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창업 2·3세대로 넘어온 재계 주요 기업들이 이달 주주총회 준비로 분주하다.

지난해 국내외 불안정한 정세 속에서 좀처럼 날개를 펴지 못했던 대다수 기업들은 올해 송구영신(送舊迎新)의 자세로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만 한다.

때문에 이번 주총이 갖는 의미는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하다. 하지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기업들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

이에 <뉴스락>은 10대 그룹을 중심으로 오는 주총 현장을 핵심 키워드를 선정해 미리 살펴본다.

왼쪽부터 김승연 한화 회장, 허태수 GS 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재현 CJ 회장. 뉴스락 DB.
왼쪽부터 김승연 한화 회장, 허태수 GS 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재현 CJ 회장. 뉴스락 DB.
◆ 키워드 Ⅰ : 승계·세대교체·경영전략…주총 앞둔 경영진의 고민

한화그룹은 10대 그룹사 중 승계 작업을 가장 활발하게 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은 최근 한화솔루션 신임 사내이사 후보로 선임됐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태양광 업계 부진 속에서도 모노(단결정) 태양전지 비중을 늘리고, 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유럽·일본·호주 등 주요 선진 시장에 집중한 결과 영업이익 3783억원(전년比 6.8%↑)이라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김동관 부사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태양광사업이 그룹 주력사업으로 인정받으면서 한화그룹의 3세 경영 승계도 무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는 해외사업과 미래혁신사업 총괄을 역임한 뒤 지난해 8월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O)에 임명됐다.

잇따른 폭행 논란으로 2017년 한화건설 신성장전략팀장직에서 내려온 삼남 김동선씨 역시 지난달 승마 선수 은퇴를 선언하면서, 다시 한화건설로 복귀할 것이라는 추측에 힘이 실린다. 

한화는 김동관 부사장의 태양광사업과 함께 또다른 그룹 주력 사업인 화약방산부문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올해 초 지주사 한화에 전략부문을 신설하고, 김동관 부사장을 전략부문장에 앉힘으로써 방산 분야로의 스펙트럼을 넓히도록 했다.

아울러 한화는 현재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옥경석 한화 화약방산부문 겸 기계부문 대표이사 사장을 사내이사에 재선임하는 안건을 이번 주총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신규 사내이사 선임 후보로는 서광명 재경본부장 전무가 지정됐다.

GS그룹은 총수-이사회 의장을 겸해왔던 그룹 전통을 허태수 신임 회장(전 GS홈쇼핑 부회장, 허창수 전 회장 막내(넷째) 동생)이 이어갈지에 대해 관심이 모인다.

GS는 오는 27일 주총에서 15년 만에 물러나는 허창수 전 회장의 뒤를 잇는 허태수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주총 후 이사회를 통해 의장직을 수행할지 결정하게 된다.

GS 측은 허태수 회장의 의장 겸직 여부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나, 재계에선 허창수 전 회장이 15년간 대표이사와 의장을 겸해왔던 전통을 토대로 이를 유지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GS는 최대주주 허창수 전 회장을 비롯해 오너 일가 특수관계인 약 50여명이 약 50%에 가까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대규모 가족회사이므로 집안의 어른이 의장직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10대 기업 중에서도 GS와 LG만이 오너-의장 겸직 체제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반면, 경영 집중 및 이사회 독립성 제고 등을 위해 최근 다수의 기업들이 오너-의장 분리 체제를 선호하고 있어, 그룹 총수가 교체되는 일이 흔치 않은 만큼 이번 기회에 전통을 깰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허창수 전 회장은 GS건설 회장직은 유지할 예정이다. GS건설은 이번 주총 안건으로 허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올린 상태다.

권오갑 회장 체제의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최대 과제다. 이를 위해 사내이사 후보자를 당초 조영철 한국조선해양 경영지원실장에서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변경했다.

가 사장은 오는 24일 한국조선해양 주총과 오는 25일 현대중공업지주 주총에서 각각 사내이사 후보에 오른다.

