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최근 게임 시장이 문재인 대통령 시대를 맞아 술렁이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문 대통령이 후보 당시 내건 공약 때문이기도 하고, 문 대통령 아들 때문이기도 합니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당시 내건 노동 시장 개혁안 중에서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법정 근로시간 단축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대통령 당선 이후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눈치 빠른 금융업계에서는 한국씨티은행 등 일부 기업들이 비정규직 직원 수백여명을 정규직 전환키로 결정하면서 문 대통령의 정책에 호응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데요. 특히 게임업계가 그렇습니다.

사진=각사 제공.

국내 게임 시장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오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자리매김해왔지만, 지난 정부 때는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심야시간의 인터넷 게임 제공을 제한하는 제도인 ‘셧다운제’ 등 각종 규제로 말미암아 성장세가 한풀 꺾이는 듯했습니다.

물론 정부의 규제도 한몫 했지만 시장 흐름상 PC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빠르게 전환되는 시점인 탓이 더 컸습니다. 또한 지난해에는 업계 1위인 넥슨의 김정주 회장이 진경준 전 검사장과의 뇌물 비리 스캔들에 연루되며 업계 분위기를 다운시킨 영향도 있습니다. (참고로 검찰은 지난 3월29일 열린 항소심에서 또다시 김 회장에게 징역2년6월을 구형했습니다.1심에서 김 회장은 무죄 선고받았습니다.)

지난해 11월7일 한국콘텐츠진흥원(한콘진)이 발간한 ‘2016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10조 7223억원을 기록했고 향후 11조원도 무난히 돌파할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아울러 한콘진은 백서에서 게임 수출액과 수입액은 모두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2015년 게임 수출은 32억 1463만 달러로 2014년 대비 8.1% 증가했고 수입은 2014년 대비 7.2% 늘어나 1억 7749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게임 시장을 이렇게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탈바꿈 시킬 수 있었던 데는 넥슨 김정주 회장, NC소프트 김택진 대표, 넷마블 방준혁 의장 등 걸출한 인물들의 인내와 혜안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금도 이들은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에서도 특히 넷마블은 최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데 이어 상장으로 마련한 실탄으로 최대 5조원 규모의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물론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합니다. 용두사미로 끝날 수도 있다는...)

'법정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 정책 변화 예고 '기대반 우려반'

문 대통령 아들도 벤처게임업체 종사자..."정부 차원 게임 산업 부흥 기대"

맨위 사진은 미드 '왕좌의 게임'을 패러디한 SBS의 19대 대통령 선거 출구 조사 결과 방송 화면 일부 캡처(위), 아래 사진은 아시아 최고의 게임 축제인 지스타에 참가한 젊은이들이 게임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 넥슨 제공(좌), 아래 우측 사진은 출처를 알수 없습니다. 아시는 분은 댓글 달아주시면 기재하거나 삭제하도록하겠습니다.

여하튼 이렇게 잔칫집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실상 업계 표정은 그리 밝지가 않다고 합니다.

게임 업계 종사자는 매년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게임 시장은 성장을 거듭해오고 있고, 현재도 진행 중인데 말이죠.

한콘진에 따르면 2014년 3만9000명이던 게임 산업 종사자는 2015년 3만5000명으로 9.6% 줄어들었으며, 같은 기간 게임 시장이 7.5% 성장했지만 인력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콘진은 게임 업계의 열악한 환경 탓에 인력이 줄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라고 전했습니다.

‘구로의 등대(등불)’ ‘판교의 등대(불기둥)’ 등...작금의 게임 업계를 대표하는 말입니다.

구로에 위치한 넷마블은 지난해 7월 한 직원이 돌연사한데 이어 11월 30대 직원이 사옥에서 투신 자살하는 등 총 3건의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넷마블 뿐만 아닙니다. 판교에 위치한 NC소프트 역시 지난해 11월 개발직 여직원이 투신 자살하기도 했습니다.

