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특별기획|재벌가 마약사건 긴급진단] 어릴때부터 돈과 권력의 맛..."사회적 관심, 배려 그리고 강력한 엄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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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최근 재계에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대한 실천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이에 대부분의 재벌기업들은 공익재단을 통해 부의 사회환원이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려 애써고 있다.

하지만 이런 때에 꼭 초를 치는 사건이 발생, 찬물을 끼얹는 청개구리같은 재벌가 자제도 있다. 최근들어서는 많아지고 있다.  

때문인지 국민들은 “아직까지 대한민국 재벌들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기대하기란 먼 얘기”라며 한숨을 내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일탈행동을 한 재벌가 자제들에 대한 동정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들에게도 나름의 애환이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에 <뉴스락>이 최근 일부 재벌가 자제들의 '마약' 사건사고를 총정리해보면서 개선 방법을 모색해봤다. 

◆ 채승석 전 애경개발 사장 프로포폴 투약 적발, 승계 차질 빚나

'재계의 잔다르크'로 불리는 장영신 회장이 이끄는 애경그룹은 최근 M&A 시장 대어인 아시아나항공을 먹지는 못했지만, 꿩대신 닭이라고 이스타항공을 먹기로했다. 

애경의 저비용항공사 제주항공은 지난 18일 이스타항공 지분 51.17%를 인수한다고 깜짝 발표하자 하늘길 시장과  주식 시장은 동시에 출렁거렸다. 

하지만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호재도 잠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 터지면서 빛이 바랬다. 

20일 장영신 회장의 셋째 아들 채승석 전 애경개발 사장이 ‘우유 주사’로 불리는 향정신성 수면마취제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적발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 

재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박영빈)는 재벌가 자제들에게 프로포폴을 투약한다는 의혹이 제기된 서울 청담동의 한 성형외과를 수사하던 중, 채승석 전 사장의 투약 혐의를 포착했다.

검찰은 채 전 사장의 프로포폴 투약 횟수, 상습성 등을 따져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부터 조사를 받기 시작한 채 전 사장은 검찰 수사 직후 회사에 사표를 제출, 최근 회사가 사표를 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각에선 채 전 사장이 향후 경영에 다시 복귀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채 전 사장이 애경개발 사장직 외에도 애경 내 요직을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채 전 사장은 애경개발 주식 11.15%, AK홀딩스 주식 8.30%를 보유하고 있다. 또, AK레저, AK에셋, 에이텍, 서림 등 애경그룹의 주요 부동산 계열사의 사내이사직을 여전히 맡고 있다.

애경그룹은 83세 고령의 나이인 장영신 회장 체제에서 채형석 애경 총괄부회장, 채동석 애경그룹 부회장, 채승석 전 애경개부발 사장 등 3인 체제로 경영승계를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재벌가 자제들의 마약 사건들이 잇따라 보도되면서 사회적으로 마약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져, 윤리적 흠결있는 오너의 복귀를 예단할 수 없다고 진단한다. 

채 전 사장은 1994년 애경산업에 입사해 계열사 애드벤처와 애경개발 전무 등을 거쳐 2005년부터 애경개발 사장직을 맡아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마약 사건 뿐만 아니라 과거 유명 아나운서 출신 한모씨와 결혼해 10개월만에 파경을 맞는 등 이후에도 각종 구설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 이선호 CJ 장남 대마 흡입 집유, 승계 급한 와중 ‘걸림돌’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전 CJ제일제당 부장은 변종대마를 흡입하고 밀반입하려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2심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다.

앞서 이선호씨는 지난 9월 1일 새벽, 미국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변종 마약인 대마 오일 카드리지와 캔디·젤리형 대마 180여개를 밀반입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씨는 올해 4월 초부터 8월 30일가지 5개월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대마 오일 카트리지를 6차례 흡연한 사실도 적발됐다.

