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기업 효자 건설사들의 행보 ⑨ 이수건설] '밀어주고 끌어주고' 적자 속 효자 노릇 '톡톡'...칼 가는 사정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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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기업 효자 건설사들의 행보 ⑨ 이수건설] '밀어주고 끌어주고' 적자 속 효자 노릇 '톡톡'...칼 가는 사정당국
'적자 재탈출' 이수건설, 어수선한 경기 속 검찰 고발 ‘악재’
모회사 이수화학 순손실↑, 국세청 세무조사까지…공정위 나설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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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순위 76위를 기록한 중견건설사 이수건설이 가까스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업황 불황 및 하도급 갑질로 인한 검찰 고발 등 악재로 연초부터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이수건설 지분 약 75%를 보유한 그룹 내 주력 계열사 이수화학마저 부진해 전반적으로 탈출구를 찾아야 하지만, 코로나19 등 여파로 국내외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 국면이라 쉽지 않다.

이 가운데 지속적으로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불거졌던 이수그룹에 대해 국세청이 지난해 고강도 세무조사를 진행하면서, 중견기업으로 감시 범위를 넓힌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같은 내부거래 비중을 주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서초구 이수그룹 본사 및 김상범 회장. 사진 이수그룹 제공, 뉴스락 DB.
김상범 회장. 사진 이수그룹 제공, 뉴스락 DB.

◆ 적자탈출 이수건설, 안팎 악재 지속…모회사 이수화학도 순손실↑

2013~2014년 순손실 1200억원을 기록한 뒤 2015년 순손실 150억원대로 회복하며 실적 개선에 주력한 이수건설은, 2016년과 2017년 각각 순이익 10억원, 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의 길로 들어서는 듯했다.

그러나 이수건설의 주 매출 창구였던 해외시장 수주량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줄어들고, 국내 주택시장 역시 과열경쟁 양상을 띠면서 2018년 영업손실 55억원, 당기순손실 219억원을 기록했다.

다시 적자전환한 이수건설을 살리기 위해 2018년 12월,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은 서울 반포동 이수그룹 사옥 매각 자금 600억원을 이수건설 유상증자에 투입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해 3분기까지 당기순손실 6억원으로 적자 상태였던 이수건설은, 2019년 감사보고서 기준 (2020.03.30.) 영업이익 83억원, 당기순이익 20억원을 기록하며 가까스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김상범 회장의 긴급 자구책이 통한 것.

그러나 각종 규제로 인한 주택시장 불황에 이어 주력 계열사이자 이수건설의 지분 75.20%를 보유하고 있는 모회사 이수화학 역시 자금상황이 넉넉하지 않아 적자 탈출에도 속 시원히 쾌재를 부를 수는 없게 됐다.

이수화학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조5161억9200만원, 영업이익 94억3100만원, 순손실 178억96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18년 대비 1.0%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26.6% 증가했다.

그러나 순손실이 1010.9%나 증가했다. 앞서 2016년 세무조사로 인한 추징금 130억여원이 확정되면서 지난해 회계에 반영된 탓이었다.

◆ 반등 절실한 시점, 발목 잡는 ‘하도급 갑질’ 검찰 고발

가까스로 적자 탈출에 성공한 이수건설의 실적 반등은 그 어느 때보다 필수적이다. 하지만 부동산 규제에 이어 코로나19 등 건설업 전반에 악재가 드리운 것도 모자라, 매출을 좌우하는 수주 입찰 참여에도 걸림돌이 발생했다.

지난 2월 4일 중소기업벤처부는 ‘제11차 의무고발요청 심의위원회’를 열고 하도급법, 가맹사업법을 위반한 이수건설 등 5개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 요청했다. 이는 공정위 제재의 후속 조치다.

이수건설은 앞서 273개 수급사업자에게 건설 및 제조위탁하면서 어음할인료와 어음대체결제수수료 총 13억1100만원을 미지급하고,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불이행 행위로 지난 2018년 5월 공정위로부터 재발방지명령과 과징금 10억200만원을 처분 받은 바 있다.

중기부의 의무고발요청제도는 하도급법 등 공정거래법령 위반기업 대상으로 공정위가 검찰에 고발하지 않은 사건에 대해 중기부가 중소기업에 미친 피해나 사회적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공정위에 고발요청할 수 있는 제도로, 고발요청시 공정위는 의무적으로 검찰에 고발하도록 돼 있다.

