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특별기획] 재계, 선택 아닌 필수된 '사회적 가치'…진화하는 CS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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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특별기획] 재계, 선택 아닌 필수된 '사회적 가치'…진화하는 CSR
선택 아닌 필수 ‘CSR’, 산업 전반에서 다변화 움직임
“착한 기업=성공”, 악용·과열경쟁 등 우려 딛고 구성원 모두의 행복 추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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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현대사회에서 선택 아닌 필수가 된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재계가 집중하고 있다.

경제적 가치 실현을 1순위로 뒀던 과거의 기업 형태와 달리, 수익을 넘어 ‘사회적 환원’ 개념의 CSR 활동이 강조되고 있는 것.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기업의 CSR 활동을 바라보는 국민들, 즉 소비자·고객들의 기대치도 높아져 기업은 좀 더 효율적인 CSR을 위해 과거 대비 유형을 다양·세분화하는 추세다.

재계 일각에선 이 같은 기업의 CSR 활동을 1차적으로 칭찬하면서도, 과열양상 등 이면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악용될 경우 자칫 순수목적을 잃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스락>은 시대에 발맞춰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기업의 CSR 활동에 대해 살펴보고, 이 같은 활동들이 낳을 수 있는 장단점에 대해 조명해보고자 한다.

사진 뉴스락DB
◆ 다변화하는 CSR, 구성원 행복 등 무형적 가치 중요성↑

과거 물질적 지원, 봉사활동 정도에 그쳤던 기업의 CSR 활동은 최근 들어 전사적으로 행해지고 있으며 그 유형도 다양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CSR 비전 ‘함께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 아래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스마트공장, C랩 아웃사이드, 협력회사 상생펀드 등 상생 활동과 청소년 교육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처음으로 주도한 CSR 사업 ‘나눔의꿈’은 복지, 교육자립, 보건의료, 고용, 주거, 문화 등 사회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사업이지만 재원이 부족해 이를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비영리단체를 지원하는 국내 최대 사회복지 공모사업이다.

2016년 시작 후 4년간 207개 비영리단체에 총 400억원이 지원됐다.

이는 그동안 삼성이 문화재단, 생명공익재단, 복지재단, 호암재단 등 공익법인을 통해 해온 전통적 CSR 활동보다 대상을 구체화하고, 공익적인 사업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실용성·효율성을 한 단계 높였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C랩 아웃사이드 등 각 분야 연구원들과 사내 벤처기업 육성을 통해 구성원들의 꿈을 지원하는 방안으로도 CSR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단순히 물품, 현금 지원뿐만 아니라 마스크, 진단키트 제조 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 설립을 지원, 생산량을 대폭 늘리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사업과 수소·전기차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특히 환경에 초점을 맞춰 고객 참여형 CSR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2016년 시작해 5회째를 맞는 ‘롱기스트 런’ 캠페인을 지난달 실시, 참가자들이 완주한 코스의 누적 거리를 합산해 서울시 공공시설 내 어린이용 러닝 트랙 제작, 업사이클링 제품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해당 캠페인과 ‘아이오닉 포레스트’ 프로젝트를 연계해 참가자 완주 누적 거리만큼 기부된 묘목으로 숲을 조성, 인천 청라지구 수도권 제2매립지에 약 2만 그루의 나무가 심어진 상태다.

위축된 사회 분위기 전환을 위해 또다른 참여형 CSR 캠페인인 ‘스마일 스튜디오 기부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캠페인은 참가자들의 사진 참여 인원, 소요 시간, 포즈 난이도 등을 고려해 ‘미소 지수(스마일 포인트)’를 측정, 기부금으로 환산·누적된다. SNS 공개를 통해 좋아요, 댓글 등 호응도까지 기부금으로 환산할 수 있다.

동시에 현대차그룹은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식료품 지원·차량 무상점검 등 다방면에서 ‘상생 캠페인’을 전국 단위로 진행하고 있다.

그룹의 공익법인인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외국인 근로자 등 의료취약계층 서비스 지원, 코로나19로 인한 농산어촌 학생들의 교육공백 지원, 순직 소방·경찰 자녀 장학사업 등 복지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집단을 구체화해 이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CSR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SK그룹은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전사적 차원의 CSR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대표적 기업이다.