가 사장이 해외 출장이 잦아 이사회 출석이 어려울 수 있음에도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데에는 M&A가 올해 그룹의 최대 과제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재 그룹은 가 사장을 팀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인수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가 사장이 사내이사로 등록될 경우 자연스럽게 현대중공업지주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의 경영 승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평소 가 사장이 정 부사장의 멘토 역할을 수행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정 부사장 주도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우호관계를 구축해온 것이 최근 아람코 장기공급계약 MOU 체결 등 결과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가 사장이 정 부사장에 대한 지원사격에 더욱 힘을 실을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적 하락 쇼크로 인해 지난해 10월(이마트)과 12월(백화점 등) 두 차례에 걸쳐 선제적으로 임원인사를 대거 실시한 신세계그룹은 오는 25일 주총에서 이들의 사내이사 선임 등 후속 조치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차정호 신세계 대표가 신규 선임될 예정이며, 권혁구 전략실장(사장) 및 김정식 지원본부장(부사장)이 재선임을 기다리고 있다. 사외이사·감사위원 후보에는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신세계는 이사회 독립성 우려 지적을 받아 국민연금 및 주주들로부터 반대를 받아왔지만, 올해는 지난해 실적 하락에 따른 대거 임원교체로 인해 충분한 사전 설명이 된 상황에서 특별한 반대사유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정호 대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실적 향상을 이끈 주역이다. 권혁구 사장과 김정식 부사장 역시 신세계 영업이익을 3년 연속 증가시켰다는 점에서 능력을 입증받았다. 최진석 교수 역시 사외이사 재직동안 이사회 구성원의 역할을 무난히 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이마트 사상 첫 적자 등 이커머스 시장에 고객을 뺏긴 신세계는 급변하는 유통 채널에 대응할 인재들을 영입하고 조직 개편 등을 통해 올해 시장 점유율 재탈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성장위주 정책에서 한 발 물러난 CJ그룹은 군살빼기에 돌입한다.

우선 박근희 CJ 부회장이 임기가 2년이나 남은 지주사 등기임원과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계열사 책임경영 강화의 일환으로 물러난 박 부회장은 겸하고 있는 CJ대한통운 부회장직 수행에 집중할 예정이다.

박 부회장 후임으로는 최은석 CJ 경영전략총괄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이재현 CJ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기 위해 사내이사로 추천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이번 주총에선 관련 움직임이 없었다.

이재현 회장의 뒤를 잇는 오너 4세 움직임 또한 없었다. 당초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이선호 전 CJ제일제당 부장이 지난해 지주사 지분을 확보하는 등 승계 작업을 진행 중이었지만 마약 사건으로 인해 물러나게 되면서 일시중단 됐다.

한편 CJ그룹의 사외이사로는 송현승 전 연합뉴스 사장과 유철규 서울대학교 의과대 내과교수의 재선임 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 키워드 Ⅱ : M&A·신사업…생존 전략 모색하는 주력 계열사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에게 한화 전략부문장을 겸직하게 하면서 방산사업 강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김 회장은 2015년 삼성의 화학·방산분야(삼성테크윈)를 통째로 인수합병(M&A)하는 빅딜을 성사시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출범한 뒤, 2016년 1000억원을 투자해 창원사업장의 항공엔진부품 신공장을 ‘스마트팩토리’로 탈바꿈했다.

그룹 자체가 1952년 한국화약을 모태기업으로 하기 때문에 김 회장의 방산 사랑은 더 특별했다. 여기에 김 부사장이 태양광 부문을 토대로 한화솔루션의 실적 상승을 이뤄내면서 김 회장의 돌파구는 확실해졌다.

한화는 지주사 한화를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 등 한화 방산회사들이 지난해 달성한 총 약 5조원 수준의 매출을 2030년까지 14조원으로 끌어올려 ‘글로벌 탑10 종합 방산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단기적으로는 항공기 부품 및 방위산업 분야에 2022년까지 4조원을 투자하는 한편 호주와 미국 등 해외에도 거점을 마련하고 사업 기반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금융 계열사 중에선 한화자산운용을 밀어주는 형태다. 한화생명은 이달 30일 한화자산운용에 51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이에 한화자산운용은 보통주 1억200만주를 새로 발행한다.

한화자산운용은 한화생명의 출자로 경쟁력을 강화해 미국·중국·싱가포르 등 해외법인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운용사 인수·합병(M&A)과 디지털 신사업도 추진하는 등 그룹 전반적인 해외 진출에 물꼬를 틀 것으로 보인다.