검찰은 지난 10월 7일 결심 공판에서 징역 5년을 구형했지만, 인천지방법원 형사12부(부장판사 송현경)는 10월 24일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마약류 관련 법률 위반 혐의가 사회 전반에 끼치는 해악이 커 중한 범죄에 해당하나, 피고인에게 다른 범죄 전력이 없고 들여온 대마가 압수돼 사용되거나 유통되지 않은 점,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집행유예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씨에게 보호관찰이나 약물치료 강의 수강 등 명령도 내리지 않았다.

이씨의 이러한 마약 혐의 재판은 CJ그룹의 경영승계에도 차질을 준다. 이재현 회장은 앞서 지난 5월 CJ올리브네트웍스를 올리브영 부문과 IT 부문으로 분할해 이중 IT 부문을 CJ의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로 인해 기존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17.97%를 보유하고 있던 이씨는 CJ 지분 2.8%를,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6.91%를 보유하고 있던 이 회장의 딸 이경후씨는 CJ 지분 1.2%를 갖게 되면서 본격적인 경영승계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회장은 지난 9일 이씨와 경후씨에게 자신이 보유한 주식 184만주(1220억원 규모)를 각각 절반인 92만주씩 나눠 증여하기도 했다.

때문에 당초 CJ가 올해 연말 임원인사에서 이씨를 앞세워 경영승계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으나, 이씨의 마약 재판 리스크로 다소 미뤄지는 흐름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건강이 그다지 좋지 못해 그룹의 경영승계에 속도를 내야 하는 시점에서, 이씨의 재판 리스크는 대내외적으로 큰 걸림돌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보람상조 2세 최요엘 이사 마약 혐의, “상조업계 경쟁력 우려”

최철홍 보람상조 회장의 장남 최요엘 이사는 코카인·엑스터시 등 마약 밀반입·투약 혐의로 공판이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 9월 수원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명운)는 최요엘 이사 등 3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한 바 있다.

이들은 지난 8월, 해외 우편을 통해 미국에서 코카인 16.17g, 엑스터지 300정, 케타민 29.7g을 코코아 믹스 박스 안에 포장해 밀반입했다.

코카인 16.17g은 539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최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모발·소변 검사를 통해 마약 성분이 검출돼, 코카인을 세 차례 투약했다고 실토했으며 공판 과정에서도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의 마약 혐의로 인해 프리드라이프와 업계 1~2위를 다투는 보람상조는 이미지 훼손을 입었다.

아울러 향후 경영승계에 대해서도 여론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씨는 보람상조로 잘 알려져 있는 보람상조개발의 지분 14.5%를 보유해 아버지 최철홍 회장에 이어 2대주주이며, 그룹 계열사 이사직을 맡고 있다.

◆ 허희수 SPC 전 부사장, 대마 적발…“경영 영구제명, 지분은 증가?”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차남 허희수 전 부사장은 대마 흡입 혐의로 경영에서 영구제명 됐음에도 보유 지분은 오히려 늘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지난해 9월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성필)는 마약류에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허희수 전 부사장에게 1심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바 있다.

허희수 전 부사장은 지난해 6월부터 8월 사이 국제우편을 통해 액상대마를 2회 밀수입하고, 3차례 흡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마약을 국내로 밀반입한 사실은 인정되나, 유통시킬 목적은 없었다”며 양형 사유를 밝혔고, 허희수 전 부사장은 석방됐다.

허희수 전 부사장의 구속기소 직후 SPC는 “허희수 전 부사장을 경영 모든 일선에서 영구제명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두 달 뒤인 지난해 11월 허희수 전 부사장의 지분이 11.4%에서 11.94%로 늘어 형 허진수 부사장을 제치고 2대주주로 등극하면서 경영복귀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 9월 기준 SPC삼립의 최대주주는 파리크라상(40.66%)이며, 2대주주는 여전히 허희수 전 부사장(11.94%)이다. 그 뒤를 허진수 부사장(11.68%)과 허 회장(9.27%)이 잇고 있다.

파리크라상의 최대주주는 허 회장(63.5%)이며, 그 뒤를 허진수 부사장(20.2%)과 허희수 전 부사장(12.7%)이 잇고 있다.

