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도서] 함께, 노회찬
상태바
[신간도서] 함께, 노회찬
쓰라림과 환희가 교차했던, 노회찬과 함께한 22년 진보정당의 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2년 대선 선거대책본부장 노회찬, 기획위원장 신장식, 정책실장 이재영, 조직실장 오재영, 홍보실장 조승범, 대변인 김종철, 상황실장 황이민, 비서실 국장 이호성. 이들 중 이재영, 조승범, 오재영, 노회찬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청춘을 갈아 넣어 만든 진보정당, 우리는 거창했고 치열했고 그런 이유로 다른 사람에게도, 자신에게도 가혹했고, 그런 이유로 인생을 당겨쓰는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대가를 이렇게 치르고 있는 건가요. 거기서 오재영, 이재영, 조승범과 둘러 앉아 거창한 이야기, 목숨 걸고 지켜야 할 그런 이야기들 말고 대표님이 좋아하시는 낚시 이야기, 요리 이야기, 음악 이야기, 세상 시시한 이야기, 세상 사소한 이야기들만 하면서 그렇게 술 한 잔 하세요.

[뉴스락] 2018년 7월, 고 노회찬 대표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여러 사람에게 충격을 주었고 전국적인 추모 열풍이 일어났다. 추모 열기를 끌어안아 노회찬 재단도 만들어졌으며 그의 사후에도 그를 기리는 몇 권의 저술이 이미 나왔다.
 
하지만 장례식을 치르며 위와 같은 자신만의 짧은 조사를 바쳤다는 신장식 변호사는 노회찬에 대한 추모를 다른 방식으로 하려 한다.

신 변호사는 1997년부터 2019년까지 22년의 진보정당 운동, 국민승리21에서 민주노동당으로, 진보신당에서 정의당으로 굴곡을 지니며 흘렀던 그 정치운동을 소환하려 한다.

이는 그것이 노회찬 대표가 생애에서 가장 역점을 두었던 일, 마지막까지 염려하며 놓지 못했던 일이기 때문이란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래서 신 변호사가 펼쳐내는 이야기는 ‘노회찬이 주인공인 이야기’이긴 하되, ‘노회찬만이 주인공인 이야기’는 아니다. 해당 기간 동안 신 변호사 역시 민주노동당 당대표 비서실장, 진보신당 대변인, 정의당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고 몇 번의 선거에 출마했다.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대회 사회자와 2008년 진보신당 창당대회 사회자를 함께 맡는, “백 년 가는 정당을 만들자고 했다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당을 만들었다 부쉈다” 했다는 점에서 “결코 자랑거리가 될 수 없는 민망한 일”을 경험하기도 한다.

또한 두 사람 말고도 그 길을 함께 했던 수많은 이들이 있었으니, 신 변호사의 이야기는 그들 모두가 주인공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추모사에 나왔듯 “인생을 당겨쓰는데 주저함이 없었”고 “청춘을 갈아 넣어” 살았던 이들의 이야기다. 그들 중 떠난 사람들을 추모하면서도 남아 있는 이들의 임무를 되새기려는 그런 이야기다.

한국 사회는 제법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가 되었으며, 시민들 상당수는 본인의 관점에서 민주화에 대한 기억, 민주주의의 성숙에 기여한 다양한 기억들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런 이들의 관점에서 볼 때에도 신 변호사가 풀어놓는 이야기는 주변부의 것이다.

그의 이야기 속에서 진보정당 운동을 한 사람들은 다른 이들의 눈에 보이기는 했으되, 주변부를 대변하기 위해 본인들도 주변부가 된, 눈에 보이긴 하지만 다수가 그들의 사정과 욕망을 궁금해하지는 않았던 그런 사람들에 해당한다.
 
고 노회찬 대표는 그러한 무심함의 장벽을 뛰어넘어 시민들을 향해 말을 걸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정치인이었다. 그리고 그가 떠난 뒤에야 시민들은 그가 얼마나 큰 고민을 하고 살아 왔음을 알게 되었다.

노회찬을 향한 추모 열풍도 그래서였을 것이다. 그래서 노회찬과 함께 한 기억, 노회찬을 떠나 보낸 기억 속에서 풀어내는 신 변호사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더 큰 의미를 가진다.

그들의 분투한 이야기 속에서 한국 사회가 잘 몰랐고 오해하기도 했던 노회찬의 삶, 노회찬들의 삶과 노력을 보게 된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성숙하고 정치가 일정 부분이나마 변혁될 수 있었던 또 다른 동력이 있었음을 알게 된다.
 
신 변호사는 긴 회고 뒤에 ‘노회찬의 말’의 특징을 분석하고, 강한 진보정당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말하며, 본인이 스스로에게 부여한 정치적 과제, 국민을 위한 사법개혁은 어떠한 것이어야 하느냐에 대해 말한다.

여전히 노회찬이 걸었던 그 길을 그와 같은 방식으로 걸어가려는 일군의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은 알게 해준다.

그리고 이를 통해 노회찬이 우리 사회에서 단절되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음을 알게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