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각 사 제공
사진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각 사 제공

[뉴스락]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실패한 애경그룹의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18일 공시를 통해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지분 51.17%(497만1000주)를 약 695억원에 인수, 경영권을 취득할 계획이며 추후 신주를 인수할 계획이다. 신주 인수 규모와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최종 주식매매계약은 12월 31일로, 연내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계약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등 국내 항공업계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이뤄졌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매각을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LCC업계 1위 제주항공이 LCC업계 5위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는 계약이 마무리될 경우, 여객기 규모 면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을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제주항공은 45대의 여객기를 운행 중이다. 여기에 이스타항공기 23대를 포함하면 68대로, 아시아나항공기 80여대와 비등한 수준이 된다.

제주항공이 현금성 자산 약 3000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인수 과정에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인수 이후 이스타항공 경영난을 어떻게 회복하느냐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007년 설립 이후 2016년까지 자본잠식 상태였다가 해외여행 급증 흐름으로 2016~2018년 사이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LCC산업 포화와 중거리 노선 확대를 위해 도입한 ‘보잉 737 맥스8 기종(2대)’의 결함으로 고정비만 지출되면서, 지난해 말 기준 영업이익 53억원, 부채비율 484.19%를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일본 노선 수요가 급락해 지난 9월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선포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이스타항공이 이미 수백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때문에 신주 발행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단 제주항공은 18일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 전량 이스타홀딩스가 인수한다. 이 채권은 2025년 4월 6일, 주당 2만5520원에 제주항공 주식(39만1849주, 1.46%)으로 전환될 수 있다.

동시에 이스타항공 역시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 이스타홀딩스가 이를 인수했다. 이 CB는 향후 이스타항공 지분 200만주로 전환될 수 있다. 제주항공-이스타항공 양쪽에서 자금을 조달한 셈이다.

하지만 인수가 마무리된 뒤의 업황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인수 주체인 제주항공 역시 지난 3분기 1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LCC의 주요 수익원인 일본 노선 수요 급락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가,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플라이강원 등 내년에도 신규 LCC가 출범을 대기하고 있어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과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는 “이번 M&A를 통해 여객점유율을 확대하고 LCC 사업모델의 운영효율을 극대화해 LCC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면서 “항공산업 발전과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경영권 취득을 위한 주식매매계약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 공시. 사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캡쳐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경영권 취득을 위한 주식매매계약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 공시. 사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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