GS그룹은 주력 계열사 GS건설, GS칼텍스, GS홈쇼핑 및 GS리테일의 행보가 주목된다.

GS홈쇼핑 이사회는 새 기타비상무이사 자리에 오진석 GS리테일 전략부문장 전무를 선임하는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반대로 GS리테일 이사회는 김석환 GS 경영지원팀장 겸 재무팀장(CFO) 사장을 등기임원(기타비상무이사)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김 사장은 GS홈쇼핑 기타비상무이사 경력이 있으며 아직 임기가 1년 더 남았다. 이로 인해 그룹 내 2곳의 유통 계열사가 홈쇼핑-편의점간 협업 및 신규 투자를 적극적으로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GS건설은 허창수 전 GS 회장이 사내이사 임기를 연장할 예정이어서 직접적인 경영에 관여하지 않더라도 그룹 내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이다.

최근 임병용 GS건설 사장의 부회장 승진과 함께, GS건설 신사업추진실장을 맡아온 허창수 전 회장의 아들 허윤홍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킨 뒤 신사업부문 대표를 맡기면서 4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허윤홍 사장은 사장 취임 전후로 자회사 자이에스앤디 상장을 주도하고, 국내 최초로 유럽·미국 등 해외 모듈러 3사를 동시에 인수해 그 능력을 인정받아왔다.

아울러 GS건설은 이번 주총에서 실내장식 및 내장목공사업, 조립식 욕실 및 욕실제품의 제조, 판매 및 보수 유지관리업을 신규사업에 포함하는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안건으로 올렸다.

한편, GS칼텍스는 올해 초 허세홍 사장을 대표직에 올렸다. 허세홍 사장은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으로, GS칼텍스에서도 오너 4세 경영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계열사 현대중공업, 한국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베트남조선 등 대부분은 지난해 흑자를 내는 데 성공했다.

그룹의 남은 과제는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과정 마무리. 현재 기업결합 과정은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6개국에서 심사를 맡고 있다.

지난해 7월 국내, 10월 카자흐스탄 심사를 통과하며 첫 관문을 넘은 이 결합 건은 지난해 12월, EU에서 1단계 검토 후 2단계 본심사에 돌입하면서 순항하고 있다. EU는 기업결합심사의 핵심 집단이기도 하다.

다만 지난달 말부터 1차 심사에 돌입한 일본이 변수다. 일본이 한국 조선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WTO에 제소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는 만큼 기업결합 심사 시기를 최대한 늦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여타 계열사 중 반등이 필요한 곳은 현대일렉트릭이다. 지난해 3~4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166억원으로, 2018년 동 기간 영업손실 1036억원보다 적자폭이 증가했다.

유상증자, 자산매각, 전 임원 일괄사직, 희망퇴직 등 자구책으로도 해소가 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지난해 12월 정명림 전 사장이 사임했고,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석 전 한국수자원자력 사장을 사장으로 선임하며 창사 최초로 사장단 인사를 외부에서 영입했다.

신세계그룹은 업종을 막론하고 신사업 확장에 총력을 다하는 중이다.

이마트는 2022년까지 전 지점에 차량 2200대가 이용할 수 있는 규모의 초급속 충전소를 세우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오는 25일 주총서 ‘전기차충전사업을 포함한 전기 신사업 및 전기사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하는 정관 일부 변경을 안건으로 상정한다.

각 점포 주차장 공간을 활용한 전기차 충전 및 전기차를 이용한 배송 서비스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오는 24일 주총서 기타 식료품 제조업, 화학제품 제조업, 손 세정제 등 의약외품 제조·판매하는 정관 일부 변경 건을 안건으로 상정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신규사업 강화를 위해 사업기획본부를 신설하고, 본부장에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 사장의 남편인 문성욱 부사장을 선임하며 신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업황 불황으로 그룹 내 일감(백화점 건설)이 줄어든 신세계건설은 에너지 효율성을 개선하는 에너지진단사업을 신규 사업목적으로 추가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 스타필드 등 대형복합시설 및 유통시설을 건설한 뒤 운영·관리하며 쌓은 에너지 절감 노하우를 신사업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 CJ그룹은 계열사 책임경영 강화에 집중한다. 박근희 CJ 부회장 겸 CJ대한통운 부회장이 CJ지주사 직책을 내려놓은 것 역시 이러한 정책의 일환이다.