SPC 측은 여전히 허희수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이러한 정황을 근거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 현대·SK·한화·남양유업 오너 자제들, 줄줄이 마약 적발…잇따른 집행유예

고(故)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의 외아들 최영근씨는 ‘마약류 관리에 대한 법률’ 위반 혐의로 2심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의 1심 판결이 유지됐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구회근, 강문경, 이준영)는 지난 19일 “최씨가 범죄 전력이 없고 최근까지도 마약을 끊으려는 의지를 보인 만큼 1심 판결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최씨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대마 쿠키와 액상 대마 카트리지 등 대마 81g을 사들여 상습 흡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지난 2017년부터 SK그룹 내 부동산개발업체 SK디앤디 인사팀에서 매니저로 근무한 바 있다. 2014년에는 SK디스커버리 경영지원실에서 업무를 맡기도 했다.

최씨와 함께 대마를 투약했다가 적발된 정현선 현대기술투자 상무 역시 1심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정씨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 명예회장의 8남 정몽일 현대엠파트너스(구 현대기업금융) 회장의 장남으로, ‘범현대家’ 오너 3세에 해당한다.

정몽일 회장은 슬하에 정씨와 차녀 정문이씨를 두고 있는데, 정문이씨 역시 지난 2012년 8월말 서울 성북동 골목길 주택가에 차를 세워두고 한 남성으로부터 대마초를 전해 받아 피운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바 있다.

이듬해인 2013년 4월 정문이씨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정씨의 2심 재판은 내년 1월 15일 열릴 예정이다.

한편, 정몽일 회장 자제들 외에도 정 명예회장의 동생인 고 정순영 성우효광그룹 회장의 3남, 정몽훈 성우전자 회장의 아들 정광선씨가 2013년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정순영 회장의 4남, 정몽용 현대성우홀딩스(구 성우오토모티브) 회장의 장남 정인선씨도 지난 2009년 같은 혐의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 밖에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도 지난 2014년 대마초를 피운 사실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다. 다만 김 상무는 사건 이후로 반듯한 행보를 보여주며 최근 한화생명의 7억원 규모 자사주(30만주)를 장내매입해 본인만의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잇따른 마약 혐의, “교육부족·‘솜방망이 처벌’ 사회적 책임도…엄벌해야”

이처럼 재벌가 자제들의 마약 사건은 이미 오래전부터 사회적 문제로 인식돼 왔지만 여전히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오히려 최근에는 기간 대비 적발 빈도 수가 증가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재계 관계자와 관련 전문가들은 '재벌가의 특수성'에서 기인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재벌가 자제들의 마약 혐의나 갑질 논란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데에는 유년기 때부터 권력을 쥐고 과잉 대우를 받아왔기 때문에 자신의 잘못에 대해 큰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데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또한, 이러한 사례들이 여러 번 발생했음에도 솜방망이 처벌이 지속됐기 때문에 일탈을 더욱 쉽게 여기는 것”이라며 “이는 어느 정도 사회적 책임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발생한 오너 자제들의 마약 혐의는 진행 중에 있으나, 대부분 집행유예형이 내려졌다. 반성과 교화적인 측면에서 판결이 내려진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사회적으로 ‘마약=집행유예’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오너 일가의 이러한 일탈 행위는 소액주주, 기업구성원 등 수백, 수천 명에게 피해를 주고, 사회적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법적으로도 더 강력하게 엄벌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재계 관계자는 "대다수 재벌가 자제들이 어린 시절부터 미국 등 유학파 출신인데, 우리나라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마약'에 대한 인식차이가 클 수 밖에 없다"고 전제한 뒤 "일단 마약 혐의로 적발된 자제들은 '본인의 자질 문제'가 가장 크겠지만, 이 역시 어릴때부터 돈과 권력의 맛에 길들여지면서 나타난 행동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조원에 달하는 부를, 대를 이어오며 세습하는 과정에서 경영권 승계를 차지하기 위한 형제간 보이지 않는 전쟁 등 재벌가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승계 싸움에서 밀려난 자제들이 삐뚤어지지 않도록 사회적 관심과 배려 그리고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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