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지난해 생명·손해보험사들은 실적이 동반 하락하며 험난한 한 해를 보냈다.

특히 손보사들의 경우 금융권 공통 악재인 저금리·저성장 속에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까지 더해져 실적에 큰 타격을 받았다.

올해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면영업이 위축되는 등 먹구름이 잔뜩 드리워 있다.

때문에 갈수록 악화되는 업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해결책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에 <뉴스락>은 지난해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실적을 짚어보고 올해 경영전략을 통해 탈출구를 찾아봤다. 

왼쪽부터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조용일 현대해상 사장, 이성재 현대해상 부사장, 김정남 DB손해보험 사장. 사진 각 사 제공 [뉴스락]
왼쪽부터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조용일 현대해상 사장, 이성재 현대해상 부사장, 김정남 DB손해보험 사장. 사진 각 사 제공 [뉴스락]

◆ 손보사들, 자동차보험 손해율 증가 등으로 지난해 순이익 급감

지난해 국내 대다수 손보사들은 순이익이 전년 대비 9000억원 넘게 급감하며 암울한 한 해를 보냈다. 특히,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적정 손해율을 훨씬 상회하며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손보사마다 88.5%에서 119.3%를 기록했다.

올 1월 들어 손해율이 손보사마다 83.5%에서 99%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적정 손해율보다 훨씬 높은 수치라는 설명이다. 손해율이 100%를 넘게 되면 고객으로부터 받은 금액보다 지급한 금액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1월 손해율을 보게 되면 12월보다는 줄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 전전년도 동기 대비할 때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을 80%로 보는데 그 수치보다는 훨씬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사장 최영무)는 당기순이익의 감소 폭이 다소 컸다.

삼성화재 경영실적 발표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6092억원을 기록해 1조571억원을 기록한 2018년 대비 42.4% 감소했다. 손해율은 전년 대비 1.7%p 상승했으며 투자이익은 6.8% 감소한 1조9909억원을 기록했다.

지급여력비율(RBC비율) 또한 감소했다. 지난해 RBC비율은 311%를 기록해 334%를 기록한 2018년에 비해 23%p 감소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91.4%를 기록해 85.3%를 기록한 2018년 대비 6.1%p 증가했다.

다만, 원수보험료는 18조8000억원을 기록해 18조2000억원 기록한 2018년 대비 3.3% 증가했다.

현대해상(사장 조용일·부사장 이성재) 역시 손해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

현대해상 경영실적 발표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지난해 250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3590억원을 기록한 2018년 대비 30.2% 감소했다. 자본자본비율(ROE) 또한 6%를 기록해 전년 대비 4.5%p 줄었다.

손해율과 사업비율은 87.3%, 21.3%를 기록해 84.3%, 20.5%를 기록한 전년 대비 각각 3%p, 0.8%p 증가했다.

일반·장기·자동차보험의 원수보험료는 13조4000억원을 기록해 13조원을 기록한 2018년에 비해 3.4% 증가했다.

DB손해보험(사장 김정남)도 2018년 대비 악화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DB손해보험 경영실적 발표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3729억원을 기록해 5147억원을 기록한 전년 대비 27.6% 감소했다. 손해율은 86.3%를 기록해 전년 대비 2.9%p 증가했다.

RBC비율과 원수보험료 부문은 증가했다. 개별·연결 RBC비율은 251.6%, 222.8%를 기록해 각각 8.3%p, 6.6%p 증가했으며 원수보험료는 1조302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자동차·장기 손해율 악화와 사업비 상승으로 인해 보험영업손실이 확대됐다”며 “다만, CM채널 비중 증가에도 불구하고 적정요율 부과 및 할인특약 축소 노력 등으로 원수보험료가 전년 대비 상승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영향, 손해율 개선 등 일시적 효과 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론 ‘부정적’

코로나19 영향으로 손해율 감소 등의 일시적으로 개선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의 올 1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6%, 90.5%, 89%로 지난해 12월보다 각각 8.3%p, 9.8%p, 12%p 감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1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보다 높은 기온과 적은 적설량 등의 영향이 더 크다”며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것은 지난 2월 중순 이후이므로 아직은 코로나19가 손해율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2월이나 3월 손해율 정도는 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업계 상황이 지금보다 더욱 악화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관계자는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거나 일명 ‘나일롱 환자’들이 줄어드는 것으로 손해율 감소 등의 일시적인 개선 효과가 있을 수는 있다”며 “다만, 대부분 대면으로 영업이 이뤄지는 보험업 특성상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신계약영업이 힘든 부분이 있고, 설계사 시험 또한 미뤄지는 등 상황이 지금보다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손보사들, 올해 경영전략 ‘수익구조 개선’에 총력 