특히 주력 계열사 CJ대한통운, CJ제일제당, CJ ENM을 중심으로 질적 성장 및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하는 CJ대한통운은 일명 ‘해외통’ 박근희 부회장 체제 하에 물류·건설 등 사업 전반에서 글로벌 진출 및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비비고 해외진출 성과로 CJ제일제당 대표이사 겸 식품사업부문 대표에 강신호 총괄부사장을 선임한 CJ제일제당은, 이번 주총에서 최은석 CJ 경영전략총괄 총괄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윤정환 한국간연구재단 이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최은석 부사장이 지주사, CJ대한통운의 요직을 겸하고 있는 만큼 그룹 차원에서 CJ대한통운의 경영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방송·문화 계열사 CJ ENM은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부문을 별도법인 ‘티빙(가칭)’이라는 이름으로 단순 물적 분할 방식으로 분사하는 내용을 의결했다.

디지털 콘텐츠에 해당하는 OTT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전문화된 역량을 집중해 지속 성장함과 동시에, 나아가 상반기 JTBC와 합작법인 설립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같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인해 업계 일각에선 주력 계열사 3사를 제외한 CJ푸드빌, 올리브영, CJ CGV 등 계열사들을 곧 매각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룹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으나, 이미 지난해 그룹 재무 부담으로 인해 CJ헬로,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한 만큼 업계에선 이 같은 의심을 여전히 놓지 못하는 모양새다.

◆ 키워드 Ⅲ : “디지털 혁신 원년의 해”…4차 산업혁명 대비하는 경영전략

각종 인사를 통해 방산 분야 강화에 나선 한화그룹의 올해 거시적 경영목표는 ‘디지털 혁신의 원년’이다.

김승연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각 사에 맞는 디지털 변혁을 추진해 올해를 실질적인 변화와 성장의 기회로 이끌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에서 촉발된 기술을 장착하고 경영 전반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적극적으로 구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의 블록체인 비즈니스는 금융 파트와 산업 파트로 나뉘어 추진되고 있다. 연초인 1분기에는 한화생명,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등 금융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블록체인 사업 확대가 두드러지고 있다.

한화그룹의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은 지난 2018년 자체 기업형 블록체인 플랫폼 ‘H-Chain’을 독자적으로 구축한 바 있다. 그룹 전반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구축에 일조하겠다는 의지다.

H-Chain은 초기 1.0버전과 2.0버전을 거쳐 올해 하반기 3.0버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와 동시에 여타 금융 계열사들 역시 블록체인 기업 육성 및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를 연일 이어가고 있다.

허태수 회장 체제에서 ‘뉴 GS’의 닻을 올린 GS그룹은 ‘혁신’을 주요 키워드로 삼았다.

허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디지털·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 확보 및 육성으로 기존 사업 진화와 미래 사업 발굴에 나서야 한다”면서 “외부와 협업하는 오픈 이노베이션과 실리콘밸리에 있는 선진 기업들이 도입해 검증 받은 혁신 방법론을 GS 계열사에 적극 전파해 혁신의 원동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2007년 GS홈쇼핑 대표이사 부임 이후 당시 보유하고 있던 케이블 SO(유선방송사업자)인 GS강남방송과 GS울산방송을 매각해 모바일 홈쇼핑에 투자하는 선견지명을 보여준 바 있다.

때문에 그동안 디지털 혁신에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아울러 최근 GS가 실리콘밸리에 벤처투자법인을 세우기로 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우기도 했다.

그동안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해온 GS그룹은, 상반기 설립 완료 예정인 실리콘밸리 벤처투자법인을 통해 혁신 문화 정착, 신성장 동력 발굴 등 미래 전략 확보에 주력한다.

