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저금리·저성장 추세와 카드수수료 인하 여파가 계속되면서 카드사들의 올해 경영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이에 더해 기존 카드 시장 경쟁에 더불어 간편결제 등으로 핀테크 업체 등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가계대출 총량 규제 등 여러 외부 규제 정책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문제에도 직면해있다.

이러한 위기 속 카드사들은 디지털 전환 등을 통한 수익성 다각화 등 다양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특히 최근 국회에서 ‘데이터 3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사업을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뉴스락>은 불안한 경영 환경 속 각 카드사들의 올한해 경영 전략을 짚어봤다.

왼쪽부터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사진 각 사 제공. [뉴스락]

◆ 지난해 카드수수료 인하 후폭풍 본격화될 전망…카드사 실적 희비 교차

지난해 본격적으로 카드수수료 인하 후폭풍이 불면서 카드사들의 수익 다각화는 선택 아닌 필수로 보인다.

수수료 인하를 필두로 갈수록 악화되는 카드업계 분위기 속에서 대형 카드사와 중소 카드사들 간의 실적 희비도 교차하고 있다.

대형 카드사의 실적은 소폭 하락해 악조건 속에 선방한 분위기인 반면, 중소 카드사의 실적은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처럼 공통적으로 지난해 수수료 인하 정책에 직격탄을 맞이한 카드사들이 상이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은 대형 카드사들의 수익성 다각화 시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한·KB국민카드는 할부금융, 리스 등 새로운 수익원 발굴로 카드수수료 인하 여파를 상쇄시킨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수익원 중 카드 수수료 비중이 높은 하나카드 등은 카드수수료 인하 여파를 피해 갈 수 없었다.

신한금융지주 실적보고서와 공시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6841억원을 기록해 2018년 동기 대비 5.83%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 또한 줄어들었다. 지난해 5090억을 기록해 5178억원을 기록한 2018년에 비해 1.69% 줄었다.

신한카드는 할부금융과 리스 등의 수익 창출로 수수료 인하 여파를 막아냈다. 신한카드의 할부금융 부문 수익은 134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2.5% 늘었으며, 리스 부문은 187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8.1% 늘었다.

국민카드의 상황은 당기순이익이 증가하며 다른 카드사에 비해 좀 더 나은 편이다.

KB금융그룹 경영실적발표와 공시에 따르면, 국민카드는 당기순이익 3165억원을 기록하며, 2866억원을 기록한 2018년 동기 대비 10.4% 늘었다.

국민카드는 순이자이익 부문에서 전년 대비 620억원 증가한 1조230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할부금융 부문 또한 전년 대비 60.8% 증가한 713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영업이익 4497억원을 기록해 4786억원을 기록한 2018년보다 6% 줄었다. 또 당기순이익 0.3% 줄어든 344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 코스트코와의 계약이 현대카드로 넘어가며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지만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단독제휴를 맺는 등 여파를 상쇄하며 선방했다는 평을 받았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1142억원을 기록해 2018년보다 9.7% 줄었다. 다만, 우리카드는 ‘카드의 정석’ 시리즈 흥행시키며 시장지배력을 강화했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 11일 기준 카드의 정석 발급 565만좌를 달성하며, 유효회원 증가에도 크게 기여를 하고 있다. 우리카드의 유효회원 수는 지난해말 기준 721만4000명을 넘어섰다.

하나카드는 순이익 하락 폭이 가장 컸다. 1067억원을 기록한 2018년 동기 대비 47.2% 줄어든 563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카드의 경우 가맹점 수수료 수익 비중이 타사보다 높은 편인 데다 할부 금융, 중금리 대출 등 수수료 인하 여파를 상쇄할만한 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있어 수수료 인하 영향을 더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비중이 높은 것과 희망퇴직 비용 등 일회성 비용이 증가한 것이 실적 감소 폭이 커진 것에 영향을 미쳤다”며 “올해 중금리 대출, 오토론 등 신규 사업이 예정돼 있어 내부적으로 실적이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핀테크 업체와의 경쟁 및 역차별도 성장 걸림돌 작용 

최근 카드업계는 핀테크 업체와 비교해 역차별을 받고 있다며 규제 완화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카드사들은 지난달 29일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카드사들은 간담회에서 △My data(본인신용정보관리업) △My Payment(지급지시서비스업) 등 혁신금융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게 여전법령의 개정을 요청했다.

또한, △캐피탈사 부동산리스 진입규제 완화 △신기술금융회사 투자 제한 완화 △카드사 레버리지 배율 완화 등을 요구했다.

이에 은 위원장은 카드사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카드사의 고비용 마케팅 관행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은 위원장은 “저성장시대, 낮은 수익구조, 경쟁 심화 등 불리해진 경영여건 속에서 현재와 같은 고비용 영업구조가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며 “수익은 저성장세인데 불구하고 마케팅비용은 해마다 10% 넘게 증가하는 카드사의 고비용 마케팅 관행은 업계와 당국이 ‘줄탁동시’의 노력을 통해 고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업체들은 간편결제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르면 올 하반기 이들 업체들에 소액여신 기능이 추가될 여지가 생기면서 카드사들은 더욱 압박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핀테크 업체 등에 소액 후불 결제 허용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자기자본 200억원 이상 확보한 기업들만 할 수 있었던 후불 결제가 핀테크 업체에게도 허용이 되는 것이다. 허용 범위는 월30만~60만원 선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는 핀테크 업체들이 이미 간편결제 시장에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 만큼 소액 후불 결제가 허용된다면 이어질 수 있는 수익성 악화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 카드사, 디지털 신사업을 통한 사업 다각화 ‘골몰’

올해 주요 카드사들은 공통적으로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데이터 3법 개정안이 오는 8월 시행됨에 따라 사업 다각화의 기회가 마련되면서 디지털 경쟁력은 더욱 강조됐다.

