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업은행,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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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업은행,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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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팀 권현원 기자
금융팀 권현원 기자

[뉴스락]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노조와의 갈등을 마무리하고 임명 27일만인 지난달 29일 공식 취임식을 가졌다.

앞서 기업은행 노조는 윤 행장의 출근 첫날부터 ‘함량 미달 낙하산 행장을 반대한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출근 저지 투쟁을 벌였다. 노조와 더불어 한국노총 새 지도부도 출근 저지 투쟁에 동참했다.

이처럼 장기화 조짐을 보이던 기업은행의 노사 갈등은 설 연휴 기간인 지난달 27일 ‘노사 공동선언문’과 ‘노사 실천과제’에 합의하며 극적으로 타결됐다. 

노사 공동선언문에는 △희망퇴직 문제 조기 해결 △정규직으로 일괄전환된 직원의 정원통합(계획 승인) 문제 해결 △직무급제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 시 노조와 합의 △유관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임원 선임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 개선 △노조추천이사제를 유관 기관과 적극 협의해 추진 △인병 휴직(휴가) 확대를 위해 유관 기관과 적극 협의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기업은행이 내부적으로 처리할 과제들이 많았던 만큼 노사 갈등이 마무리된 것은 잘된 일이다.

다만, 사측이 노조가 요구하던 사항을 모두 반영했다는 점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번에 합의한 노사 공동선언문 중 ‘노조추천이사제를 유관기관과 적극 협의해 추진’ 이란 항목은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노조추천이사제란 노동조합이 추천하는 인물을 사외이사로 임명해 이사회의 구성원으로 포함하는 것이며, 기타 공공기관인 기업은행이 이를 도입하기 위해선 행장이 사외이사를 제청하고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노동이사제와 노동추천이사제는 아직 성공적인 도입사례가 전무하다. 경직된 노사관계의 우리나라 환경에서 섣부른 노조의 경영권 참여는 오히려 의사결정을 지연시키는 등 역효과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올바른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노사 간의 적절한 균형 관계는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사측이 노조의 모든 요구사항을 수용하고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까지 실어준 이번 합의로 균형을 이뤄야 하는 노사 간의 무게추가 한쪽으로 치우쳐버렸다.

노조추천이사제가 도입되면 노조가 인사에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된다. 앞서 ‘낙하산 인사 반대’를 외치며 출근 저지 투쟁을 하던 노조 또한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되면서 노조가 투쟁을 통해 진정 원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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