내부적으로는 허 회장의 신년사에서도 언급됐듯 자사 보유 핵심 기술에 디지털 역량을 접목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구축, 사업구조를 고도화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역시 조선업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집중한다. 창립 50주년이 되는 오는 2022년 글로벌 R&D센터 건립을 통해 ‘기술과 혁신’의 기업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대비하는 최첨단 조선, 에너지 그룹으로의 변신을 이뤄내자”면서 “이미 우리는 5G, ICT융합, 빅데이터를 통한 스마트조선소, 스마트팩토리와 같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진행해왔지만, 올해는 더욱 속도를 높이기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월, KT, 카이스트, 한양대 등과 ‘AI 원 팀(one team)’을 구성하고, 자사가 보유한 스마트조선소와 스마트팩토리에 AI기술을 본격 접목하는 데 나섰다.

그룹의 미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설립하는 글로벌 R&D센터(성남 소재)가 지난해 말부터 착공에 돌입하기도 했다.

내부적으로는 자율경영·책임경영의 정착을 도모한다. 권 회장은 “중간 지주회사격인 한국조선해양을 설립하는 등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서로 혼재돼 있던 그룹 사업부문들을 별도의 회사로 독립시키는 체제 정비를 추진해왔다”며 “이제 각 사들은 자신의 사업분야에서 최고의 기업이 되기 위해 독립적인 경영체제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유통 위기를 극복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고객과의 소통’을 가장 중요시 하며 “준비된 기업은 불경기에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다”면서 “올해는 수익성 있는 사업구조, 고객에 대한 ‘광적인 집중’, 미래성장을 위한 신규사업 발굴 등 3가지 역량에 집중하자”고 강조했다.

그룹 계열사 전반적으로 신사업 강화(신세계그룹 키워드 2 참조)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업황 불황 속에서도 실적 상승의 맛을 본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대규모 투자로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정 총괄사장은 지난해 초대형 점포, 명품 특화 전문관을 주축으로 강남점 주축과 백화점 리뉴얼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지난해 강남점 단일 점포만 연 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약 1조원 가량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내년 완공을 앞둔 대전사이언스콤플렉스(6000억원), 강남점·영등포점 등 기존점 리뉴얼과 시코르 등에 주력할 예정이다.

백화점부문과 달리 지난해 영업이익이 67% 급감한 이마트는 부실 점포 정리 및 온라인 몰 SSG닷컴 강화에 나선다. 정용진 부회장은 1차적으로 성적이 저조한 ‘삐에로쑈핑’을 폐점하고, ‘일렉트로마트’와 ‘노브랜드’ 등 브랜드 역시 부실 점포는 정리하기로 했다.

동시에 SSG닷컴을 비롯해 이마트, 이마트24 등 계열사 전반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간편결제 플랫폼 ‘쓱페이’를 강화한다. 이커머스 시장 진입을 위해 SSG닷컴은 김포 소재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를 3기까지 늘렸다.

이는 새벽배송 물량 일일 1만건이 충당되는 수준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 네오003의 안정화 단계를 거친 후 최대 2만건으로 일일배송 물량을 늘리며 이커머스 시장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CJ그룹은 ‘안정적 수익성이 동반되는 혁신 성장’을 꿈꾸고 있다.

손경식 CJ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국내외 경기 악화 국면에서 ‘양적 성장’보다는 안정적 수익성이 동반되는 ‘혁신 성장’을 우선해야 한다”며 “글로벌 탑 티어(Top-Tier) 기업 수준의 수익성을 확보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핵심 사업과 관련된 R&D 강화, 신기술 개발, 인재 확보를 통해 도전적인 초격차 역량을 강화하는데 주력하자”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박근희 부회장을 CJ대한통운에 집중하게 하는 등 주력 계열사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 ENM을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단순히 ‘군살빼기’ 작업만 하는 것은 아니다. 주력 계열사를 중심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도 보인다.

최근 CJ제일제당은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결성한 ‘콘텐츠 커머스 융합펀드(現 글로벌 혁신성장 펀드)’에 새 유한책임출자자(LP)로 참여하면서 310억원을 출자했다.

이 펀드는 CJ ENM(200억원)을 시작으로 CJ대한통운(100억원), 올리브네트웍스(45억원), CJ CGV(30억원) 등 CJ 계열사가 주로 투자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푸드테크, 뉴미디어 및 콘텐츠 등 다양한 미래산업에 자금을 집행할 예정이어서 CJ가 계열사를 토대로 미래 성장 동력을 찾는 중요한 창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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