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평택 본사 전경. 사진 쌍용차 제공 [뉴스락]
쌍용자동차 평택 본사 전경. 사진 쌍용차 제공 [뉴스락]

[뉴스락]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서 근로자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주주 자금 지원 중단, 실적 악화 등 악재 속에서 또다시 먹구름이 드리웠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12시40분경 경기 평택시 칠괴동에 위치한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50대 근로자 김모씨가 프레스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동료 근로자들에 따르면, 당시 프레스2공장 6라인의 3호기 프레스가 철판을 찍어낸 뒤 자동으로 철판 스크랩을 배출해야 하는데 이것이 설비에 끼여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에 김씨가 프레스에 들어가 스크랩을 제거하고 빠져나오려 했으나 그 전에 프레스가 미리 작동하면서 상반신이 압착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쌍용차 자체 구급팀이 김씨를 발견하고 밖으로 옮겨 심폐소생술 후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노조는 16일 성명서를 내고 “1994년 노동자가 동일한 사고로 숨진 바 있는데 26년이 지나 똑같은 원인으로 또 노동자가 사망했다”며 “쌍용차 안전보건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져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노조는 “프레스의 경우 중대재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유해위험설비로 산업안전보건법과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안전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부착돼 있었다던 안전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프레스 등에 대한 특별안전교육뿐만 아니라 통상 안전교육도 매주 월요일 15분씩 진행하는 조회로 대체하거나 형식적인 교육 시간 채우기에 서명을 강요하는 등 대충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최근 수출 물량 증가 등 생산량을 늘리면서 이에 대한 압박과 통제도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노조는 고용노동부와 평택고용노동지청 등에 특별근로감독 실시, 근로감독 과정 중 노조 조합원 참여 보장, 사업주 처벌, 현장 노동자 의견 반영한 근본대책 마련, 노동자들의 트라우마 치료 및 보호대책 실시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쌍용차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아직 경찰 등 관계기관에서 사고에 대해 조사 중이고, 안전교육 여부 등을 전부 포함해서 전반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평택지청 산재예방지도과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현재 조사 진행 중이고 금일도 원인 조사를 위해 담당 부서가 현지에 나가있다”며 “매뉴얼에 따라 원인 분석, 감독, 후속 조치 등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실적 악화 등 온갖 악재가 닥쳐 반등을 모색하던 쌍용차에게 이번 사고는 또다른 악재일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등 여파로 자동차업계가 국내외를 막론하고 타격을 입었지만, 그 중에서도 쌍용차는 코로나19 요인을 배제하더라도 SUV차량 중심 기조, 신차·친환경차 개발 미비 등 정체로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매출액 3조6239억원, 영업손실 2819억원을 기록하며 2009년 노조의 평택공장 봉쇄 사태(영업손실 2934억원) 이후 10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거둔 쌍용차는, 올해 1분기 역시 매출 6492억원, 영업손실 986억원, 당기순손실 1935억원을 기록하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인도 대주주 마힌드라그룹이 당초 약속했던 2300억원 규모 자금 지원 계획을 철회하는 등 여파로 혼란을 맞기도 했다. 이후 마힌드라 측이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매각이 아닌 공동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업계에선 아직까지 결별 수순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 내수시장에서도 현대차가 38만4613대를 판매해 전년 38만4113대보다 0.1% 상승하며 코로나19 위기를 겨우 견뎌낸 것과 달리, 쌍용차는 4만855대를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5만5950대 대비 27.0% 감소했다.

뒤늦게 쌍용차는 지난 20일,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자사 첫 전기차이자 국내 전기차 시장 최초 준중형 SUV 전기차인 ‘E100’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하며 시장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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