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사진 뉴스락 DB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사진 뉴스락 DB

[뉴스락] 이수그룹이 이수건설 매각을 추진한다. 거듭된 자구책 마련에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된 까닭이다.

2일 IB업계에 따르면, 이수그룹이 자회사 이수건설의 매각 추진을 위해 자산운용사, 중견건설사 등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3~2014년 순손실 1200억원을 기록한 뒤 2015년 순손실 150억원대로 회복하며 실적 개선에 주력한 이수건설은, 2016년과 2017년 각각 순이익 10억원, 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의 길로 들어서는 듯했다.

그러나 이수건설의 주 매출 창구였던 해외시장 수주량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줄어들고, 국내 주택시장 역시 과열경쟁 양상을 띠면서 2018년 영업손실 55억원, 당기순손실 219억원을 기록했다.

다시 적자전환한 이수건설을 살리기 위해 2018년 12월,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은 서울 반포동 이수그룹 사옥 매각 자금 600억원을 이수건설 유상증자에 투입하고, 2019년 11월에는 매출채권 유동화를 통해 400억원을 조달하는 등 총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이로 인해 이수건설은 2019년 감사보고서 기준(2020.03.30.) 영업이익 83억원, 당기순이익 20억원을 기록하며 가까스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 사이 모기업 이수화학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조5161억9200만원, 영업이익 94억3100만원, 순손실 178억9600만원을 기록하며 자금난에 빠졌다. 세무조사 추징금 반영 등 순손실이 전년 대비 1010.9%나 증가했다.

가까스로 살려놓은 이수건설의 비전도 밝지 않았다. 주택사업 중심의 이수건설은 토목, 플랜트, 해외공사 비중이 적지만, 최근 단순 외주주택사업 외 자체 분양공사가 없어 분양미수금 역시 미미한 편이다.

2018년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은 데에 따른 중소기업벤처부의 고발 요청(2020.02) 역시 악재다.

이 같은 상황들로 인해 업계에선 이수건설 매각으로 이수화학의 재무부담이 한층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수화학의 시가총액은 1517억원으로, 이수건설이 청산된다면 그 가치는 4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기대치가 반영돼 이수화학은 금일 16시 기준 전일 종가 9770원 대비 1.64% 상승한 99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