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각 사 제공

[뉴스락] 아웃도어업계가 겨울 성수기를 맞아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 대표 3사의 표정은 제각각이다.

본격적인 동절기에 접어든 후 기능성 아웃도어 의류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업계 대표 3사들은 고객 잡기에 혈안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수기 속에서도 아웃도어 시장의 업황은 그리 밝지만 않다. 근래 아웃도어 시장 규모가 줄고있어 업계 대표 3사의 표정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2014년부터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2014년 7조원이든 아웃도어 시장은 2015년 6조 8000억원, 2016년 6조원, 2017년 4조 7500억원, 지난해 4조 5000억원 규모로 매년 크게 줄어들었다. 2014년 이후 5년새 2조5000억원이 줄었다. 

여기에 국내 아웃도어를 이끌고 있는 기업들이 각종 이슈로 몸살을 앓았으며, 시장 규모는 줄고 있는 상황에서 유사 기업들의 경쟁은 한층 심화되고 있다.

또, 소위 ‘홈트레이닝’ 등 집에서 하는 운동이 유행하면서 익스트림 활동 등을 위해 굳이 밖으로 나가지 않는 분위기에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뉴스락>은 주요 아웃도어업계 3사들이 업계 전망과 각종 이슈속에서 어떻게 대응해 나가고 있는지 살펴본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직접 착용한 노스페이스 ‘팀코리아’ 공식 단복. 맨 왼쪽부터 경성현, 서정화, 최재우, 장유진, 김동우 선수. 사진 노스페이스 제공

◇ 노스페이스, 브랜드평판 1위 기록..."기술력 바탕으로 트렌드 선도 노력"

노스페이스는 위기속에서도 큰 선방을 하고 있어 유난히 밝은 표정이다.

영원무역(회장 성기학)의 계열사 영원아웃도어가 유통하는 노스페이스는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공식후원사로 참여해 다양한 스포츠 스타들을 통한 마케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아웃도어 뿐만 아니라 스포츠 브랜드로서의 이미지 재고를 이뤄 업계 전망도 경쟁사들에 비해 긍정적인 편이다.

실제로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해 12월 조사한 아웃도어 브랜드 평판 순위에서 노스페이스는 평판지수 948만점을 얻어 네파 639만점, 블랙야크 434만점 등을 누르고 1위를 기록했다.

매출액 부분에서도 근 10년간 부동의 1위를 놓지지 않고 있다. 지난 2018년 영원아웃도어의 공시기준 매출액은 4651억원을 기록해 2017년 대비 4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올해는 24절기 중 가장 추운 절기 ‘소한(小寒)’에도 비가 내리는 등 유난히 춥지 않은 겨울 탓에 패딩 및 방한 제품에 특화 돼 있는 노스페이스로서 지난해 만큼의 실적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영원아웃도어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지난해의 경우 올림픽 특수와 날씨에 영향이 있었고 관련 업계가 특히 F/W시즌에 가장 매출을 많이 기록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노스페이스의 경우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를 깨고 먼저 트렌드를 선도하려 노력하고 있고 뉴트로 인기 등도 빠르게 인식해 숏패딩, 폴리스 자켓 등을 선 출시하면서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블랙야크 why we are here 프로모션 영상

◇ 블랙야크, 갑질논란·부실기업 인수 등 매출부진 여전···‘지속 가능성’ 통한 혁신 통할까?

노스페이스와 달리 블랙야크는 표정은 어둡다. 

블랙야크(회장 강태선)는 지난해 갑질 논란과 관련해 재판이 진행 중이고 매출실적도 날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그야말로 엎친데 덮친격이다.

업계 및 유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블랙야크는 지난해 6월 고속도로 휴게소 한 대리점의 매출이 30억을 넘어서자 강제로 직영점으로 전환하고, 해당 점주에게 지급하기로 했던 수수료율보다 낮은 수수료율을 지급했다는 등 각종 의혹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블랙야크 측은 이에 대해 A씨 등과 분명한 합의가 있었고 대리점주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매출부진도 눈에 띈다. 블랙야크는 지난 2014년 577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정점을 찍은 이후 타사 롱패딩의 인기와 계절 등 2016년 4267억원, 2017년 4050억원, 2018년 3869억원까지 주저앉으며 해가 갈수록 실적이 저조하다. 2018년 영업이익에선 14억 9천만원 가량의 손실도 기록 했다.

일각에서는 블랙야크의 매출 부진 원인으로 지난 2015년 1월 글로벌 시장 진출의 일환으로  인수한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나우'에서 찾는다. 인수할 당시 이미 나우는 자본잠식에 빠진 기업으로, 일각에서는 '밑빠진 독에 물부은 격'이라고 지적한다.

