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뉴스락DB
신동빈 회장. 뉴스락DB

[뉴스락]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뉴롯데'를 향한 행보가 주력 계열사 3인방의 꼼수 마케팅으로 빛이 바랬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27일 각 계열사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수익성 개선과 혁신을 내세우며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신동빈 회장은 신년사 등을 통해 롯데가 '착한기업'이라는 공감을 얻는 게 중요하다며 실적 개선을 넘어 반(反)롯데 이미지 개선에도 공을 들이겠다는 각오를 강하게 내비쳤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속 롯데 계열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롯데칠성음료, 롯데백화점 등 주력 계열사에서는 코로나19를 활용한 꼼수 마케팅을 펼쳐 빈축을 사고 있다.

허울뿐인 '뉴롯데' 아니냐는 지적이다.

국내 대표적인 유통 기업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실적개선, 혁신, 착한기업 등을 주창하면서도, 코로나19를 핑계 삼은 연이은 ‘꼼수’ 논란에 소비자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왼쪽부터 롯데칠성음료 이영구 대표, 황범석 롯데백화점 대표,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 [뉴스락]
국내 대표적인 유통 기업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실적개선, 혁신, 착한기업 등을 주창하면서도, 코로나19를 핑계 삼은 연이은 ‘꼼수’ 논란에 소비자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왼쪽부터 롯데칠성음료 이영구 대표, 황범석 롯데백화점 대표,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 [뉴스락]
◆ 롯데 유통 3인방,  코로나19 사태 활용한 과도한 마케팅 '빈축'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일부 기업들이 도를 넘는 상술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홈플러스, 위메프, 현대약품 등이 그랬다.

이 가운데 최근 국내 대표적인 유통 기업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실적개선, 혁신, 착한기업 등을 주창하면서도, 코로나19를 핑계 삼은 연이은 ‘꼼수’ 논란에 소비자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이영구 대표)는 지난 2월 고정비 증가를 사유로 자사 음료수 밀키스, 핫식스 등 250ml 캔 제품을 각각 1200원에서 1400원, 1100원에서 1200원으로 인상했다.

또, 자사 생수 브랜드 아이시스 8.0 500ml 제품 납품가를 1550원에서 1700원, 탄산수 트레비 500ml를 1600원에서 1700원으로 올렸다. 인상폭이 최대 20%에 이른다.

문제는 롯데칠성음료가 지난 1일 부터 자사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캔 제품을 355ml(Stubby)에서 330ml(Sleek)로 줄여 판매해 일각에서 ‘꼼수’ 전략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해당 제품들의 가격은 편의점가 기준 1400원 그대로 용량만 25ml 줄였다.

제품 용량을 각각 7%, 16% 줄여 판매하는 셈인데, 100ml당 394원 수준에서 100ml당 424원 수준으로 올랐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사실상 가격인상이라는 업계 지적에 더불어 소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더욱 커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이와 관련해 "가격인상 목적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330ml 캔이 유행하면서 편의성 등에 중점을 둔 패키지 변경일 뿐"이라며  공식입장을 전했다.

롯데마트(대표 문영표)는 지난달 코로나19로 마스크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맥주 제품에 마스크를 끼워파는 등 ‘꼼수’ 마케팅을 벌여 소비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해당 사실은 한 소비자가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글을 게재하면서 알려져 결국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로 까지 이어졌다. 이후 공정위는 마스크 기워팔기 현장조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롯데마트에서 진행된 판촉 이벤트 맥주 제품이 일본 수입 맥주인 ‘아사히’로 알려지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역시 일본 기업” 등의 반응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롯데가 대기업으로서 모범을 보여주기보단 실적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일념 아래 돈벌이에만 혈안이라는 지적이다.

롯데마트 측은 자신들이 아사히 맥주 이벤트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아사히 맥주는 롯데아사히주류가 유통 판매하는 제품으로 롯데마트와 연관성이 없어보인다. 하지만 롯데아사히주류는 롯데칠성음료 지분 50%, 아사히그룹홀딩스 지분 50% 합작사로 롯데그룹 차원에서 완전히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관련해 롯데마트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롯데마트 본사 행사 상품 기획자가 아닌 아사히 측에서 5개 매장에 방문해 해당 판촉을 진행하도록 유도 했던 것 같다"라며 "그럼에도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건 롯데 측 관리자 실수가 분명한 상황이기에 인지후 바로 철회했다"고 해명했다.

롯데백화점(대표 황범석)은 최근 코로나19가 본격화 되던 지난달 고통분담을 사유로 직원들에게 연차 소진을 강요하고 임금을 삭감했다는 내부 직원들의 불만이 드러나면서 논란의 한 가운데 섰다.

문제를 제기한 롯데백화점 직원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3월중 연차 5일의 사용일정 계획을 취합해 결재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연차사용을 거부할 경우 무급휴직을 권고하는 등 사실상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근무시간을 한 시간 단축함에 따라 수당도 줄이면서 어떠한 동의와 협의도 구하지 않고 진행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앞서 롯데백화점 사업을 맡고있는 롯데쇼핑 측은 향후 3~5년간 전체 매장의 약 30%에 달하는 200여 개 매장을 닫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백화점, 마트 등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정된 상황에서 코로나19를 활용해 ‘꼼수’ 해고를 단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롯데백화점 측은 "코로나19 상황으로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연차를 강요하지 않았고 권유 또는 제안 했을 뿐"이라고 밝히고, 단축근무는 코로나19 우려로 출퇴근 혼잡 시간대를 피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및 각 사 제공 [뉴스락]
◆ "코로나 속 꼼수 전략은 결국 국민 직간접 피해...자제 절실"

기업들은 이전부터 제품 판매시 가격은 변동없이 크기, 중량을 줄여 사실상 가격인상과 동일한 효과를 보는 전략을 사용해왔다.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전략이다.

또, 롯데쇼핑이 최근 코로나19 상황에서 실버사원들을 대거 해고하며 사실상 대대적 구조조정이 예견되고 있다.

물론 코로나19가 본격화면서 여타 기업에서 활용되고 있는 연차소진 요구, 지방발령 등이 그 자체만으로 불법은 아니다.

이와 관련해 영국 BBC는 '당신이 산 제품은 실제로 (양이) 줄었다'라는 제목의 보도를 한 바 있는데, 당시 BBC는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덜 위험한 전략은 양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꼼수도 기업 전략의 일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 보도는 슈링크플레이션 등 이른바 꼼수전략이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용서 된다는 얘기가 아니다. ‘기만’에 가까운 행위를 사람들이 인식하게 될 경우 오히려 매몰찬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마케팅 자체를 비판 할 순 없으나, 코로나 사태 속 ‘꼼수’ 마케팅은 국민들에게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에 자제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이런 마케팅을 자제하는 기업이 오히려 이미지 상승 등으로 더 큰 이익을 내고 국민 정서에도 맞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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