데이터 3법은 △개인정보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을 말하며, 이번 데이터 3법 개정안은 개인정보를 ‘가명’ 처리해 일일이 이용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아도 되는 등 기업 등이 활용할 수 있는 개인정보 범위를 확대해 관련 산업을 활성화한다는 내용이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신년사에서 △일류신한·원(One)신한 △지불결제 시장의 리더십 강화 △멀티파이낸스 가속화 △플랫폼 비즈니스에서의 차별화된 가치 창출 △핵심 역량 진화 등을 경영 의제로 설정했다.

그 중 ‘멀티파이낸스 가속화’ ‘플랫폼 비즈니스에서의 차별화된 가치 창출’에 대해 임 사장은 “플랫폼 비즈니스를 강화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과 사업모델을 만드는 '게임 체인저'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소비자지출관리(PEM)’와 ‘종합자산관리(PFM)’ 등에서 차별성을 가지도록 디지털 역량을 총 동원해야할 것”이라며 “플랫폼 기반의 신사업에서는 마이송금, 마이크레딧 등의 혁신금융사업을 본격화하고, 초개인화 마케팅을 활용해 진정한 ‘100% 디지털 카드생활’을 주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카드는 간편결제 시장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난해 8월 ‘페이스 페이’의 시범 서비스 운영을 시작했다. 페이스 페이는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았다.

신한 페이스페이는 안면인식 등록 키오스크에서 본인확인 및 카드정보와 안면정보를 1회 등록한 후, 카드나 휴대전화 없이 신한 페이스페이가 지원되는 매장에서 안면 인식만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LG CNS와 기술협력을 통해 3D·적외선 카메라로 추출한 디지털 얼굴 정보와 신한카드의 결제정보를 매칭한 후, 가상카드정보인 토큰으로 결제를 승인하는 방식이다.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은 신년사에서 “핀테크나 금융사 모두가 디지털 역량을 강조하며 고객접점의 채널 편의성 증대와 서비스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쉼 없는 신기술 도입과 병행해 새로운 시각으로 시장과 소비자의 트렌드를 읽고 리드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데이터 역량을 활용한 ‘초개인화 마케팅’의 지평을 확대하고, 정부의 관련법 개정에 따라 진행되는 ‘My Data PFM(Personal Finance Management)’ 시장에도 새롭게 진출해 서비스 라인업을 다각화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카드는 지난해 10월 커넥티드 솔류션 기업 ‘오윈(Owin)’과 손잡고 ‘하이패스 형 디지털 전자카드’를 활용한 커넥티드카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해당 서비스는 디지털 전자카드(하이패스 카드)를 활용해 부여 받은 ‘자동차 식별번호(Car ID)’와 △사용자 정보 △차량 정보 △결제 카드 정보를 커넥티드카 서비스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오윈 픽(Owin Pick)’에 등록하면 ‘저전력 블루투스 기능(BLE : Bluetooth Low Energy)’을 통해 자동차 안에서 위치 기반 주문과 자동 결제를 지원하게 되는 방식이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성공적인 위탁 테스트를 위한 지원과 협업을 강화해 핀테크 기업들의 새롭고 혁신적인 금융서비스가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1일 새 대표에 내정된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부사장) 또한 디지털 전환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6년 장수 CEO였던 원기찬 전 사장이 올해 경영 전략을 밝힌 뒤, 물러났기 때문에 사실상 과제를 이어받은 셈이 됐다.

원 전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2020년 경제 장기침체 국면 돌입과 빅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로 경쟁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 빠른 기술 및 환경 변화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며 예측에 기반한 분석 및 대응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경영 전략으로 △실시간·개인화 마케팅을 통한 회원기반 강화 △데이터 분석 및 디지털 활용 역량 심화 △오픈 협업을 통한 사업생태계 확장 △결제 및 금융을 넘어선 새로운 고객 가치 제공 △애자일(Agile)한 경영 체계 구축과 선제적 리스크 관리 등을 제시했다.

또한, 삼성카드 측도 김 대표에게 조직의 변화의 바람과 빅데이터를 통한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 측은 “김 대표가 그간 디지털 혁신으로 새로운 변화와 성장을 리드해온 원기찬 사장에 이어 참신한 전략과 과감한 혁신으로 회사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지난 17일 빅데이터를 통한 생활비 자동납부 혜택 및 디지털·온라인 서비스 혜택 강화로 업그레이드된 ‘숫자카드 V4’ 시리즈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삼성카드는 빅데이터 기반 ‘스마트 알고리즘’ 분석을 통해 최신 소비유형을 도출하고 각 소비 유형을 생애주기와 소비 규모에 따라 분석했다. 이어 분석을 통해 고객들을 각각의 소비 유형에 맞게 카드 종류별 혜택을 분류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빅데이터 분석 역량을 통해 해당 상품에 라이프 스타일별 혜택과 생활비 자동 납부 같은 고객들에게 꼭 필요한 혜택을 담았다”며 “앞으로도 최신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숫자카드를 지속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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