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전경.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전경.

[뉴스락] 해외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국내 건설사 파견 인력들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고 있어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이라크 건설현장에 파견됐다 항공편으로 귀국한 국내 건설사 인력 105명 중 확진자 34명이 무더기로 발생했다.

이들은 이라크 바그다드 남쪽 120km 지점에 있는 카르발라 지역에서 국내 대형건설사 4개사가 공동 설립한 조인트벤처(JV)와 하도급 협력업체 근로자들로, 원유정제시설 건설현장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약 500명이 체류 중이던 이 현장에서 지난 9일 외국인 근로자가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틀 뒤인 11일 한국인 직원 1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우려가 커졌다.

결국 항공편으로 귀국한 현장 근로자 105명 중 34명이 무더기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나머지 체류 중인 근로자 약 300명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게 됐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금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는 23일 이라크에 군용기인 공중급유기(KC-330) 2대를 투입해 귀국 희망 근로자 297명을 특별수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에서도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다.

러시아 이르쿠츠크 주재 한국 총영사관에 따르면, 러시아 시베리아 도시 옴스크에 진출해 러시아 국영가스기업 ‘가스프롬’의 현지 정유공장 현대화 공사를 진행 중이던 A 건설사의 근로자 1명이 지난 20일 코로나19 감염 치료를 받던 도중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가족과 함께 러시아로 떠나 파견 근무를 해왔으며 지난 10일경 고열·폐렴 증상을 보여 병원을 찾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도중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고인 외 다른 직원 7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이 중 2명이 입원치료를, 5명은 경미한 증상으로 자가치료 및 완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A 건설사는 상황이 심각해지자 필수 인원을 제외한 인원 및 가족들 모두를 국내로 일시 귀국시키기로 결정했다. 2018년 해당 사업을 수주한 이 건설사는 현지에 한국인 직원 약 40명을 파견한 바 있다.

앞서 지난달 말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B 건설사의 비스마야 건설현장에서도 귀국한 근로자 중 10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후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으며 B사는 현지 공사 중단 및 필수 인원을 제외한 직원 전원을 귀국시켰다.

그동안 해외 현장에 상주하고 있는 건설인력들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계약기간 내 공사를 끝내지 못하면 발주처에 배상금을 물어야 하는 건설사 입장에선 방역에 최선을 다하면서 공사를 강행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해외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안타까운 분석이 나왔다.

22일 오전 9시 기준 이라크의 누적 확진자는 9만7159명으로 이 중 3950명이 사망했다.

러시아 옴스크주 역시 러시아 내에서도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지역 중 하나다. 옴스크주에서만 21일 기준 5607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생하고 54명이 사망했다. 러시아 전체 코로나19 확진자는 78만여명으로 세계 4위 수준의 확산세다.

이라크 카르발라 지역에 인력을 투입했던 한 건설사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공사는 지난 9일 이후 전면 중단돼 있는 상황이고, 정부와 협력해 귀국 희망자들을 국내로 송환하는 중”이라며 “정부 관계 부처와 협조해 직원 및 가족들의 불안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사 재개 및 공기 지연에 대한 질문에 관계자는 “단순히 발주처와 기업간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앞으로 협의돼야 할 사항들이라 대외적으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 지역에 인력을 파견했던 B 건설사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현지 약 38명이 직원이 계셨었는데 최소 인력만 남기고 전원 귀국을 추진하고 있고, 나머지 확진자 분들도 치료 호전 중이거나 완치됐다”며 “인력 중 더 이상은 확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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