원인은 조금씩 다르지만, 업계에서는 밤샘 근무에 따른 스트레스 때문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생겨난 말이 ‘구로의 등대’ ‘판교의 등대’ 그리고 '오징어 배' 입니다. 비꼬아 얘기한 것이죠.

올 2월 넷마블 직원 잇단 자살을 둘러싼 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게임개발자연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밝힌 ‘2016 게임산업종사자의 노동환경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넷마블을 비롯 업계 전반적으로 20대와 30대의 개발자 구성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소는 게임업체들이 △연장 근로 △휴일 근무 시간 등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이런 열악하고 부당한 근무 환경으로 인해 이직이 잦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넷마블 직원들은 업계 평균보다 30시간을 더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일 기준으로는 2시간 이상 더 일하는 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결국 구로의 꺼지지 않는 등불은 노동자의 피와 눈물이 만들어 낸 강요된 열정의 산물이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비판과 지적에도 불구 개선되기는커녕 업계의 자성은 없었습니다.

지난 4월19일 판교에 위치한 게임업체 위메이드아이오는 신작 모바일 게임 개발을 위해 ‘크런치 모드’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크런치 모드란 일정 기간 야근과 철야를 지속해 집중 작업하는 기간을 뜻합니다. 그런데 위메이드아이오는 업계에서 통상 2개월 정도 크런치 모드를 진행하는 것과 달리 무려 7개월간을 잡았습니다.

긴 기간도 문제이거니와 보상 계획도 문제였습니다. ‘개발 이슈로 연내 게임을 출시하지 못할 경우 수당을 반납한다’는 항목으로 개발자를 압박한 것입니다.

이후 누리꾼들로부터 십자포화를 맞은 위메이드아이오는 장현국 대표가 직접 철회 의사를 밝히며 사태는 종결됐습니다.

과연 종결된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는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과 법정 근로시간 단축이 게임 업계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모든 기업에 연장근로를 포함한 근로시간을 현행 최장 주당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하지만 게임 업계에서는 개선의 기대가 있는 반면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기업의 규모’와 ‘기업마다 다른 근로 문화’ 등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오히려 게임 산업의 후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게임 시장은 모바일 시장으로 전환되면서 소규모 IT기업이나 벤처 기업들이 살아나고 있는상황입니다. 만일 당장이라도 이 정책이 시행된다면 이들 기업은 ‘열정’만 가지고서는 버틸 재간이 없어지게 되는 셈입니다.

무엇보다 아주 쉬운 논리로 접근해보면 덜 일한만큼 월급도 덜 받게 되겠지요.(더 주지는 않겠지요)

근로자 입장에서는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직 시행을 한 것이 아니니 문재인 대통령이 업계뿐만 아니라 여러 관련 전문가들을 불러 모아 의견 수렴을 한 후에 시행해도 늦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그럼에도 게임 업계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때문에 웃기도 합니다.

16일 벤처업체인 티노게임즈는 모바일 RPG 신작게임 ‘마제스티아’를 선 보였는데요. 이 게임의 그래픽 개발을 주도한 장본인이 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를 낳고 있습니다.

문 씨가 개발한 게임은 중견 게임사 컴투스를 통해 오는 22일 국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며 이어 25일에는 전 세계 150여개국에 동시 출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문 씨는 티노게임즈 등기이사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주식시장에서는 대통령 테마주가 다시 부상하고 있습니다. 사실 테마주는 매 정권 때마다 나왔지만 속 빈 강정이 태반이었습니다.

아무튼 주식시장은 차치하고, 게임 업계에서는 문 대통령이 아들이 속한 업계 사정을 십분 고려할 것으로 내다보며 점진적 정책 추진과 정부 차원의 업계 지원 사격도 내심 기대를 하는 등 한껏 고무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이 여세를 몰아 과연 4차 산업혁명의 전초기지로 불리는 게임 산업이 문재인 대통령 시대에 얼마나 꽃을 피울지 신작 게임만큼이나 흥미진진하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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