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전국구 중견건설사 라인건설(총괄사장 공병탁, 대표 강영식)이 위태롭다. 

라인건설은 2015년 매출액 5000억원대를 돌파하며 전국 단위로 영토 확장을 넓혀왔다. 그 해 오랜 파트너사 이지건설을 통해 ‘파라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동양건설산업을 흡수합병하며 ‘이지더원’과 함께 2개 브랜드로 사세를 확장해왔다.

그러나 너무 서둘렀던 탓일까. 시공을 맡은 전국 아파트 건설현장 곳곳에서 하자 및 부실시공 논란이 매년 제기되고 있다.

동시에 시장 경쟁 심화·정책 강화 등 요인으로 실적은 주춤한 상황이며, 계열사간 내부거래·관계사간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불편한 시선을 받고 있다.

시공능력평가순위마저 전년(2018년) 대비 3계단 하락한 48위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는 코로나19라는 전례없는 위기 속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급성장 이후 2년 연속 실적 하락 中, 국내 주택시장 생존 ‘과제’

1982년 설립된 라인건설(옛 신성건설)은 호남 지역을 거점으로 고도 성장해왔다. 이지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EG the1(이지더원)’을 계승해 부산정관지구 등 영남 지역뿐만 아니라 동탄2신도시, 원주기업도시, 세종특별자치시 등 전국 단위로 사업을 확장했다.

2002년 서울지점을 개설하고 본격 수도권 진출에 나섰다.

2013년부터 충남 아산테크노밸리에 당시 단일 브랜드로는 국내 최대 단지인 8000여 가구 이지더원 단지를 공급하고 있으며, 2015년에는 전국 1만1000여 가구 공급으로 ‘1만가구 클럽’에 가입됐다. 이 같은 상승세는 실적으로 이어졌다.

2010년까지 매출액 1000억원대를 유지해온 라인건설은 2011~2013년 매출액 2000억원대를 돌파, 2014년 매출액 3699억원·영업이익 389억원을 기록하며 성장했다.

2015년 1월 이지건설이 법정관리에 빠져있던 동양건설산업을 인수했고, 같은 해 4월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이후 2017년 1월 동양건설산업은 다시 이지건설을 흡수합병한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있는 '파라곤' 브랜드를 앞세워 전국구 건설사로 발돋움하기 위함이었다.

통합된 동양건설산업의 최대주주는 동양이지이노텍(옛 이지이노텍, 49.81%)으로, 라인건설의 자회사였기 때문에 사실상 라인건설이 간접적으로 동양건설산업을 지배하고 있는 관계회사 형태를 이루게 됐다.

라인건설은 이지건설의 이지더원 브랜드를, 동양건설산업은 파라곤 브랜드를 토대로 양사는 협업하며 시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었다. 이 덕에 라인건설은 2017년까지 매출액 8022억원·영업이익 695억원을 달성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런데 2018년 실적이 반토막(매출액 4806억원·영업이익 301억원)나면서 상승세는 돌연 하락세로 바뀌었다.

직원수 증가에 따른 급여, 퇴직급여 등 판매관리비 증가, 영업외비용 등이 증가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영업외수익, 공사수입 등이 감소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건설사 매출을 견인하는 공사수입이 2017년 6778억원에서 2018년 1606억원으로 줄어 76.3%나 떨어졌다.

지난해 전체 실적은 2018년보다 더 감소한 매출액 3096억원·영업이익 215억원을 기록했다. 현 정권에서 부동산 투기 억제 등을 위해 규제 강화 기조를 보이고 있는데다 내수 주택시장에 대한 건설사간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연이은 실적 감소로 2018년 45위였던 시공능력평가순위는 지난해 3계단 하락한 48위를 기록했다.

◆ 계열사·관계사간 당겨주고 밀어주고…규모 큰 일감 주고받기 ‘눈총’

실적 쇄신이 필요한 시점이나, 기존 성장 방법 중 하나였던 계열사간 내부거래 및 관계사간 협업이 기업 규모 성장에 따라 일감 몰아주기 형태로 비춰지면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라인건설은 라인개발, 라인하우징, 라인앤프라임, 라인엘하우징, 인주하이테크밸리, 더원건설, 마륵파크 등 7개 종속회사를 두고 있다.

라인건설은 이들 중 라인개발로부터 646억원의 매출을, 라인하우징으로부터 87억원을, 라인앤프라임으로부터 541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이를 합치면 1275억원으로 라인건설 지난해 전체 매출액 3096억원의 41.1%에 달한다.