또, 일각에서는 다른 아웃도어업체들이 다양한 기능성 의류 개발과 출시를 통해 트렌드 선도를 하려고 했다면 블랙야크는 ‘등산복’ 에만 취해 트렌드에 뒤쳐진 게 매출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그렇다고 블랙야크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지켜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블랙야크는 ‘100대 명산’ 챌린지와 같은 산행 액티비티 프로그램을 통해 등산 마니아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년간 필드테스트를 거친 제품 등으로 뮌헨 글로벌 스포츠박람회 ISPO서 황금상과 제품상 등을 수상해 소기의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이미 오래 전부터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저성장 기조와 소비 트렌드 변화를 감지해 ‘지속 가능성’을 키워드로 혁신을 꾀하고 있다”라며 “당장 눈앞의 매출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글로벌 리더십 강화와 기업 본질에 충실하려 제품과 서비스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케이투 TVCF 캡쳐화면

◇ 케이투코리아, 매출부진에도 ‘수지패딩’은 꾸준···‘살레와’ 매장 철수 ‘아이더’ 글로벌 판권 인수 신의 한수 되나

케이투(K2)도 불안하긴 매한가지다.

케이투코리아(대표 정영훈)는 블랙야크와 마찬가지로 지난한해 동안 갑질 논란에 몸살을 앓았다.

지난해 5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케이투 대리점주들이 제보 글을 올리면서 촉발된 논란은 정영훈 대표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으로 이어졌다.

전 케이투 점주 박 모 씨는 15년간 대리점을 운영하면서 협의없이 인테리어 교체 및 강요를 당했고 본사의 괴롭힘이 끊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대리점주들은 케이투가 인테리어 교체 요구를 듣지 않은 대리점들엔 계약을 해지 했다며 관련 당국의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정영훈 대표는 이에 대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관련 사실을 부인했고, 블랙야크 측은 현재까지도 인테리어 교체 등에 대해 합의가 전제라며 강제성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엔 매출실적에 비해 높은 배당금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매출액의 경우 지난 2012년 5019억원으로 최고조를 찍은 이후 지난해 39% 가량 떨어진 308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블랙야크와 마찬가지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다만, 케이투코리아는 ‘수지 패딩’ 등 스타마케팅을 통한 제품 등에서 꾸준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고, 내년부터는 기존 부진을 거듭하던 프리미엄 아웃도어 ‘살레와’ 매장 등을 순차적으로 정리한다고 밝혔다. 또, 프랑스 아웃도어 ‘아이더’의 글로벌 판권 인수를 추진한다고 밝혀 올 한 해 눈에 띄는 반등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케이투코리아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과거 패딩 등 아웃도어의 유행에서 스트릿 패션으로 유행이 이동한 것처럼 트렌드가 변했고 계절적 변화도 있었던 게 사실, 어떤 한 가지 원인으로 부진 이유를 찾긴 어렵다”라며 “다만, 케이투도 계절 변화, 트렌드 등의 변화에 맞춰 여름이 더 길어지고 헤비 다운 중심 제품에서 슬림화로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고 폴리스 등이 결합된 제품도 꾸준히 출시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 고민 커지는 업계, 기후변화, 아줌마, 아저씨 등산복 이미지 넘어설까 ?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도 아웃도어 시장이 낙관적이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전문 아웃도어 업체들만이 가지던 ‘기능성’을 중저가 브랜드들도 구현하기 시작하면서 아웃도어 의존 경향이 줄어들고 있고, 가격도 착한데 디자인도 예쁜 대체품들이 많아져 아웃도어업체들로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스파오, 탑텐, 자라 등 SPA 브랜드들은 제조원가를 대폭 낮추면서도 야외활동에 무리가 없는 푸퍼(숏패딩), 폴리스 제품들을 속속 출시해 경쟁력을 높여 매출 실적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아웃도어로 분류되지 않던 필라, 네셔널지오그래픽 등의 제품들도 아웃도어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어 그 경계는 더욱 희미해질 전망이다.

국내 아웃도어 업체들은 봄, 가을 등 간절기 맞춤 제품을 출시했지만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계절축소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고 긴 여름에 대한 대응도 쉬운 상황이 아니다. 또, 소위 ‘올드’한 이미지로 젊은 세대들과는 거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아웃도어 업체들이 시무식에서 밀레니얼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과 전 세대를 아우르는 패션으로의 변화, 지속 가능성 등을 표방하고 나섰다.

전문 아웃도어 기업들이 업계의 암울한 전망속에서 어떤식으로 변화를 이어갈지 그 생존경쟁에 이목이 집중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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