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펀더멘탈 지표. 표 DB금융투자 제공
한미약품 펀더멘탈 지표. 표 DB금융투자 제공

[뉴스락] 혁신을 꿈꿨던 한미약품의 R&D 사업이 개발 협업사 사노피의 사업전략 변경으로 인해 녹록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취임한 사노피의 신임 CEO 폴허드슨은 지난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사업전략 변경 계획을 밝혔다.

연간 최대 100억유로 매출을 기대하는 아토피 치료제 듀픽센트를 앞세운 스페셜티케어(면역, 희귀질환, 신경, 항암)와 매년 높은 한 자리 수 매출 성장이 기대되는 백신 사업부, 그리고 중국 시장의 성장에 집중할 것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지난 20년간 사노피의 성장기반이 되었던 당뇨병 및 심혈관 질환 사업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개발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그에 따라 한미약품이 기술수출 한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대해서도 임상3상 완료 후 다른 파트너를 찾아 판매를 맡길 계획을 밝혔다.

구자용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사실 사노피의 당뇨병 사업부 전략 변경은 지난 6월 R&D 재편을 통해 면역항암제 및 유전자 치료제의 비중을 높이고 심혈관 질환 관련 프로젝트를 종료했을 때에도 일부 예상할 수 있었다”면서 “전략 변경과 함께 렉시콘으로부터 도입한 당뇨병 치료제 SGLT-1/2 억제제의 권리를 반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 이후 란투스의 명성을 이을 당뇨병 사업부의 차기 파이프라인은 경쟁사 대비 더 부족해졌다. 란투스의 후속 인슐린인 투제오는 노보노디스크의 트레시바에 역전당했고(2018년 매출액 1b$ vs 1.2b$), 신규 파이프라인으로 남은 것은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 뿐이었다.

그러나 주1회 GLP-1은 이미 릴리의 트루리시티, 노보노디스크의 오젬픽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경구 제형인 리벨서스까지 출시돼 경쟁이 심화된 상황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주요 임상시험이 종료는 2021년인데다 사노피 당뇨병 사업부를 책임질 만큼 시장경쟁력이 우월할 것으로 기대되지는 않기 때문에 사노피로서는 불가피한 전략적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판단된다고 구 연구원은 설명했다.

구 연구원은 “사노피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판매를 맡길 파트너를 찾겠다고 하는 등 사노피 자체적으로도 당뇨병 사업부의 입지가 약해졌다”면서 “한미약품이 기술수출을 하고 사노피에 기대했던 것은 개발 역량만이 아니라 연간 10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던 란투스로 다져진 사노피의 영업마케팅 조직의 역할이 중요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 연구원은 “판매 파트너를 새로 찾는다고 해도 당뇨병 치료제 사업부를 가진 주요 빅파마 중에서 주1회 GLP-1을 신규로 도입할 기업은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주사제 당뇨병 치료제를 가진 빅파마는 이미 GLP-1을 보유하고 있거나 사업부를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 연구원은 “긍정적인 부분은 사노피와의 계약에 변화는 없고 판권 반환이 아니라 판매 파트너를 찾기 때문에 사노피가 임상시험을 마무리한 이후에도 계속 관여된다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목표주가에 대해 구 연구원은 “신약가치 재산출에 따라 목표주가를 33만원으로 하향, 투자의견 Hold로 하향한다”고 말하면서 “사노피의 에페글레나타이드 판매전략 변경에 따라 최대 점유율을 5%로 낮춰 신약가치를 기존 8320억원에서 4470억원으로 재산출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RAF억제제(HM95573)의 가치는 비교약물인 타핀라(노바티스) 매출 증가에 따른 시장 성장을 반영해 1330억원에서 2370억원으로 변경했다”면서 “그 외 파이프라인에는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9개의 파이프라인 가치를 합산했으며, 올해 4분기부터 2020년까지 임상결과 발표 및 승인여부 결정의 이벤트가 있으나 대부분 선반영된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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