손보사들은 올해 전반적으로 수익구조 개선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저금리·저성장 등 악화된 경영 환경속에서 수익 기반 다각화가 요구되는 까닭이다. 이는 손보사 대표들의 신년사에서나 경영전략회의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삼성화재는 2020년 경영 기조를 ‘전 사업 부문 체질 개선을 통한 회사 가치 증대’로 정하며 △고객 중심 △효율 개선 △미래 준비 등 세 가지 ‘Key 경영 방침’을 내세웠다.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은 신년사에서 “고객과 시장이 모든 것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잊지 않겠다”며 “삼성화재만이 할 수 있는 참신한 상품과 최적의 채널 전략을 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 2020년 전략 방향 발표에 따르면, 삼성화재 측은 “장기보험에서 수익성 높은 건강·질병 상품을 지속 확대하고, 보험손익 재원인 위험·부가P 확대 주력해 신계약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이어 “유지율 개선 중심 보유계약 관리를 강화하고 고객 경험 기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계속보험료를 확보할 계획”이라며 “손해율 관리·사업비 효율화를 통해 손익 차별화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보험 부문에선 정비업체 계약 표준화 등 과잉 수리를 개선하는 방법 등으로 손해 관리 전문성을 강화하고, 직판 채널 비중 확대로 판매비를 절감시키는 등 판매비 및 프로세스 효율화로 합산비율을 개선할 예정이다.

일반보험 부문에선 성장시장 주력·판매채널 다각화를 통한 국내 시장 지배력 확대와 카카오 사와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추진해 미래 수익기반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DB손해보험은 올해 경영 전략방향을 ‘수익구조 개혁을 통한 지속가능경영 구현’으로 정했다.

김정남 DB손해보험 사장은 신년사에서 “보험시장의 손해율 상승, 사업비 부담 지속 및 저금리로 인한 이차 역마진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금융소비자 보호·상품과 사업비 규제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과거 위기는 일시적·제한적이었기 때문에 단기간의 해결방안이 있었으나 현 상황은 장기적 수익구조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구조적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B손해보험 2020 경영전망 발표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주요 전략 방향으로 △미래가치를 반영한 장기적 관점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운영 △수익성 관점의 합리적인 Pricing(가격 책정), U/W(인수심사) 추진 △적정성장 기반의 채널 효율 개선 △보유이원 관리를 통한 시장 대응 강화 △업무효율 개선을 통한 사업비 효율화 등을 꼽았다.

자동차보험 부문에선 적정보험효 부과를 통한 수익성 증대 추진·전략적 U/W 운영을 통한 손해율 관리 정교화·클레임 환경 변화에 대한 시장 대응력 강화 등으로 손해율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장기보험 부문에선 장기적 관점의 수익성 확보를 위해 신계약가치 중심 상품 P/F 개선 지속·적정성장 기반의 채널 효율 개선·손해율 안정화를 위한 전략적 U/W정책 강화 등으로 구조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밖에 일반보험 부문에선 수익성 기반 성장 가속화 및 안정적 수익 확보와 핵심역량 강화를 통한 안정적 사업확대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현대해상은 보험업계 장수 CEO였던 이철현 현대해상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조용일 사장과 이성재 부사장이 뒤를 이었다.

현대해상은 지난 2일 조 사장과 이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했다고 공시했다. 조 사장과 이 부사장은 이달 20일 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현대해상은 이번 ‘세대교체’를 통해 부진했던 실적 개선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해상 경영전망 발표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먼저 일반 보험 부문에서 △디지털 대응 역량 강화를 통한 혁신 채널 선점 △플랫폼 및 인슈어테크 제휴 역량 강화를 통한 신시장 개척 등의 계획으로 디지털 혁신 접목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장기보험 부문에선 △수익 중심 매출전략 고도화 △건강증진형 보험 상품 출시 등을 통한 주력상품 경쟁력 강화 △내실 강화 인수정책 운영, 비급여 손해액 관리 강화 지속 등을 통한 손익 개선 집중 관리 등의 전략을 세웠다.

자동차보험 부문에선 우량 물건 매출 구성비 증대와 합산비율이 우수한 CM채널 비중을 확대하는 등 우량물건 중심 P/F 강화와 대당보험료 증대 등을 통한 보험영업손익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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