라인건설이 매출을 올린 종속회사들의 규모를 보면 라인개발은 지난해 전체 매출액 886억원, 라인하우징은 지난해 전체 매출액 136억원, 라인앤프라임은 지난해 전체 65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관계사 동양건설산업과의 협업 규모 역시 크다.

양사는 2015년 이후부터 이지더원, 파라곤 브랜드를 토대로 주택사업을 영위해왔다. 라인건설이 지난해 동양건설산업 등(동양건설산업 계열사)과 이룬 거래액 자체는 259억원으로 연결 전체 매출 3866억원에 비하면 10%가 되지 않는다.

다만 서로 제공보증액의 규모가 크다. 연결기준 동양건설산업이 라인건설에 제공한 보증액은 건설공제조합, 주택도시보증공사 등 포함해 106억원이지만, 반대로 라인건설이 동양건설산업에 제공한 보증액은 은행권 등을 포함해 1조3634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배경에는 시공-시행을 나눠하며 협업을 해온 구조가 있다. 동양건설산업이 시공을 맡은 파라곤 브랜드에는 높은 확률로 라인건설이 시행사 역할을 맡아왔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러한 구조에 대해 비판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가 두 개의 브랜드를 토대로 사업 규모와 범위를 확장하고 있는데,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직접적인 지분 관계는 없지만, 관계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 전국 방방곡곡 하자 및 부실 ‘곡소리’…미온한 대처 도마

이 가운데 영위해오던 주택사업에서 매년 하자·부실시공 논란이 제기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강원도 ‘원주 기업도시 이지더원’의 일부 입주민들은 라인건설을 상대로 ‘아파트 하자로 인한 입주지연’ 소송을 제기했다.

입주 당시 입주민들은 입주 직후 각 세대의 다용도실이나 비상용 방화문 문틀이 깨져있거나 공사가 마무리 안 됐고, 집안 곳곳의 몰딩이나 타일, 씽크대, 붙박이장 등이 깨지거나 찍혀있었다고 호소했다.

이밖에도 벽지가 들뜨거나 시멘트 자국이 집안 곳곳에 남아있고, 실리콘이 들뜨거나 바닥이 뒤틀리는 등 수많은 하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하자가 수개월 간의 보수 끝에 개선됐지만 입주지연 등 후속조치를 놓고 일부 입주민이 라인건설과 갈등을 빚었다.

한 입주민은 “지난해 1월 입주 이후 수많은 하자로 살 수가 없어 보수를 요청했고 8개월 만에 완료돼 지난해 10월 입주지연에 대한 내용증명을 보냈는데, 합의금을 지급하지 않는 등 합의를 미루는 태도 때문에 지난 4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라며 “하자나 부실이 많은 것보다 이를 대하는 문제 대응 태도가 더욱 화가 난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3월말 라인건설이 시행을 맡고 동양건설산업이 시공을 맡아 준공한 세종시 ‘가락19단지파라곤’에서는 사전점검에서 수많은 하자가 발견돼 세종시가 준공심사를 거부하는 일도 발생했다.

이후 하자보수를 통해 3월말 준공승인을 받아냈으나, 이 과정에서 협력사와 공사대금 견적 차이를 두고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2017년 1120세대 규모 ‘충남 아산 풍기지역 이지더원 1차’ 아파트는 계단 파손, 지하주차장 침수 등 공용부문 하자와 벽면이 갈라져 물이 새는 등 각종 하자가 심각해 입주예정일이 연기됐으며, 같은 해 9월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 이지더원 2차’ 아파트에선 입주예정자들이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주를 거부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이외에도 2016년 ‘충남 아산테크노밸리’ AB3블럭에 지어진 이지더원에서 지하주차장과 기둥, 보 등 주요 구조물에서 균열이 발견돼 아산시로부터 보수명령 및 벌점을 부과받는 등 매년 크고작은 하자보수 논란에 시달려왔다.

이와 관련해 라인건설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원주 이지더원의 경우 한 세대에서 마루판 문제 때문에 소송이 있었는데 이미 예전에 원활하게 합의를 보고 해결했다"며 "오히려 6월말에 입주 예정인 원주 이지더원 2차의 경우 사전점검에서 예비입주민들이 만족해 감사패를 전달하겠다고 해 내일(19일)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풍기, 시흥 등에서 발생했던 문제들은 7~8년 전 입주 초기에 있었던 작은 문제고, 현재는 원만하게 해결돼 서로 윈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에서 시공·분양하는 아파트마다 하자는 발생할 수 있으나, 이지더원에서 발생한 하자에 대해 입주민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부분은 라인건설의 미흡한 대응”이라며 “중견을 넘어 대형건설사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브랜드 이미지 제고가 중요한 만큼 하자를 줄이고 고객서비스에 좀 더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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