지난해 5월 SK는 16개 주요 관계사와 함께 사회적 가치 측정시스템 본격 운영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선 지표와 기준점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최태원 회장의 의도가 반영된 것.

크게 경제간섭 기여성과(고용, 배당, 납세 등), 비즈니스 사회성과(환경, 사회, 거버넌스 등), 사회공헌 사회성과(CSR, 기부, 봉사) 등으로 나눠 측정된다.

실제로 사회적 가치 측정시스템 운영 발표 이후 SK의 적극적인 CSR 활동은 계열사 전반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코로나19로 침체된 소상공인 경제 활성화를 위해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T멤버십 열린베이커리와 5GX 부스트파크 제휴처에서 고객이 소비를 하면, 회사가 이용 건당 기부금을 적립하는 ‘행복크레딧’ 이벤트를 10월 말까지 진행한다.

경제간섭 기여성과가 가장 큰 SK하이닉스는 자원절감, 환경오염감소 등 사회적 가치 우수사례 협력사를 선정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취업 준비 청년들에게 교육을 제공한 뒤 우수 협력사에 인재를 연결해주는 ‘청년희망나눔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리쇼어링 정책을 적극 활용,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계획해 신규 일자리 1만7000명, 부가가치 188조원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고용에 초점을 맞춘 SK하이닉스의 사회적 가치 창출 활동은 문재인 정권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산업 도약에 맞물려 시너지를 발생시키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악착같은 그린밸런스 2030 실천’이라는 이름하에 방점을 둔 친환경 분야에 투자함과 동시에 해당 분야 소셜벤처회사들과 협약하며 상생 시너지까지 모색하고 있다.

이 같은 활동들을 통해 SK텔레콤은 지난해 사회적 가치 1조8709억원(전년比 0.7%↑)을 달성했으며,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조5888억원(전년比 63%↓)을,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717억원(전년比 85%↓)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의 경우 공통적으로 경제간섭 기여성과에서 큰 감소폭을 보였는데, 고용 창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시황 불황에 따른 실적 하락으로 인해 그 한계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밖에 유통업계에선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백화점·현대홈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리바트·한섬·에버다임 등 계열사 6곳이 UN 선정 글로벌 친환경 가이드라인인 ‘GRP(Guidelines for Reducing Plastic waste) 인증’을 획득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플라스틱 소재 포장재를 종이로 바꾸고 단체 급식 식재료에 저탄소 인증 농산물 사용을 확대하는 등 그룹 전체 계열사에서 ‘그린 패키지Green Package)’ 프로젝트를 전개, 내년까지 연간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량 393톤, 스티로폼 포장재 사용량 66톤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동아오츠카 포카리스웨트의 ‘블루라벨 캠페인(라벨을 손쉽게 제거, 분리수거 효과↑)’, 롯데칠성음료의 무(無)라벨 생수 출시 등 유통업계에선 환경을 중심으로 한 CSR 활동이 눈에 띈다.

금융권에서도 우리은행이 취업준비생을 위한 ‘정장기부 캠페인’을, 하나은행 임직원이 손수 만든 ‘행복상자’를 취약계층 아동센터에 전달하는 CSR 활동을, SC제일은행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안내 기부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업종 특징을 살리거나 참신한 아이디어로 다양한 CSR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각 사 제공.
사진=각 사 제공.
◆ “착한 기업만이 살아남는다”...우려 목소리 딛고 완성된 CSR 이어가야

