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중형 SUV 하이브리드모델 신형 쏘렌토. 사진 기아차 제공
기아차 중형 SUV 하이브리드모델 신형 쏘렌토. 사진 기아차 제공 [뉴스락]

[뉴스락] 기아차가 4세대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친환경차 등록 절차를 밟지 않고 사전계약부터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비즈니스포스트 등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친환경차 등록 및 고지를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자동차항공과에 친환경차 등록 신청을 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21일 기아차는 4세대 쏘렌토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사전계약을 실시한 지 하루 만에 중단한 바 있다.

1000~1600cc 미만 엔진 기준 친환경차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연비가 15.8km/ℓ를 넘어야 한다. 그러나 해당 모델 연비는 15.3km/ℓ에 불과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당시 기아차는 해당 모델이 정부의 에너지 소비효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친환경차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고 사유를 밝혔다.

그러나 추가 확인 결과 아예 친환경차 등록 신청을 시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동차항공과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등록 신청 자체가 안 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기차, 수소, 하이브리드 모델 3종은 각각에 맞는 기준을 산업부 자동차항공과에 신청하고, 이를 에너지공단에 보내 확인 절차를 거치는데 신청하기 전 자료를 먼저 보내기도 한다”면서 “그러나 기아차는 이러한 자료도 보내지 않았고, 사전계약 실시 이후에도 따로 등록에 대해 연락이 온 게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 경력이 있는 기아차에서 이 같은 실수를 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친환경차 세제 혜택 규정에 맞추려던 것은 이해하나 기준 충족이 안 됐음에도 사전계약을 진행하고, 등록 신청도 안 했으면서 친환경차라고 홍보한 것은 명백한 소비자 우롱 행위”라고 말했다.

친환경차로 등록되면 개별소비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번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의 가격은 3520만~4100만원대로, 개별소비세 100만원, 교육세 30만원, 부가가치세 13만원(10%) 등 143만원의 혜택과 취득세 90여만원의 할인 혜택이 있었다.

지난 20일 쏘렌토 사전계약에서 1만8941대가 판매됐으며, 이 중 하이브리드 모델이 1만2012대로 64%에 달한다.

그러나 친환경차 세제 혜택이 불가하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기아차가 빠른 시일 내 보상안을 마련하고 계약 재개 시점을 안내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음에도 소비자들의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

이에 대해 <뉴스락>은 기아차의 답변을 듣고자 연락을 수차례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한편, 분노한 소비자 일부는 허위광고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기아차가 4세대 쏘렌토를 광고하는 과정에서 사상 첫 중형 SUV 하이브리드 모델이자 친환경차라는 점을 강하게 어필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안전정보과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단순히 친환경차 등록을 하지 않고 홍보를 한 것만으로 허위광고라고 본다기보다는, 광고 내용에서 그 부분이 강조돼 소비자에게 혼동을 줄 수 있는 지에 대한 부분을 판단해야 한다”면서 “만약 이 같은 문제로 인해 사전계약을 취소하는 과정에서 손해를 본 소비자가 있다면 신고를 통해 관련 기관이 조사를 해볼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4세대 쏘렌토 친환경차 미등록 소식에 대한 누리꾼 반응. 사진 자동차카페 등 캡쳐 [뉴스락]
4세대 쏘렌토 친환경차 미등록 소식에 대한 누리꾼 반응. 사진 자동차카페 등 캡쳐 [뉴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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