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주류업계가 연말연시를 맞아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 대표 3사의 표정은 제각각이다.  

연말 회식과 송년회 등 각종 술자리 모임이 많아지면서 주류 소비량이 어느달 보다 증가할 전망이다. 때문에 업계 대표 3사들의 기대감도 여느때보다 커지고 있다.

하지만 연말연시 성수기 속에서도 3사의 표정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국내 주류기업 3사들이 올 한해 갖가지 이슈에 몸살을 앓으면서 매출 실적에 영향을 받았고 최근 정치권에서는 주류 규제에 관련한 법안을 발의하는 등 업계의 목을 조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혼술 문화, 소용량 패키지, 수입맥주 강세 지속 등 각종 영향도 국내 주류업체들의 표정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뉴스락>이 업계 대표 3사들의 연말 표정을 읽어봤다. 

사진 각 사 제공.
사진 각 사 제공.

◇ 하이트진로, 뉴트로 열풍에 ‘진로이즈백’ 고공행진...‘테라’ 상승도 쭉

하이트진로는 올 연말연시 업계 대표 3사 중 유난히 표정이 밝다.

하이트진로는 소주 부문에서 뉴트로 트렌드를 접목시킨 신제품이 모든 세대를 아우르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 중이다. 맥주 부문도 호주 청정 라거를 표방한 신제품 출시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올 4월 출시한 뉴트로 '진로이즈백' 인기에 힘입어 소주 사업부문 3분기 매출액 8203억원을 기록했다. 또, 올해 ‘진로’ 소주 단일 목표 판매량인 1000만 병을 70일 만에 돌파하고 11월에만 1억병을 넘게 판매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맥주도 호조다. 그동안 맥주시장에서 수입맥주 업체의 파상공세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하이트진로는 지난 2월 라거 맥주 '테라'를 선보이며 '진로이즈벡'과 함께 쌍끌이를 톡톡히 해내고 있다.

테라는 출시 160일만에 2억병을 판매했다. 분기별 단일 매출액을 보면 지난 2분기 369억, 3분기 721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4분기 81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하이트진로는 연말 성수기를 맞아 기쁨의 비명을 지를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연결기준 4분기 예상 매출액은 5336억원으로 전년 동기 13%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 또한 4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상승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롯데주류, 일본불매영향 등 악재로 매출 급감...‘강력 대응’에도 실적 만회는 ‘글쎄’

롯데주류는 연말 성수기에도 불구 어두운 표정을 감출 수가 없다.

일본불매운동의 영향으로 ‘롯데아사히주류’의 아사히 맥주 판매량이 급감했고, ‘NO JAPAN 운동’이 롯데주류 사업에도 그대로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아사히 맥주를 유통·판매하는 롯데아사히주류의 소매점 기준 매출액은 지난 2분기 455억원에서 3분기 139억원으로 급감했다. 또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지난 10월 한국 내 일본 수입맥주는 ‘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게다가 처음처럼, 클라우드 등을 판매하는 롯데주류 사업부문의 3분기 매출액은 16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6억원 감소했고 영업적자는 205억원을 기록했다. 주류사업부문 누적 영업 손실액은 332억원에 달했다.

롯데아사히주류의 지분구조는 롯데칠성음료가 50%, 아사히그룹홀딩스가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아사히가 롯데주류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는 등 일본불매운동이 롯데칠성음료 주류사업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자 롯데는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때문에 롯데주류는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자사 소주 ‘처음처럼’의 도수를 낮추고 연예인 마케팅과 각종 이벤트 등을 활발히 전개하는 등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아울러 올 초 국세청 특별세무조사도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아 롯데주류로서는 목줄이 타들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세무조사가 당초 5월에 끝날 것으로 알려졌지만 세무당국은 8월께 돌연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해 연장 조사를 실시키로 하면서 그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올 1월부터 6개월 넘게 세무조사를 진행오다가 8월께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 오비맥주, 희망퇴직·세무조사·매각설 등 악재 다발...CEO 교체 통한 분위기 반전?

오비맥주는 각종 이슈를 한 몸에 받고 있어 유독 암울한 분위기다.

지난해에 이어 오비맥주는 근속년수가 10년 이상인 직원들에 대해 희망퇴직을 권고하면서 몸집을 줄이는 모양새다. 또, 매각설은 한 해도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고 특별세무조사를 받는 등 다사다난한 기해년(己亥年)을 보내고 있다.

최근 국내 일본불매운동 등에 의한 국내제품 선호 분위기에도 영향을 받았다. 오비맥주는 1933년 일본 기린맥주 주식회사의 자매회사로 설립된 이래 현재 외국인 사장 브루노 코센티노(Bruno Cosentino, 한국명 고동우)가 대표로 있다. 게다가 업계 1,2위를 다투는 하이트진로 실적 상승이 눈에 띄면서 반사 ‘하락’이 전망되고 있다.

오비맥주는 비상장사로 분기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최근 오비맥주의 모기업 버드와이저 APAC가 지난 10월 홍콩에서 발표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3분기 판매량이 -6.6%, 매출액은 -4.7%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 전문가들은 오비맥주의 국내 판매량이 15% 이상 감소할 거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게다가 최근 탈세 혐의, 비자금 형성, 리베이트 의혹 등과 관련해 특별세무조사를 받는 등 악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오비맥주는 내년 1월부로 벤 베르하르트(Ben Verhaert)를 오비맥주 신임 사장으로 선임하는 등 분위기를 전환한다는 계획이지만 분위기가 빠른 시일 내에 바뀔지는 미지수다.

◇ 연말 희비교차하는 주류시장, 정부 규제 강화 움직임에 ‘우려’

이처럼 주류업계 대표 3사의 희비가 교차하는 가운데 정치권의 주류 시장 규제 강화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9일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송파구병)은 건전한 음주문화를 장려한다는 취지로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담배 포장지에는 각종 금연 경고문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지만 주류에 있어서는 절주 정책이 전무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OECD 국가 중 주류 제품에 연예인 사진 등이 부착 돼 있는 국가는 대한민국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 광고 및 포장지 등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이 음주를 미화하고 조장한다는 것이다.

또, 이달 25일부터 환경부가 시행하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에 의해 맥주 유색 페트병 퇴출도 이뤄질 전망이다.

업계는 페트병 교체로 인한 연구비 상승과 직사광선 등으로 제품의 맛, 품질에 영향이 갈까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환경부는 주류 업체들이 사용 금지 포장재를 사용할 경우 개선명령과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판매중단 및 10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소비자들의 얇아진 주머니 사정이다.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이 술을 자제하고 밖에서 돈을 쓰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팽배해 진 것이다. 여기에 혼술 문화 확대와 회식 축소 등의 사회적 분위기도 더해져 주류업계 전반적 분위기는 더 추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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