문제는 벌점이다. 현행 하도급법상 공정위가 하도급법 위반 기업에 부과하는 벌점은 △경고 0.5점 △시정명령 2점 △과징금 2.5점 △고발 3점 등인데, 이미 공정위 과징금으로 2.5점을 부과받은데다가 고발 벌점 3점을 합산하면 5.5점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부과한 벌점이 5점을 초과할 경우 국가계약법에 따라 최대 2년간 공공입찰 참가 제한을 받게 될 수 있다.

물론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 시절 시행됐던 ‘원스트라이크아웃 제도(고발 결정 직후 입찰 제한)’가 폐지 수순을 밟고 있어 당장 참가 제한이 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으나, 향후 다소 불리한 상황에서 재판을 이어가야 하는 모양새다.

◆ 수년째 내부거래 지적, 국세청 세무조사는 사정당국 감시 ‘신호탄?’

대내외적으로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이수건설은 김상범 회장 일가의 '아픈 손가락'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는 평가다. 

이수건설은 이수그룹의 지배구조상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이수그룹은 김상범 회장→이수엑사켐→㈜이수→이수화학→이수건설의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김상범 회장이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사 이수엑사켐은, 이수화학의 최대주주이자 ㈜이수(지주사)의 최대주주이다. 김 회장이 이수엑사켐을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셈.

석유화학제품 및 정밀화학제품과 그 부산물의 ‘판매업’을 영위하는 이수엑사켐은, 직접 생산은 하지는 않고 대부분의 매출을 이수화학 제품을 사들여 판매한다.

이러한 구조에서 높은 내부거래가 지적됐다. 김 회장으로의 승계 작업이 한창이었던 2001년 설립된 이수엑사켐은, 2015년 1340억원의 매출 중 990억원(약 73%)을, 2016년 1344억원의 매출 중 875억원(약 65%)을 이수그룹 계열사를 통해 달성했다.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는 2017년에도 매출 1683억원 중 975억원(약 57%)을, 2068억원으로 매출 2000억원대를 돌파한 2018년에는 1169억원(약 56%)가량을 그룹의 도움으로 올렸다.

지난해에는 주력 계열사 이수화학의 공시를 통해 이수엑사켐과 1079억원의 거래를 올린 점이 확인됐다. 재작년에 이어 여전히 1000억원대 이상의 내부거래를 해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김 회장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계열사를 그룹 전체에서 수년째 전폭적으로 지원하자, 사정당국은 최근 이수그룹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2월 국세청은 이수건설에 세무조사에 착수한데 이어 10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100여 명의 요원들을 이수그룹 산하 주력계열사들인 이수화학, ㈜이수, 이수페타시스 등에 긴급판견해 고강도 세무조사를 단행했다.  

기업의 탈세 등을 조사하는 조사4국이 나온데다가 이수화학이 세무조사로 추징금을 부과받은 지 3년밖에 되지 않아 특별세무조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사정당국이 이수그룹에 대한 세무조사를 계열사까지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가 사실상 없었기 때문에, 그동안 지적돼온 내부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회계 문제에 대해 국세청이 본격적으로 주목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국세청에 이어 공정위까지 나설 것으로 내다본다. 국세청 세무조사 한 달 전인 지난해 9월, 김상조 위원장의 뒤를 이어 조성욱 신임 위원장이 취임했다.

조 위원장은 김 전 위원장의 기조를 이어 자산규모 2~5조원대 중견기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2018년 김 전 위원장 시절 중견 유통기업 SPC에 대한 조사가 진행된 것 역시, 타 중견기업에 경각심을 주는 대목이다.

더욱이 이수건설의 경우 지난 2016년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이수건설은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사인 (주)이수의 손자회사로서 증손회사가 아닌 국내 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음에도 다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일각에선 이런 전례 등을 비춰 수년째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온 이수건설을 비롯한 이수그룹 계열사들에 대해 공정위 역시 주목하고 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안팎으로 여유롭지 못한 상황인 이수그룹에게 사정당국의 관여는 더욱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공정위가 개정안을 통해 중견기업 전체에 대한 거래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기조를 공고히 하는 만큼, 수년째 지적돼온 통행세 논란을 해소하지 못할 경우 시한폭탄을 안고 가는 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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