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본사 전경. 사진 두산건설 제공
두산건설 본사 전경. 사진 두산건설 제공

[뉴스락] 오랜 기간 그룹의 지원에도 결국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두산건설이 두산중공업의 완전자회사로 전환, 상장폐지 수순에 돌입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모회사 두산중공업과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체결하기로 의결했다.

두산건설은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현재 최대주주 두산중공업이 보유 중인 89.74%(9월말 기준) 외 잔여 주식 전량을 두산중공업에 넘길 계획이다. 두산건설 주주들은 두산건설 주식 1주당 두산중공업 신주 0.2480895주를 교부 받게 될 예정이다.

두산건설은 이번 결정으로 ▲주주 단일화로 의사결정 단계를 최소화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중장기 사업전략 수립에 있어 두 회사 사이에 일관성을 확보하며, ▲양사 간 유관 사업의 시너지 확대 등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그동안 두산건설의 재무구조 상태를 봤을 때 이러한 수순이 어느 정도 예상가능했다는 반응이다.

두산건설은 올해 3분기 잠정실적에서 연결기준 매출 4499억원, 영업이익 194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2분기 대비 매출액이 7.3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8.92% 감소, 당기순손실은 11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2016년 매출 1조3342억원, 2017년 매출 1조5359억원, 지난해 1조5478억원으로 매출액은 매년 상승해왔지만, 지난해 채권 등 대손상각비를 포함한 판매관리비가 1472억원으로 전년 대비 470억원 가량 증가해 영업손실 522억원이라는 적자를 기록하면서 부진의 늪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영업외비용이 3775억원이나 발생해 당기순손실이 5518억원을 기록, 최근 3~4년 중 가장 높은 당기순손실 수치를 기록했다.

2013년 준공 이후 미분양을 이어온 ‘일산 두산위브 더제니스’와 천안청당·오송단지 등 장기 미착공 사업장에서 발생한 대여금과 PF 이자비용 등이 재무악화의 주요인 중 하나였다.

건설경기 침체로 경영난에 빠진 두산건설에 대해 두산중공업은 2013년부터 유상증자 및 현물출자 등 방식으로 총 약 1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해왔다. 지난 5월에도 양사는 동시 유상증자를 단행해 총 9483억원을 조달했다.

두산건설의 지배구조는 지주회사 ㈜두산 아래 두산중공업, 그 아래 두산건설과 두산인프라코어를 두고 있는 형태다. 두산건설의 최대주주가 두산중공업이다.

두산건설은 올해 초 희망퇴직을 실시해 지난해 말 대비 10분의1 이상 인원을 감축하고 4년 반 만인 지난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일시적인 효과였을 뿐 또다시 적자상태에 빠지게 됐다. 본업인 건설업으로 창출한 영업이익으론 차입금 이자 등 금융비용도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로 인해 수년간 두산건설을 지원해오던 두산중공업과 두산에도 연쇄적으로 재무부담이 가중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5월 두산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하향검토’에서 ‘BBB+/부정적’으로, 두산중공업은 ‘BBB+/하향검토’에서 ‘BBB/부정적’으로, 두산건설은 ‘BB/하향검토’에서 ‘BB-/안정적’으로 모두 하향조정했다.

결국 두산건설은 두산중공업의 완전자회사로 전환하는 선택을 해야만 했다. 1996년 코스피 상장 이후 23년 만에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이와 관련해 두산건설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현재 진행 중인 건에 집중하고 있으며 그 이후에 대한 부분(유동성 확보 방안)까진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