근 하향 조정하며 “온라인 쇼핑 경쟁이 심해지는 동시에 내수시장의 부진으로 향후 2~3년동안 수익성이 크게 저하될 것”이라고 전망 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형마트들이 온라인 시장 경쟁을 본격화 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마트와 마찬가지로 극단적 조치인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을 조기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신임대표 선임이나 임원 교체가 구조조정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며 “폐점 지점에 있는 서비스직, 판매직 등 직원들은 다른 점포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며 구조조정 전망에 대해서 부인했다.

롯데마트 관계자 역시 “임원인사 시기에 대해 내부적으로 전달 받은 게 없어 우리도 알 수 없다”면서 “폐점 직원들은 보통 다른 점포로 이전해 계속 근무하게 되고 최근 폐점 얘기가 나온 롯데마트 수지점도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마트가 임원 인사를 단행했지만 홈플러스는 올해 임원 인사 계획이 없다”라면서 “지난해 1800여명을 해고 하는 등 구조조정 했다는 일부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정규직을 늘린바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폐점에 따른 일부 직원들은 인근 점포로 이동하게 된다”라며 “시장 변화 등으로 인한 구조조정 등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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