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사진 IBK기업은행 제공 [뉴스락]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사진 IBK기업은행 제공 [뉴스락]

[뉴스락] IBK기업은행은 최근 환매중단사태를 일으켜 논란의 중심에 선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펀드인 일명 ‘장하성 동생 펀드’를 가장 많이 판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장하성 주중대사의 동생 장하원씨가 대표로 있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종석 미래한국당 의원이 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판매현황’에 따르면, 기업은행이 지난 2018년 이후 판매를 시작한 펀드 중 가장 많이 판매한 자산운용사 및 증권사의 상품은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펀드인 것으로 확인됐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이 기간 기업은행에서 총 5842억5251만원 가량을 판매했으며, 가입자 수도 197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해당 기간 기업은행 전체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판매액 2조134억원 중 28.4%를 차지한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뒤를 이어 △교보증권이 가입자 1304명에게 4971억원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이 1047명에게 3188억원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28명에게 1605억원 △디에스투자증권이 396명에게 1401억원 어치를 팔았다.

지난 2017년, 전문사모집합투자업을 등록한 신생 운용사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 기준으로 업계 167위로 기업은행 판매 상위 10개 운용사 중 가장 규모가 작은 업체이다.

김종석 미래한국당 의원은 이에 대한 관계당국의 철저한 규명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신생 업체가 대형 금융사들을 제치고 국책은행에서 가장 많은 사모펀드를 판매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정권 실세의 친동생이 펀드 매니저라는 점이 여향력을 미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는 만큼 관계당국은 특혜 제공 여부 등에 대해 철저하게 규명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지난해 1800억여원 규모의 ‘US핀테크글로벌채권’ 펀드 환매를 중단했고, 이어 올해 ‘US핀테크부동산담보부채권’과 ‘US부동산선순위채권’의 환매를 연기한다고 통지했다.

US핀테크글로벌채권 펀드는 미국 다이렉트랜딩글로벌(DLG)이 발행한 사모사채에 투자하는 상품이며, DLG가 지난해 4월부터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또한, 해당 펀드의 투자금을 운용하는 미국 운용사 다이렉트랜딩인베스트먼트(DLI)가 사기 혐의 등으로 고발되면서 자산 동결에 들어갔다.

기업은행은 US핀테크글로벌채권 펀드를 3612억원 팔았으며, 이 중 695억원이 환매가 중단됐고, US부동산선순위채권은 3180억원 팔았으며, 219억원이 환매가 연기됐다.

또한, 기업은행이 판매한 디스커버리 펀드는 ‘불완전 판매’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업은행을 통해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불완전 판매를 보상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투자자들은 “US핀테크글로벌채권 펀드는 위험등급이 6등급 중 1등급이다. ‘매우 높은 위험’을 가지고 있는 상품이지만, 기대수익률은 연 3%에 불과하다”며 “은행에서 수익률이 낮은 대신 안전한 상품이라고 설명해 투자했는데, 되려 60~70%의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영향력 행사에 대한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며 “기업은행은 장하성 대사가 청와대에 입성하기 전부터 펀드 판매를 개시했다”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불완전판매 논란에 대해서는 “미국 감독기관의 실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현재 구체적인 대책을 내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해당 펀드의 위험등급에도 불구하고, 부동산담보채권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동일한 등급의 다른 상품에 비해서는 안전하다고 안내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고객들에게 안내하고 있는 것은 기업은행이 판매한 펀드에 대한 자산실사결과를 가지고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다”며 “미국 감독기관의 비슷한 구조를 가지는 다른 상품에 대한 실사 결과를 보고 유추해 어느 정도 손실이 날 수 있다는 것을 고객들에게 안내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디스커버리 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행장은 취임100일 서면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은행은 투자상품의 판매사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운용사를 수시로 방문해 지급유예 상황, 피해소지 등을 최대한 파악하고 이에 대한 진행상황을 고객에게 본점에서 직접 수시로 안내하고 협의 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무이사를 단장으로 하는 ‘투자상품 전행 대응 TF’를 구성해 정보 신속제공, 법률검토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고객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업은행은 보도자료를 통해 디스커버리 관련 펀드가 환매 중단된 뒤에도 투자자에게 상품을 판매했다는 보도에 대해서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기업은행은 “기업은행이 ‘디스커버리 펀드(DLG)’가 환매 중단된 뒤에도 해당 펀드를 판매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린다”며 “2019년 2월 중 환매 중단된 펀드는 디스커버리 펀드(DLG)의 해외 운용사인 ‘DLI’의 대표펀드(DLIF)로, 기업은행이 판매한 디스커버리 펀드(DLG)와는 다른 펀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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