CSR 활동의 다변화는 국가와 국민이 경제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필연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과거 풍족하지 못했던 물질적인 면이 충족되면서 단순히 돈이 다가 아닌 무형적인 면, 정신적인 측면에 대한 충족 욕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물론 기업만이 할 수 있는 대규모의 물질적 지원 등이 가볍게 여겨질 수는 없으나, 대기업 대부분이 공익법인 재단을 통해 전통적 CSR 활동을 해오면서 기본적인 환원을 넘어 새로운 CSR 활동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김태완 카카오 소셜임팩트팀 부장은 지난 4일 열린 소셜 임팩트 커리어 포럼에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단순히 기업 부서 차원이 아니라 전사 차원의 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CSR 또한 초창기 사회 공헌 차원의 자선적 참여를 넘어 인권, 환경, 윤리 등 밸류체인(value chain) 전반의 영향력을 고려하는 지속가능경영 차원에서 폭넓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최근의 CSR 활동은 사회적 약자뿐만 아니라 교육·창업 등 개개인의 장래, 사회 공통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예컨대 환경)에 크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부 캠페인 역시 단순히 금전적인 기부를 포함해 고객 참여형 CSR을 도입, 사회 구성원 모두가 기부와 나눔의 주체가 되고 궁극적으로 이를 통한 ‘행복’을 추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참신한 아이디어를 토대로 고객 참여형 CSR를 실시할 때, 소비자인 국민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더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다.

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인 대한민국에선 기업 이슈의 전파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기업 이미지가 곧 매출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의 부정적 이슈가 잇따른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더 이상 낯선 현상이 아니다.

실제로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발표한 대기업집단 7월 브랜드 평판지수에 따르면, 1위 네이버, 2위 카카오를 시작으로 삼성, 롯데, LG, SK 등 재계 10위 그룹 대부분이 순위권에 안착했다.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온라인을 바탕으로 한 IT기업 특성을 살려 소통지수, 커뮤니티지수를 매우 높게 가져갔지만, 사회공헌지수에선 6위 SK(82만4407), 4위 롯데(78만2043) 등 재계 10대 그룹이 평균적으로 더 높았고 순위로 연결됐다.(네이버 21만946, 카카오 12만1934)

CSR 활동에 힘을 싣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6월 공기업 브랜드평판에서 1위를 차지한 한국도로공사 역시 화물차 안전운전 슬로건 선포, ‘사회적가치연구원(CSES)’ 재단 참여 등 활동으로 사회공헌지수 1위를 기록하며 2개월(5,6월) 연속 소위 ‘가장 착한 공기업’에 선정됐다.

다만 우려점도 존재한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이 CSR 활동의 궁극적 목적이라 하더라도 결국 기업은 이윤을 추구해야만 하는 운명이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브랜드평판지수 등이 기업에게 안겨주는 홍보 효과가 큰 만큼 사회공헌지수 등을 올리기 위해 자칫 과열양상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이러한 수치들이 무형적인 부분도 많아 이 과정에서 꼼수, 부정한 방법 등이 동원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 측정의 한계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무형적 존재인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SK그룹 역시 자체적인 지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일부 보완점을 지적받고 있고, 정확한 수치를 측정했는지에 대한 검사기구도 아직까지 마련되지 않았다.

또,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의 사례처럼 실적 하락으로 인해 납세, 배당이 줄어들 경우 오히려 고용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서도 CSR 수치까지 악영향을 받는 한계점도 드러냈다. CSR 활동이 실적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업의 각종 사고를 덮는 용도로 변질될 위험도 존재한다. 많이 사라진 문화이지만 일부 기업에선 오너 리스크나 각종 재판, 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사회공헌 활동 자료를 기사용 보도자료로 배포함으로써 사건이 이슈화되는 것을 무마하려 하기도 했다.

이러한 우려점들이 지속적으로 지적되거나 실제 사례로 발현될 경우 CSR 활동 본연의 순수목적 자체를 잃게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기업의 사회적 환원 활동 자체를 칭찬하고 있다. 현대사회에 맞춰 점차 진화하고 있는 발전 단계이기 때문이다.

‘사랑받는 기업’의 저자 라젠드라 시소디어(Rajendra Sisodia) 미국 벤틀리 대학 마케팅 교수는 한국 기업문화에 대해 “50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엄청난 성공을 한 것은 대단하지만 닫혀있는 기업문화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다만 최근 이러한 부분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으며 (내외부로) 다양한 가치를 추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현대사회에 발맞춰 기업들도 CSR 활동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이제 막 달리기 시작했다”면서 “각종 우려점들을 넘어 소비자 등 사회 구성원 모두가 착한 기업으로 가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장기적으로 ‘굿 컴퍼니’가 많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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